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작은 책방 '북유럽' 책방 언니가 추천하는
오늘 아흔여섯 할머니의 이야기가 있는 소설을 읽었다
(소설의) 도리스 할머니의 엄마는 남편이 죽은 후 생계를 위해 도리스를 떠나 보내며 이렇게 말한다.
“네가 살아가는 동안 네 하루하루를 밝힐 만큼의 태양이 내리쬐기를, 그 태양에 감사할 만큼의 비가 내리길 바란단다. 그리고 네 영혼이 강해질 만큼의 기쁨이 있기를, 살면서 만나는 작은 행복의 순간들에 감사할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이 있기를 바란다. 때때로 작별인사를 할 수 있을 만큼의 만남이기를 바란다.”
어린 시절을 너무 빨리 마감해야 했던 도리스였지만 엄마의 말대로 그녀의 인생은 태양도 비도 행복도 고통도 모두 공존하며 생동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봤다. 과연 (내가 인생에서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뭘까?
당장 올해 아이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세 가지는 그런 것 (안 좋은 것)들이 아니었다.
이른 봄 이국의 바닷가에서 바람을 맞으며 아이가 연주하던 클라리넷 소리.
초여름 아이가 혼자 스스로 첫 열차를 타던 날 아침의 공기.
막 진입한 가을 강아지와 함께 성당에서 돌아오는 아이를 마중 나갔던 어느 주말.
감히 예상하지만 아마 앞으로 있을 수많은 날들 중 선명한 (기억으로 남을) 어느 하루는 이런 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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