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농민층의 경제적 분화)


 

포스트니코프는 그 규모가 어떻든지 간에 현재 남부 러시아의 마을들은 (아마 러시아 대부분의 지역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양한 주민 집단들의 경제적 수준이 천차만별이어서 각각의 마을들의 생활 수준을 하나로 묶어 논의하거나 수치로 평균을 내서 설명하기가 아주 어렵다. 그러한 평균적인 수치들은 농민들의 경제 생활을 결정하는 일반적 조건들을 일부 나타내주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너무나도 다양한 경제 현상들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106)고 지적한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훨씬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

 

경제적 수준의 다양성은 주민들의 전반적인 번영 정도를 가늠하는 걸 극도로 어렵게 만든다. 타우리다 주에서 규모가 큰 마을들을 대충 다녀본 사람들은 대부분 그 지역 농민들이 아주 유복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농민들 절반은 잘살지만, 나머지 절반은 영원히 빈곤의 늪에서 살아가는 마을을 가리켜 유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특정한 마을을 무슨 기준으로 더 유복하다거나 덜 번창했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까? 분명 마을이나 지역 전체 인구의 상황을 특징짓는 평균적 수치들은 농민들의 번영 정도에 관한 결론을 이끌어내기에 불충분하다. 그것은 주민들을 여러 집단으로 나눠 많은 다양한 사실들을 종합함으로써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154)

 

농민층의 분화에 대한 이러한 언급이 전혀 새로울 게 없다고 간주될 여지는 있다. 실제로 농민 농업 전반을 다루는 거의 모든 저술에서 그러한 언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상을 나열하면서도 정작 그 구조적 의미와 중요성에 대한 규명을 생략한 채, 이를 부차적인 문제나 우연의 일치로 치부한다는 점에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기존의 시각은 여전히 통계적 평균치만으로 농민 농업의 전형성을 규정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농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원론적인 실무 조치들의 유효성만을 논할 뿐이다.

 

반면 포스트니코프의 저작에서는 이러한 시각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가구 간의 경제적 계급화를 바탕으로 마을 공동체 내 다양한 가구들이 지닌 경제적 지위의 극심한 차이” (323)를 반복해서 강조하며, “도시 지식인들의 관념 속에서 여전히 잔존하는 농민들의 미르를 완전하고 동질적인 실체로 간주하는 경향” (351)에 전면적으로 반기를 든다. , “지난 10년간 축적된 젬스트보 통계 조사는 우리의 마을 공동체가 더 이상 1870년대 평론가들의 관념 속 동질적인 단위가 아니며, 이미 그 내부에서 수십 년간 상이한 경제적 번영 수준에 따른 인구 분화가 심화되어왔다는 사실을 명백히 증명한다”(323)는 논지다.

 

포스트니코프는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저작 전반에 걸쳐 다량의 통계 자료를 분산 배치해두었으며, 그의 논거가 지닌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이를 체계적으로 고찰해야 한다. 이는 농민층을 하나의 동질적 실체로 상정하는 도시 지식인들의 통념과, 그 내부의 극심한 이질성을 설파하는 포스트니코프의 주장 중 어느 쪽이 진실에 부합하는지 판가름하기 위함이다. 나아가 이러한 검증을 거쳐야만 그가 제기하는 이질성의 심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고, 정치경제적 관점에서 단순한 평균치에 의존해 농민 농업을 일반적으로 묘사하는 오류를 방지할 수 있으며, 농민층 내의 다양한 범주에 따라 구체적인 실무적 조치들이 미치는 작용과 영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로소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할 기초 수치들을 검토하기에 앞서, 포스트니코프가 분석한 자료 전체가 타우리다 주의 젬스트보 통계 초록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본래 젬스트보 초기 인구 통계는 마을 공동체 전체만을 포괄했을 뿐 개별 농가의 세부 통계를 수집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가구 간 재산 상태의 불균등이 가시화되면서 가구별 조사가 전격적으로 실시되었다. 이는 농민의 경제적 지위를 철저하게 규명하기 위한 첫 도약이었으며, 이후 여러 통계 지표를 체계화한 복합 표를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마을 공동체 내부 농민들 간의 실질적인 재산 차이가 법적 범주에 따른 차이보다 훨씬 막대하다는 점을 확신한 통계학자들은 자산 상태를 기준으로 농민의 경제적 지위 지표들을 재분류하기 시작했다. 가구당 경작 면적 (데샤티나), 농업용 가축 보유 수, 가구당 경작 가용 분여지의 규모 등을 기준으로 농민층을 상이한 경제적 집단으로 범주화한 것이 그 대표적인 양상이다.

