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독한 순간은 매일 있어.
내가
나를 모를 때면.
-
고독할 때 읽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를 때면, 둘이 있어도 외롭다.
고독하다는 말에는 살고 싶다는 희망이 있고,
충분히 고독했다는 말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충분히 고민했다는 뜻이 있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주로 대학교재나 청소년 교양도서로 읽히는 안타까운 책입니다. 제목 때문인 것 같지만, 사실 이 책은 고독을 느끼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젊은 습작시인에게 릴케가 보내는 편지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은 시(글쓰기)에 관한 것이라기보단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마음이 공허하면 지금까지 너를 살게끔 한 것(사랑 등)을 떠올리며 버텨라.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모른다면, 즉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면, 왜 써야만 하는지, 왜 살아야만 하는지 계속 고민하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개방하고 던지는 것(희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이 무언가 되려는 것(탄생)이다.
등.
인생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보라는 릴케의 조언은 사실 평범한 조언일 수 있습니다. 릴케가 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는 필연성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대부분은 사람은 착하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하고, 굳세지 못하며, 비참합니다. 릴케는 그것이 삶의 현실이기 때문에 타인이 아닌 자신 안에서 희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비록 비참하고 지혜롭지 못한 삶이라도 내 안에서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을 안다는 것은 값진 일이니까요.
이런 이유로 릴케는 고독이 소중하다고 말합니다. 고독은 나를 살아가게 하는 이유를 찾는 길을 걷는 것과 같으니까요. 고독을 혼자의 동의어가 아니라 희망의 동의어로 여기고 싶은 분이라면 릴케의 편지를 길잡이로 삼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문예출판사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1929년 출간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와 1936년 출간된 <젊은 여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함께 묶었으며, <젊은 여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경우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에 대한 릴케의 생각도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