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의 독서 / 반칠환

 

꽃뱀이 풀밭에서 신간을 읽고 있다 며칠째 기다려

온 참개구리 자서전이다 평생 물잉크로 써 왔다는 얼

룩무늬 가죽 양장본이다 꽃뱀은 소문난 정독가다 어떤

서적도 한 번 손에 쥐면 머리말부터 꼬리말까지 한 글

자도 빠뜨리지 않는다 모르는 이들은 고작 꽃뱀이 걸

친 무지개빛 목도리를 탐내지만 아는 이들은 지성으로

갈무리된 뱀눈에 한껏 오금저리는 것으로 경의를 표한

다 꽃뱀의 꿈도 멋진 자서전을 하나 쓰는 것이다 비늘

한 칸 한 칸 또박또박 적어보다가 꽤나 구불구불한 제

팔자에 몸서리치기도 한다 더러 쓰다가 막혀 구깃구깃

벗어던진 원고가 돌 틈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꽃뱀은

한 권 다 읽을 때까지는 절대 다른 책을 사지 앟는다 올

봄 새로 펴 낸 신간들이 퐁당퐁당~ 숲 속 연못 도서관

에 안심하고 납본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사마귀 / 반칠환

 

직업은 망나니지만

모태 신앙이다

방금 여치의 목을 딴

두 팔로 경건히

기도 올린다

 

 

 

외로움이 구원할 거야 / 반칠환

 

눈 속에 숨어 있던 매화처럼

불타는 가뭄을 삼킨 씨앗처럼

어둠 속에 오래 박혔던 별들처럼

멸종의 족보에서 달려나온 짐승처럼

외로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오래 사람을 잃은 자가 시를 얻듯

오래 쫓긴 산양이 절벽을 넘듯

가는 오솔길이 마침내 숲의 심장에 이르듯

누천 년 별들이 저 홀로 궤도를 걷듯

외로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여명의 새벽이 아름다운 것은

저마다 외로움에서 깨어나기 때문

황혼의 저녁이 아름다운 것은

저마다 돌아갈 사무침이 있기 때문

외로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오래도록 무리 속에 있다가

문득 자신이 보이지 않거든

가라, 너만의 오두막으로

가서, 외로워라

봄마저 잊고, 꽃마저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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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를 키운 건, 7할이 순정만화였다.

<캔디>를 통해 비극의 강렬함을

<올훼스의 창>을 통해 러시아혁명을

<베르사유의 장미>를 통해 프랑스혁명을 처음으로 접했다.

 

어린 시절, 내 영혼을 지배하던 오스칼, 앙드레는 없더라도

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을 만나러 <마리 앙트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속으로 들어가 볼까...

 

 


마리 앙투아네트는 인식의 쓰디쓴 나무 열매를 맛보았다 251

 

일단 피가 거이 된 혁명의 씨앗은 더 빠른 속도로 자라났다. 수십 년간에 걸친 태만과 수백 년간의 불의는 단 하 자루의 펜으로 단숨에 타파되었고, 297

 

휴식에는 창조적인 요소가 있다.

적막한 사색은 그 본성을 더욱 더 확실히 드러낸다.  320

 

불행속에서야 겨우 인간은 자기가 누구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320

 

이미 수천 번이나 그랬던 것처럼 열정적인 사람의 열정적인 행동으로 세계 역사는 다시 한 번 역전하게 되었다. 360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가 이 책을 기반으로 그려졌었나 보다.

오스칼과 앙드레는 허구의 인물이었지만, 이야기 줄거리는 만화책 그대로 여서

한 장 한 장 읽어갈 때마다, 어렸을 때 두근거리며 보았던 만화도 함께 생생하게

그려졌다.

 

사람이 자기에 맞는 적합한 자리에서 존재한다는거...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루이 16세나, 앙투아네트 왕비나, 모두 자기에게 맞지 않는 자리에 자기 의지에 상관없이 앉게 되었다는 거...

이래서 언제나 비극은 세상살이하는 모든 곳에서 그 강렬함을 감추고, 해사한 꽃씨로 우리 안에 숨어 있다가, 아무도 모르게 불쑥 피어난다는 거.

 

 

 

 

                                                                                                           솔잎 금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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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어보는 플라토노프의 작품.

 

첫장을 펼치면서부터, 나를 반겨주는 우수어린 아름다운 문장 때문에 놀라면서

읽어간다. 한 줄 한 줄이 흡입력으로 내 마음을 빨아들인다.

