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체제와 반동적 범죄의 구조적 실태
자본주의 체제와 고도의 범죄율 사이에는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이는 과거 여러 혁명 이론적 저술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 이르러 발생하는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는 세대를 막론하고 전방위적으로 출현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반동적 범죄의 실상은 가해자 개인의 비도덕적 일탈이나 심리적 이상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으며, 정치경제학적 구조 요인으로 접근할 때 비로소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정치적·경제적 변동이 극심해질수록 범죄 양상이 급격히 증폭하는 까닭은, 시장 경쟁 구도에서 밀려난 취약 고령층의 계급적 몰락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경우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40% 내외에 달하며, 2024년 경찰청 범죄 통계에서는 60세 이상 고령층 피의자 비중이 18.8%를 기록하여 역사상 처음으로 20대 피의자 비중을 추월했다. 특히 최근 5년간 71세 이상 고령층의 절도 범죄가 약 68% 폭증한 지표는, 사회적 생산 기구에서 배제된 고령층이 생존을 위협받는 현실을 단적으로 입증한다.
자본주의 체제 내 계급 간 경쟁이 심화할수록 구조적 가장자리에 몰린 이들일수록 범죄 조건에 취약해진다는 점은 명백하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모순적으로 감옥을 선택하는 생계형 범죄나,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낳는 ‘묻지마 범죄’는 모두 이들의 경제적 취약성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나아가 정치적 변동 속에서 이들이 구조적 격차를 체제적 층위에서 자각하고 혁명적 동력으로 전환할 계급 의식 능력을 상실했다는 점을 드러낸다. 실업 상태에 처했거나 정년퇴직자, 혹은 장기간 노동 시장에서 이탈해 있는 ‘룸펜’ 상태의 집단에서 나타나는 범죄율 상승은 단순히 가해자가 일으킨 법적 불안정 상태로만 볼 수 없다. 이는 자본주의 체제 내 정치적 지형 및 기존 법적 조치의 한계를 드러내며, 부르주아적 국가 기구가 방관해 온 공권력과 경찰력 통제의 근본적 한계를 명확히 수렴한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정년퇴직이나 신체적 노화로 노동 생산성을 상실한 고령층은 ‘상대적 잉여 인구’로 전락한다. 부르주아 국가 기구의 부실한 제도적 안전 기구만을 제공함에 따라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의도적으로 법적 불안정 상태를 야기하기도 한다. 법무부 수용자 통계에 따르면 교도소 재소자 중 저소득층 및 무직자의 비율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65세 이상 수용자 수 역시 최근 10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형벌 기구여야 할 교도소가 모순적으로 최소한의 의식주와 의료 보장을 제공받는 ‘대체 기구’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빈곤의 사법화’ 현상이다.
한편, 장기 구직자나 실업자로 구성된 ‘룸펜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의 증가는 무동기 범죄의 직접적인 동인으로 작용한다. 자본주의 노동 시장에서 배제되어 파편화된 개인들은 공동체적 연대나 조직화의 기회를 잃고, 체제 모순을 자각하여 혁명적 동력으로 전환할 계급 의식을 상실하게 된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의 이상동기 범죄 피의자 분석에서도 가해자의 70% 이상이 장기 무직이나 일용직 상태였으며, 극심한 사회적 고립에 처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로 인해 가중되는 상대적 박탈감과 사회적 배제 속에서, 체제 모순의 원인을 정확히 타격하지 못하는 이들의 분노는 불특정 다수나 무고한 대상을 향한 무차별적이고 반동적인 폭력의 형태로 일그러져 분출된다.
이와 같은 자본주의적 범죄 원리는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동일하게 포착된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전체 형법범 중 65세 이상 비율이 20%를 상회하며, 출소 후 생계 수단이 없는 고령층이 식료품을 훔쳐 교도소로 재입소하는 생계형 절도 (만비키) 현상이 고착화되었다. 동시에 사회적 노동 시장에서 완전히 탈락한 장기 은둔·무직 계급이 자행하는 길거리 무차별 난동인 ‘토오리마’ 범죄가 지속적인 사회적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 역시 극단적인 신자유주의적 계급 분화와 취약한 의료 보장 체계로 인해 노년층의 의료비 파산 및 생계형 범죄가 급증하고 있으며, 사회적 소외와 총기 유통이 결합하여 연간 수백 건의 무차별 대량 총기 난사라는 치명적인 형태로 발현되고 있다.
결국 현대 사회에서 분출하는 노인 범죄와 묻지마 범죄는 자본주의 체제 내의 정치적 지형과 국가 사법 기구가 지닌 근본적 한계를 명확히 드러낸다. 국가 기구가 계급적 분화의 구조적 원인을 도외시한 채 경찰력 강화나 형벌 수위 상향과 같은 응징적 통제 조치에만 의존하는 것은 부르주아 기구의 방관이자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사회적 생산 기구에서 밀려난 잉여 인구와 룸펜 계급의 범죄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법적 통제에 머무르는 대신, 세대를 아울러 정치경제학적 비판적 층위에서 사회적 생존 보장 체계를 재건하고 계급적 배제와 분화를 해소하는 혁명적 변혁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