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과 비공식 활동의 증진을 중심으로


인터내셔널 설립 이래 각국 공산당 간의 긴밀한 연락과 동맹은 항상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어 왔다. 매체의 발달로 기존 정보의 한계를 돌파하고 이러한 국제적 연락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현대 공산주의 운동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특히 ‘프락치’라는 용어가 러시아 혁명 당시 비밀리에 혁명가들을 모함하던 반혁명 집단에서 유래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 연락 체계를 단순한 ‘간첩 활동’ 정도로 치부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코뮌테른 이후로도 국제 공산당 간의 연락 체계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녀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중국 공산당 시진핑 주석의 방한 당시 이루어진 교류는 당 대 당의 혁명적 연락이 아니라 국가 간의 정례적·단체적 협약에 불과했다. 공산당의 수장이 혁명적 공조가 아닌 부르주아적 대통령제 정부 당국과 손을 잡는 모습은 대단히 모순적이다. 언론은 단순히 그의 방한 자체에 집중했지만, 본래 공산주의 정당이라면 훨씬 정파적이고 계급적인 연락을 추구해야 한다. 국제주의적 당의 노력에 견주어 보면, 현재 당의 노력에 비하면 ‘수정주의’에 불과한 시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모순과 한계는 한국 공산주의 운동 내 연락 체계의 단절이 초래한 현실이기도 하다.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지닌 한국을 찾았을 때, 시진핑 주석은 임진왜란과 『난중일기』 등 한국의 역사 자료를 언급한 바 있다. 그가 현대 저작 대신 고전을 주로 소개하는 이유를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이미 자국 인민들에게 『공산당 선언』의 숙독과 교육을 강조한 바 있으며, “중국은 전쟁이 아니라 문화로 성장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구도에서 괴테, 『파우스트』나 일부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같은 고전은 공산주의자 간의 교류를 촉진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한국의 현실과 달리, 고전에 대한 깊은 이해는 인민의 계급적·지적 수준을 파악하고 끌어올리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각국 공산당을 연결하는 연락 체계는 ‘독서력과 지적 교류’도 있다. 인민이 수용하고 권장할 수 있는 혁명적·이론적 저작에 대한 관심이 깊어질수록, 혁명의 과정 또한 단순한 권력 유지의 명분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형성되는 고유한 토대이며, 부르주아 정부의 기대에 단순히 응해주는 외교적 이해관계와는 판도가 완전히 다르다.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생명의 나무만이 푸르다”는 『파우스트』의 어구처럼, 인간과 사회를 겉핥기식 회색빛으로만 그려내는 현대의 숱한 이론적 오류들은 결코 고전의 깊이에 미치지 못한다.

 

과거에는 서면이나 지면 중심의 방식으로 연락을 주고받아야 했지만, 오늘날은 기술의 발전 덕분에 훨씬 유능하고 정확한 정보를 신속히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조건을 활용하여 국제 공산당 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평의회(소비에트)적 의의를 확장하기 위해, 현대 공산주의자들의 다각적인 비공식 활동을 지지하고 증진해야 한다. 이는 향후 혁명적 공산당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는 매우 유익하고 필수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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