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한줄 도리스 레싱, 《19호실로가다》


《내게 무해한 사람》 저자 최은영 추천사


낭만적 사랑의 환상을 벗겨낸 이성애 관계와 결혼생활은 어떤 민낯을 하고 있을까.

내게 〈19호실로 가다〉는 낭만적 사랑이 소거된 안나 카레니나의 세계처럼 보인다.

그곳에는 그녀들이 사랑할 브론스키도, 현실을 버려버릴 수 있는 연애도 열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녀들은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인내하지만 그 어떤 선택도 기쁨이 되지는 않는다.

그녀들의 기쁨은 고독 속에서, 오로지 충만한 자신과의 일대일 관계 속에서만 가능하다.

‘나는 혼자야. 나는 혼자야. 나는 혼자야.’ 온전히 혼자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렵고도 귀한 일일까. 이 소설은 미치도록 혼자가 되고 싶은, 고독의 충만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자발적인 추방의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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