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나를 키운 건, 7할이 순정만화였다.
<캔디>를 통해 비극의 강렬함을
<올훼스의 창>을 통해 러시아혁명을
<베르사유의 장미>를 통해 프랑스혁명을 처음으로 접했다.
어린 시절, 내 영혼을 지배하던 오스칼, 앙드레는 없더라도
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을 만나러 <마리 앙트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속으로 들어가 볼까...
마리 앙투아네트는 인식의 쓰디쓴 나무 열매를 맛보았다 251
일단 피가 거이 된 혁명의 씨앗은 더 빠른 속도로 자라났다. 수십 년간에 걸친 태만과 수백 년간의 불의는 단 하 자루의 펜으로 단숨에 타파되었고, 297
휴식에는 창조적인 요소가 있다.
적막한 사색은 그 본성을 더욱 더 확실히 드러낸다. 320
불행속에서야 겨우 인간은 자기가 누구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320
이미 수천 번이나 그랬던 것처럼 열정적인 사람의 열정적인 행동으로 세계 역사는 다시 한 번 역전하게 되었다. 360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가 이 책을 기반으로 그려졌었나 보다.
오스칼과 앙드레는 허구의 인물이었지만, 이야기 줄거리는 만화책 그대로 여서
한 장 한 장 읽어갈 때마다, 어렸을 때 두근거리며 보았던 만화도 함께 생생하게
그려졌다.
사람이 자기에 맞는 적합한 자리에서 존재한다는거...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루이 16세나, 앙투아네트 왕비나, 모두 자기에게 맞지 않는 자리에 자기 의지에 상관없이 앉게 되었다는 거...
이래서 언제나 비극은 세상살이하는 모든 곳에서 그 강렬함을 감추고, 해사한 꽃씨로 우리 안에 숨어 있다가, 아무도 모르게 불쑥 피어난다는 거.

솔잎 금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