 

이제 읽기 시작했지만, 자꾸만 <백년동안의 고독>이 함께 그려진다.

 

 

그는 쉼없이 지상을 떠돌고, 모든 마을에서 슬픔을 만나고 낯선 무덤 앞에서 울기를 원했다. 25

 

그가 아무리 많이 읽고, 생각을 할지라도 항상 그의 내부에는 어떤 텅빈 공간이 남아 있었으며, 바로 그 빈 공간을 통해 묘사되지도 않고, 이야기될 수도 없는 세계가 불안한 바람에 의해 지나가고 있었다. 92

 

그는 나무나 대기, 길을 가져다가 자기 안에 넣고 싶었는데, 이들의 비호를 받으면 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130

 

밤의 긴 침묵 속에서 코푠킨은 흡사 고독으로 식어 가는 것처럼,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의 감정의 긴장을 잃어버렸다. 261

 

식탁위에서 자명종이 울리자, 슈밀린은 잠시 자명종을 질투했다. 왜냐하면 시계들은 항상 노동하고 있지만, 그는 잠잘 때 자기 삶을 멈추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바노프는 시간을 질투하지 않았다. 그는 축적된 자신의 삶을 느끼고, 자신이 시계의 속도를 앞지르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74

 

멀리서 바라보면 푸파에프는 흉포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평온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다. 그의 커다란 머리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우울해 하고 있는 어떤 침묵하는 지혜의 태생적 힘을 분명하게 보여 주었다. 276

 

체푸르니는 그 무엇에 대해서도 슬퍼하지 않았ㄷ다. 왜냐하면 그의 도시 체벤구르에는 삶의 행복과 진리의 정확함, 그리고 존재의 슬픔이 필요 정도에 따라 저절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293

 

그곳에서는 이미 땀도 흘리지 않고 흥분된 육체적 흔적의 물질도 나오지 않는 건조한 늙음에서 나오는 청결한 냄새가 났다. 298

 

그 여자에게서는 느리고도 서늘한, 정신적 평온함이 풍겼다. 335

 

체벤구르에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그리고 개인을 위하여, 전 세계적 프롤레타리아로 선언된 태양만이 일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꼭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341

 

체벤구르는 느즈막이 잠에서 깨어났다. 체벤구르의 거주자들은 수 세기 동안의 억압으로부터 휴식을 취하고 있어, 아무리 잠을 자도 충분하지 않았다. 혁명은 체벤구르 읍에 잠을 쟁취해 주었으며, 영혼을 그들의 가장 중요한 작업으로 만들어 주었다. 343

 

텅 빈 장소들에게는 시들어 가는 나무들이 슬프게 서 있었다.

코푠킨은 시들어 가는 나무들을 가리켰다. "악마들, 자기들에겐 공산주의를 건설해 놓고, 나무들에겐 공산주의를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단 말이지!" 356

 

무덤을 다져서 평평하게 만들고, 오래된 정원의 나무들을 이리로 옮겨 와서 심었더라면, 나무들은 자본주의의 잔재를 땅으로부터 빨아들여, 그것을 사회주의의 푸름으로 바꾸어 주었을지도 모른다. 357

 

루이의 몸에는 실제로 구성과 조직의 통일성이 없었으며, 여기저기 뻗은 가지나 목재의 끈적끈적한 재질을 지닌 채 그의 내부에서 자라난 몸의 각 부분과 수족들은 어딘지 모르게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374

 

저 지치지 않은 둥근 열기여. 태양의 붉은 힘은 영원한 공산주의를 가능케 할 것이며, 먹기 위한 치명적인 필연성을 뜻하는, 사람들 사이의 내분을 일으키는 그 헛소동을 완전히 멈추게 할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을 제외하고 천체가 식량을 키우기 위해 일하게 될 것이다. 388 체푸르니

 

혁명은 이 장소들을 피해 가면서, 평온한 우수에 젖은 들판을 해방시켰지만, 혁명 자신은 지나온 길에서 지쳐 버려, 인간 내부의 어둠 속에 숨어 버리기라도 한 것 처럼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 버렸다. 503

 

드바노프가 말했다. "공산주의는 부르주아들 이후 공산주의자들로부터 발생하며, 공산주의자들 사이에 존재하지요. 대체 어디서 공산주의를 찾고 계신가요, 코푠킨 동지? 바로 당신 안에 간직하고 있으면서 말이죠. 체벤구르에선 그 무엇도 공산주의를 방해하지 않고, 그래서 공산주의가 스스로 태어난 겁니다." 539

