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입구에서, 낯선 남자를 만나 보기로 했다.
이름만 얼핏 들어봤던 철학자지만, 우수한 평전이라는 추천도 있고,
곧 긴 추석 연휴도 돌아오고,
표지의 낯선 철학자 굳게 다문 입술 표정도 마음에 들고...
점심을 먹고, 몇 장을 펼치다 눈이 감겨 잠시 엎드렸는데
두꺼운 분량의 튼튼한 표지가 팔받침하는데, 정말 좋다.
이 편안함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내내 함께 해 주었으면 바램을 가져본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적인 힘을 가정한 것은 사회의 관습과 많은 형상들 밑에는 아주 실제적이고 중요한 그 무엇이 억압되고 거부되고 있다는 확신에 근거하고 있었다. 31
철학은 다루기 힘든 연인입니다. 열정이라는 손에 차가운 검을 가져야만 그녀의 심장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79 비트겐슈타인의 엄격하게 논리적인 마음과 충동적이며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성격의 조화를 기막힐 정도록 완전히 불러낸다. 그는 바로 러셀의 철학적 이상의 구현...
만일 영혼이 순수하다면 '외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그의 자아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외적인 문제들이 아니라 자아이다. 따라서 세상을 고요한 상태로 보지 못하게 방해하는 불안이야말로 다른 사람들의 행동 때문에 생기는 어떠한 불행보다 더 즉각적인 관심사이다. 87
논리학...단지 반쪽의 재능만 갖고 있는 사람들의 저주를 느낍니다. 그것은 마치 어두운 복도에서 누군가에게 전등으로 안내를 받다가 복도 한가운데 이르렀을 때 전등이 나가서 혼자 남겨지게 된 사람과 같습니다. 비트겐슈타인
"나는 그의 감정을 너무나 잘 압니다. 모차르트나 셰익스피어처럼 항상 신뢰할 수 있는 재능을 소유하지 못한다면 창조적인 충동을 소유한다는 것은 무서운 재앙입니다." 러셀 119
총알이 날아올때마다 나는 내 전 존재와 함께 움츠러들었다.
이런 환경에서 '철학적 나'. 즉 도덕적 가치들의 담지자인 자아의 동일성에 관한 질문이 특별히 강렬해졌다. 카르파티아 산맥을 따라 퇴각하는 중에 비트겐슈타인은 아마도 처음으로 그 자아를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오직 살아남으려는 본능적, 동물적 의지에 의해 사로잡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즉 그는 도덕적 가치들이 불필요한 상태를 경험했다.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