 

타우리다 젬스트보 통계는 경작 면적에 따라 농민을 분류한다. 포스트니코프는 타우리다의 농업 조건에서 경작 면적의 크기가 농민의 생활 수준을 규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지표” (XII)이기에 이러한 분류 방식이 타당하다고” (XII) 평가한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남부 러시아 스텝 지대에서 비농업 산업은 상대적으로 미진한 상태이며, 농촌 인구의 절대다수는 곡물 경작 중심의 농업에 주로 종사하고 있다.” 실제로 젬스트보 통계에 따르면 타우리다 주 북부 군들의 농촌 토착 인구 중 농업 이외의 산업에만 종사하는 비율은 7.6%에 불과한 반면, 자경 농업을 영위하며 부업을 병행하는 비율은 16.3%에 달한다” (108).

 

이러한 경작 면적별 분류는 러시아 타 지역들에서 젬스트보 통계학자들이 채택한 다른 분류법, 즉 분여지 수나 가구당 경작 가용 분여지 등의 기준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 분여지 규모는 가구의 실질적인 부유함을 직접 드러내지 못하고, 가족 명부 등록 여부나 가구 내 실제 남성 수에 따라 결정되는 간접적인 지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농민이 분여지를 경작할 만한 농기구를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이를 타인에게 임대하는 경우도 존재하므로 분여지 크기 자체로는 실제 경제력을 온전히 대변할 수 없다.

 

농민을 주업으로 삼는 농가는 생산량을 기록하고 가계 소비량 및 시장 판매량을 결정하기에 앞서 경작 면적을 우선적으로 확정해야 한다. 경작 규모가 불확실하다면 농사의 성격이나 타 수입원과의 관계 등 농가 경제의 핵심적 측면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 개별 가구 경제를 식량 기준이나 노동 기준과 같은 농민의 토지 보유권 및 농업 기준들과 비교·분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작 면적을 분류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경작 면적에 따른 분류는 단순히 방책에 그치지 않고 농가 경제 분석에 가장 최선이며 필수적인 방식이다.

 

타우리다의 통계학자들은 경작 면적에 따라 농민을

 

(1) 무경작 가구

(2) 5데샤티나 미만 경작 가구

(3) 5데샤티나 이상 10데샤티나 미만 경작 가구

(4) 10데샤티나 이상 25데샤티나 미만 경작 가구

(5) 25데샤티나 이상 50데샤티나 미만 경작 가구

(6) 50데샤티나 이상 경작 가구

 

여섯 개 집단으로 분류하고 있다. 조사 대상인 세 개 군에서 가구 수에 따른 집단별 비율 관계는 다음과 같다.

 

 

독일인을 제외하더라도 전체적인 비율 관계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본문에 제시된 수치는 독일인을 포함한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저자는 타우리다 현 내 여러 군의 가구 가운데 소규모 경작 (10데샤티나 미만) 가구가 40%, 중규모 경작 (10~25데샤티나) 가구가 40%, 대규모 경작 (25데샤티나 이상) 가구가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독일인을 제외할 경우 대규모 경작 가구의 비율은 6분의 1 (16.7%, 3.3% 감소)로 줄어들며, 그에 상응하여 소규모 경작 가구의 비중이 늘어나게 된다.

 

이들 집단 간의 격차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토지 보유 현황과 실제 토지 이용 실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포스트니코프는 145쪽에서 다음의 표를 제시하고 있으나, (그는 세 범주를 합산한 전체 토지 면적의 총합은 별도로 산출하지 않았다).

 

 

포스트니코프는 타우리다 소재 군들에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농민 집단이 더 많은 분유지를 보유하는 동시에 토지를 가장 많이 구입하고 임차하는 주체임을 지적하며, 이들이 가족 규모가 더 크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146). 그러나 하위 집단에서 상위 집단으로 갈수록 분여지 면적이 증가하는 현상은 전적으로 가족 규모의 차이로만 규명될 수는 없으며, 토지 보유 현황과 실제 토지 이용 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니코프가 제시한 세 개 군의 집단별 가족 구성 표는 다음과 같다.