 

생각이라는 말을 할 때, 드바노프는 사유가 아니라, 좋아하는 대상들을 계속 상상하는 것에서 나오는 쾌락을 염두에두고 있었다. 549

 

여자는 살찌고 통통한 몸매를 지니지 않았으며, 심지어 우아했지만 일반적인 성적 매력을 전혀 가지지 않았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세르비노프를 감동시킨 것은 여자가 어딘지 모르게 행복해 보였으며, 호의적이고 공감하는 눈으로 그와 자기 주변을 바라보았다는 점이다. 559

 

이 여자의 걸아가는 습관이나 모든 행동에는 그 어떤 비굴한 신경증도,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도 없었으며, 드물게 발현되는 열린 평온함의 자긍심이 있었다...그녀는 동반자의 공감에 자신을 적응시킬 줄 몰랐던 것이다. 561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런데 꽃이 있으면 나는 어디로도 떠나지 않고, 아무도 기다리지 않아요. 꽃들과 함께 있으면, 내가 꽃을 낳은 엄마였으면 하는 감정을 느껴요. 이런 것 없이는 어떻게도 사랑이 나오지 않죠..." 573

 

그 다른, 꼭 필요한 인간이 이 세상에 온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기타 인간에게 그는 진정한 평온과 인내의 원천이 되었으며, 가난의 고귀한 물질과 풍요가 되는 것이었다. 이 세상에 두 번째의, 자기만의 인간이 존재하기에 체벤구르와 밤의 습기는 개개의 고독한 기타 인간들에 오히려 사람이 살 수 있는 편리한 조건이 되었다. 587

 

"우리는 쓸모를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위해서 노동하고 있네." 600

 

그녀에게는 당신이 바로 이상입니다. 당신으로부터 그녀에게로 어떤 정신적 평온함이 흐르고 있죠. 당신은 그녀에게 효력을 발휘하는 온기예요..."620

 

 

*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마음에 퍼지는 아스라한 애잔함...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아스라한 우수를 느끼긴 했었지만,

이렇게 찰나의 반짝이는 햇살처럼, 짧은 온기만을 남긴채, 순식간에 '서로의 공간'이 사라져 버릴줄은... 그 덧없음에 '생각지도 못했던 상실'이 슬프다는 감정으로 다가온다.

 

혁명과 유토피아, 그 속의 소소한 사람들의 이야기.

공산주의적 유토피아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거의 없었기에

체푸르니, 사샤, 코푠킨 등 체벤구르를 이루는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공산적주의적 유토피아' 공간에 대해 나도 함께 그려보기 시작했다.

 

체푸르니의 완성된 공산주의 공간으로서의 체벤구르에 대한 무한한 자긍심을 대하면서

그 곳을 채우는 사람들간의 끝없이 이어지는 '공산주의'에 대한 정의를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체제 개념에 몰입해 보지 않았던 나로서는 좀 낯설고 혼란스러웠다.

 

결국 서로간의 동지애로 찾아낸 체벤구르의 '공산주의적 유토피아'는

이익을 위한 노동이 아니라, 서로를 위한 노동에 기꺼이 투신할 때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꽃피우면 지는 것이 자연의 순리인 것 처럼

체벤구르의 '서로의 공간'도 꽃피우는 듯 싶더니, 갑작스런 외부침략으로 서리를 맞은 듯 순식간에 져 버린다. 소멸의 공간에서 다시 또 생명의 씨앗이 움트듯, 체벤구르에도 또 다른 봄이 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갑작스런 상실감' 자리에 살며시 떠오른다.

 

- 뜨겁게 내리쬐는 8월의 태양을 보면서

체푸르니의 '태양의 노동'에 대한 열변이 생각나서

재빨리 빨래를 해 널었다.

태양이 와 닿는 그 자리를 그냥 비워두면 안될 것 같아서... 

 

 

 

 

 

 

 

 

체벤구르를 천천히 읽고 있는 탓에, 영화를 보면서 <체벤구르>가 떠올랐다.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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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 스치듯 제목을 들을 때마다 성서에 나오는 <마리아와 마르타> 두 자매가 떠오르곤 했었다.

 

나에게는 낯선 소비에트 문학.

