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대 자본이 국내에 통상과 원조를 요구하는 까닭은, 제국주의적 침탈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특히 미국과 서구의 제국주의 자본이 주식 발행과 금융 수탈을 매개로 한국 진출에 열을 올리는 까닭은, 한국의 생산과 무역 구조를 자국 자본의 종속물로 예속시키려는 전략적 의도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제국주의 자본의 침투는 국내 핵심 독점 기업의 지분을 장악하여 매년 막대한 잉여 가치를 배당금의 탈을 쓰고 본국으로 수탈할 뿐만 아니라, 국내 노동 민중을 향한 초과 수탈을 한층 극심하게 만든다. 대외 의존이 심화할수록 제국주의의 식민지적 수탈 대상이 될 여지가 커진다는 마르크스의 『자본』 속 지적은 여전히 확고한 유효성을 지닌다.
그러나 토마 피케티의 수식적 자산 불평등 분석이나 마이클 로버츠의 통계적 이윤율 측정, 데이비드 하비의 공간적 수탈론 따위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단순한 ‘분배의 불균형’이나 ‘실증적 수치’, 혹은 ‘외형적 강탈’로 축소한다는 점에서 계급적 생산 관계를 부차화하는 경제주의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들 개량주의적·실증주의적 진단과 달리, 마르크스주의 정론이 지목하는 모순의 본질은 ‘자본가 계급의 노동자 계급에 대한 잉여 가치 착취’ 그 자체에 있다. 따라서 자립적인 자생적 생산 기반을 수립하지 못하는 한, 제국주의 자본의 확장은 자본주의의 내재적 모순인 ‘가치 증식의 위기’와 ‘노동 대중의 빈곤화’를 가속화할 뿐이며, 그 결과 노동 민중의 삶은 개별화된 생존 경쟁 속에서 철저히 파편화된다.
제국주의 자본을 매개로 추진되는 전방위적 경제 원조는 실상 국내 생산품보다 서구 독점 자본에 유리한 기술 규격과 생산 표준을 강요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이러한 기술과 수입에 대한 종속은 단순한 에너지 자원 문제를 넘어, 의식 산업과 매체를 매개로 민중의 의식 구조 전반을 잠식하고 흡수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제국주의적 속박 아래서 대외 무역 의존도가 고착될 경우, 그 귀결은 생산력의 정체와 장기적 경제 침체로 나타난다. 이는 증권 시장과 투기 자본에 몰두하는 현대 금융 제국주의와 결합하여 전 세계적 독점체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노동 민중에게 심대한 위협이 된다.
따라서 기존 종속 이론이나 현대 수치 중심의 경제학이 빠졌던 국가 간 대립이라는 경제주의적 착시를 깨부수고, ‘자본 대 노동’이라는 계급 투쟁의 본질을 바로 세워야 한다. 이 관점에서 ‘제국주의 대자본 기업 철수 요구’는 단순한 배타적 민족주의의 구호가 아니라, 계급적 해방을 위한 투쟁의 도구이다. 한국 GM 공장의 기습 폐쇄나 해외 사모펀드의 자본 도피 행태가 증명하듯, 제국주의 자본의 진출은 시혜가 아닌 착취와 수탈이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결론적으로 제국주의 대자본과 국내 독점 자본의 생산 수단을 상환 없이 무상 몰수하여 사회화하고, 노동자 위원회에 기반한 계획 생산 체제를 수립하며, 국제적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적 단결에 기초한 물자 교환(무역)을 실현하는 것만이 인민 경제를 수탈로부터 해방하고 사회주의적 자립 생산을 이뤄내는 유일한 길이 된다.
참고 자료
· 피케티, 토마 (Piketty, Thomas), 『21세기 자본』 , 2014.
- r > g 공식을 기반으로 한 장기적 세습 구조 실증 분석으로 자산 불평등의 수치적 심화를 폭로했으나, 그 모순의 본질인 ‘자본가 계급의 노동자 계급에 대한 잉여가치 착취’라는 생산관계를 외면하고 단순한 분배 불평등으로 축소하여 개량주의적 조세 개혁에 머무르고 마는 한계를 명백히 드러낸다.
· 로버츠, 마이클 (Roberts, Michael), 『The Long Depression』, 2016.
- 주요 G20 국가 및 세계 자본의 장기 이윤율 하락 수치 통계화로 세계 이윤율의 경향적 하락을 실증 수치로 증명한 의의가 있으나, 지나치게 실증주의적·통계적 측정에 매몰되어 이에 맞서는 프롤레타리아트의 주체적 계급 투쟁과 혁명적 실천을 부차화하는 경제주의적 오류에 빠져 있다.
· 하비, 데이비드 (Harvey, David), 『신제국주의』, 2005.
- 현대 자본주의의 ‘강탈적 누적’ 및 공간적 다변화 이론은 제국주의적 자산 약탈의 외형을 포착했으나, 자본주의의 내재적 모순을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가치 증식의 위기가 아닌 외형적 강탈 및 공간적 재편으로 국한시켜 자본주의 본연의 계급적 착취 구조를 추상적 도식으로 치부했다는 저술적 한계를 보인다.
· 한국은행 / 금융감독원, 『2022~2025년 외환지출 및 외국인 주식투자 현황』, 한국은행·금융감독원 공시 자료.
- KOSPI 주요 독점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 50%~60% 대 유지 및 매년 수조~10조 원 규모의 해외 배당금 유출 실증 통계로 해외 금융 자본으로의 부 유출을 수치화하고 있으나, 단순한 자본 이동 및 수지 균형 수준에서 통계를 집계할 뿐 이 수치가 노동 민중에게 가해지는 ‘초과 수탈’의 결과물임을 밝히지 못하는 제도권 통계의 한계를 안고 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보고서: 해외 ‘먹튀’ 자본의 실상과 노동자 생존권 파탄』, 금속노조, 2018.
- 2018년 GM 본사의 이윤율 방어를 위한 일방적 군산 공장 폐쇄 및 대량 실직 기록으로 해외 다국적 대자본의 일방적 자본 도피 행태를 기록했으나, 이를 해외 자본의 개별적 도덕적 해이로 바라볼 뿐 제국주의 자본과 국내 부르주아 국가 권력의 결탁 구조 및 생산수단 무상 몰수라는 계급적 과제로까지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한계를 보인다.
·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EU Commission),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및 기업 지속가능성 공급망 실사 지침(CSDDD) 이행안』, EU Official Publication, 2023.
- 서구 중심의 생태·노동 기술 규격 및 통상 표준 설정으로 표면적으로는 ‘지속적 발전’과 ‘환경 보호’를 내세우고 있으나, 실상은 서구 독점 자본의 기술 독점을 공고히 하고 종속국의 생산 체계를 속박하는 현대 제국주의의 신형 규제 장벽임을 은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