남자들은 까맣게 몰랐고, 여자들은 하얗게 지웠던 그 기억.

책의 문장들을 한 줄 한 줄 오려서, 임산부배려석에 붙여주고 싶다.

목수정,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저자 추천사



■ 간략 소개

임신 여성의 삶을 얼마나 알고 있나요?

'임신하면 다 그래'라는 말로 정리될 만큼

임신 여성의 서사는 간단하지 않아요.

진실한 일기로 트위터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와 응원을 받은

열 받아서 매일매일 써내려간 ‘임신일기’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임신한 여성의 일상이자 실상을 소개하여 뜨거운 논의를 불러일으켰던 트위터 ‘임신일기(@pregdiary_ND)’ 계정주 송해나의 첫 에세이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이 출간될 수 있도록 저자분을 응원하여 주신 많은 독자님 감사합니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운 임신‧출산은 너무 간단합니다. 여성과 남성이 배란 주기에 맞춰 피임 없이 관계를 맺으면 임신이 되고, 수정란은 열 달 동안 여성의 몸에 있다가 태어난다. 이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임신한 여성의 삶’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임신 이후에 생기는 일에 대해 우리는 너무 쉽게 말합니다. ‘임신하면 다 그래’, ‘엄마라면 참아야지’라는 말로 ‘임신한 여성의 삶’을 쉽게 압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신한 여성의 서사는 한마디 말로 압축될 만큼 간단하지 않습니다.

호르몬 때문에 졸리고, 지치고, 울렁거리죠. 사타구니는 망치로 맞은 것처럼 아프죠. 밤중에는 배를 잡고 구르기도 하죠. 입덧이 끝나는 시기면 자궁이 커지면서 골반 인대를 압박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으로 병원을 들락날락하기도 합니다.

직장을 나가는 여성은 일을 하다 갑자기 태동을 느끼면 기쁨보다는 불편을 느껴야 하고, 방광에 힘이 풀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줌을 쌀 수도 있습니다. 출산을 앞두고는 질구부터 항문까지 절개를 하기도 하고, 무통주사를 맞아도 아픕니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을 대부분의 가임기 여성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고, 정보를 공유해 줄 임신 여성은 ‘임신하면 다 그래’라는 말로 입이 막힌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임신하면 외딴섬에 홀로 있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누구도 임신과 출산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려 하지 않았고, 자세히 알려주는 분위기도 아니기 때문이죠.

저자는 자신의 임신기를 통해 임산부의 현실을 깨닫고 트위터를 통해 임신한 여성의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한 후 트위터로 ‘임신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고,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말할 곳이 없고, 들을 데가 없어 직접 써내려간 이 ‘임신일기’에 저자는 임신 여성을 향한 폭력적 시선과 미비한 제도적 지원이 개선되어 사회가 강요하는 ‘모성’에 여성들이 괴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임신에 관한 충분한 정보가 공개되어 이를 토대로 모든 여성이 진정으로 임신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함께 담았습니다.

이 책을 읽은 목수정 작가(‘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저자)는 “남자들은 까맣게 몰랐고, 여자들은 하얗게 지웠던 그 기억. 책의 문장들을 한 줄 한 줄 오려서, 임산부배려석에 붙여주고 싶다”라고 평했고, 이민경 작가(‘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저자)는 “전방위적인 여성의 소외에 대한 투쟁과 고발의 기록이다”란 말로 추천하였고요.

이 책을 응원하여 주신 모든 독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며, 저자의 의도처럼 많은 임신 여성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글을 올립니다.

문예출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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