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직에 종사하다 보면 가끔 사무직 직장인들과 마주칠 때가 있다. 컴퓨터 앞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있거나, 회의실 책상에 앉아 업무를 논의하는 모습, 혹은 도서관 같은 곳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장면들, 많은 이들이 갈망하는 일자리이자, 때로는 본인 역시 은연중에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같은 급여를 받더라도 그들은 매일 머리를 쓰며 기획을 하고 사무 전반을 다룬다. 누군가에게는 그 모습이 하나의 '로망'처럼 비춰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직업에 대한 환상을 판매하는 것조차 자본주의 체제의 일부가 된 세상에서,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은 끝이 없어 보인다. 


치열한 스펙과 경력 경쟁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지식인 집단으로 들어가는 대신 현장 노동을 선택했음에도, 문득 서점이나 사무실에서 일하는 이들과 본인의 노동이 무엇이 다른지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그럼에도 이제는 그런 마음마저 내려놓을 필요를 느낀다. 애초에 머리가 더 좋았다면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소득을 얻었을 지도 모른다는 미련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삶 역시 그 나름의 고충과 무게가 있음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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