어떤 진지한 이야기들이 묵직하게 내리 누를거라 상상했었지만,

흑마술사 볼란드, 실제는 사탄. 그 수하 코로비예프, 고양이 베헤못 등, 그들이 모스크바 사회 전체를 어둠의 마법으로 조롱하는 모습을 보면서, 잘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이 이야기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볼란드의 혼란이 만들어내는 사건속에서, 이 책의 주인공 거장이 창조한 <본디오 빌라도>가 줄거리로 엮이면서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된다.

 

본디오 빌라도. 이 이름은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끊임없이, 사람들 입에서 증오로, 미움으로 오르 내리고 있나.

어렸을 때는, 이 사람의 이름을 그냥 당연한 악인의 대명사로만 생각했을때도 있었다.

그러다가 타고난 악인이라기 보다는, 거스를 수 없는 심판자로서의 역할을 부여받을 수 밖에 없었던 슬픈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시대에, 그 자리에, 누가 있었든,

그 사건들은 말씀대로 이루어 질 수 밖에 없었으므로...

 

"나는 영원히 악을 원하면서, 영원히 선을 행하는 힘의 일부이지요." 괴테<파우스트>

 

마르가리타는 달빛에 반짝이는 돌로 된 육중한 의자 옆에 귀가 뾰족한 커다란 개 한 마리가 누워, 그 주인과 마찬가지로 불안하게 달을 바라 보고 있는 것도 보았다. 의자에 앉은 사람의 발께에는 깨진 술병 조각이 뒹굴고, 아직 마르지 않은 검붉은 웅덩이가 퍼져 있었다.

 

... 그는 근 이천 년 동안을 이 단상 위에 앉아 자고 있습니다.

 

달빛 아래서도 자신에게 평온은 없다고, 자신의 임무는 고약한 것있다고... 달빛 길을. 그는 그 길을 따라가서 죄수 하-노츠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지요. 591~593

 

"맹세하오!" 동행인이 대답한다. 그의 눈은 왠지 미소를 짓고 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소!" 망토를 입은 사람이 갈라지는 목소리로 소리친다. 그리고는 자신의 동행인을 끌어당기며 달을 향해 점점 더 높이 올라간다. 귀가 뾰족한 커다란 개가 평온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그들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613

 

나는 이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든다. 마치 고갱이 만들어낸 따스한 노오란 바탕색속에서 달빛을 향해 걷는 두사람과 개 한마리... 한 편의 그림처럼 내 마음속에 따뜻하게 그려진다. 

 

 

그녀는 혐오스럽고 불길한 노란 꽃을 손에 들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녀는 나만을 쳐다보았습니다. 그 순간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녀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녀의 눈 속에 담긴 아주 특별한,

누구도 본 적이 없을 고독이었습니다! 217

 

 

사탄 볼란드가 남긴 현실적인 흔적들을 모스크바 정부가 어설픈 짜집기로 다림질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즐거운 웃음들이 터져 나왔다.

 

책을 읽으면서 잠깐 들었던 생각은

'어떻게 사탄은, 사람들의 욕망을 즉시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전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선함을 드러내는 것은, 오랜 세월의 인고 속에서나 가능한데... 말이지

 

달빛, 만월이 기다려진다.

그 밝음속에 어떤 특별함이 덧칠해져 있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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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고, 처음으로 사회인이 된 후에도 나는 세상이 분홍색으로만 이루어진 줄 알았다.

그떄는 그랬다.

그 한 시절, 폐가제로 운영되던 도서관안에서, 무슨 책을 읽어볼까? 하면서 낯선 제목들

사이를 꿈꾸듯 돌아다니면서, 한 책 한 책 훑어 나가다가...

 

한 제목에 머물렀다.

<모르는 여인으로부터의 편지> 편지라... 마음

홀리듯 끌리면서 빼어든 그 책을 읽으면서, 밤새 울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어떤 출판사였더라?

나에게 슈테판 츠바이크는 언제나 <모르는 여인...>과 함께 하는 섬세한 작가였다.

그 외의 책은 읽어보지 못했으며, 나에게는 모르는 여인만으로도 충분한 작가였다.

 

그런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게 되었다.

여전히 섬세한 결들이, 거의 500페이지의 책을 페이지를 의식하지 못하고 읽어버리게 해 주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눈물 한 방울과 함께 책을 덮으면서, 츠바이크 작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렇게 외골수인 여자들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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