 

 

제시된 표는 하위 집단에서 상위 집단으로 나아갈수록 가구당 분여지 면적이 증가하는 속도가 남녀 구성원 및 가족 내 노동 가용 구성원 수의 증가 추이보다 훨씬 더 가파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례로 드네프르 군의 최하위 집단 수치를 100으로 설정하여 그 변화 추이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분석 결과, 가족 구성원 수와는 별개로 분여지의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가구의 경제적 부유함이라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다. 각 집단별 토지 구입 통계에 따르면, 토지 매입 주체의 대부분은 경작 면적 25데샤티나 이상의 상위 집단이며, 그 중에서도 특히 가구당 평균 75데샤티나를 경작하는 대규모 농가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토지 구입 관련 수치는 농민 집단 간의 계급적 격차에 관한 포스트니코프의 견해를 확실하게 뒷받침한다. 예컨대 포스트니코프는 저서 147쪽에서 타우리다 소재 군의 농민들은 총 96,146데샤티나의 토지를 구입하였다고 서술했으나, 이와 같은 총량적 정보는 실제 현실 왜곡할 소지가 크다. , 매입된 토지의 압도적 다수가 이미 충분한 분여지를 확보하고 있던 극소수의 수중에 집중되었다는 실상을 은폐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포스트니코프가 부유한농민으로 분류한 이들은 전체 농민 인구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임차 토지의 경우도 이와 동일한 양상을 보인다. 앞서 제시된 표는 분여지와 미분여지, 그리고 임차 토지 전체를 포괄하는 수치를 명시하고 있다. 임차 토지는 예외 없이 농민들의 경제적 번영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결과적으로 더 많은 분여지를 확보한 농민이 임차지 또한 더 많이 독점함에 따라 빈곤층이 필요로 하는 토지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현상이 러시아 전역에서 공통으로 조사되는 보편적 현상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카리셰프 교수는 러시아 전역에서 젬스트보 통계 조사가 시행된 지역들을 대상으로 미분여지 임차 현황을 정리했으며, 이로부터 임차 토지의 규모는 임차인의 부유한 정도에 비례한다는 일반 법칙을 도출해낸 바 있다.

 

포스트니코프 역시 분여지와 미분여지를 합산한 임차 토지의 분배 양상에 관해 훨씬 더 구체적인 수치들을 인용하고 있는데, 그 세부 내역은 다음과 같다.

 

 

이 분석에서도 평균 수치라는 통계적 착시가 실제 현실을 심각하게 왜곡한다는 사실이 여실히 증명된다. 예컨대 드네프르 군에서 농민 중 56%가 토지를 임차한다는 통계만으로는 실제 임차 현황의 본질을 파악하기 어렵다. 분여지가 부족한 하위 집단의 임차 비율은 25%에 불과한 반면, 이미 충분한 토지를 보유한 최상위 집단은 거의 전원 (91%)이 임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구당 임차 면적의 격차는 더욱 극명하게 벌어진다. 최상위 집단은 조사 대상인 세 개 군에서 최하위 집단보다 각각 30, 15, 24배에 달하는 대규모 토지를 임차하고 있다. 이러한 격차는 임차 행위의 성격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름을 의미한다. 최하위 집단에 토지 임차는 생존을 위한 절박한 궁여지책인 반면, 최상위 집단에 토지 임차는 이미 이윤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적 사업의 일환이다.

 

이러한 판단은 임차료 통계 자료에서 구체적으로 입증된다. 최하위 집단은 최상위 집단보다 훨씬 더 높은 임차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드네프르 군에서는) 그 차이가 최대 4배에 이르기도 한다. , 남부 러시아에서 임차 토지 규모가 영세할수록 오히려 더 높은 임차료가 부과되는 현상은 결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카리셰프 교수의 연구 역시 이러한 차별적 지대 형성이 러시아 전역에서 조사되는 보편적 법칙임을 뒷받침한다.

 

이와 관련하여 포스트니코프는 타우리다 주 소재 군들의 토지 임차를 주도하는 세력이 주로 충분한 분여지와 사유지를 확보한 부유한 농민층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마을에서 원거리에 위치한 사유지나 국유지 등의 미분여지 임차를 사실상 독점하는 양상을 보인다. 역능을 갖춘 부유층 농민은 충분한 역축을 보유하고 있어 원격지 토지까지 임차하여 경영을 확장할 수 있는 반면, 영세한 빈농층은 당장 자신들에게 할당된 분여지조차 경작하기 버거운 한계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148).

 

이러한 불균등한 토지 분배가 개별 가구 단위의 사적인 임차 계약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오판해서는 안 된다. 공동체 명의로 토지를 일괄 임차하는 경우에도 자본의 논리에 따른 종속성과 격차는 전혀 완화되지 않는다. 이는 결국 공동체 내에서도 자본이 집중된 곳에 토지가 결부된다는 시장 경제의 보편적 법칙에 따라 토지가 분배되기 때문이다.

 

 

국유재산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18903개 군에서 임대차 계약이 체결된 정부 소유 토지 133,852데샤티나 중 약 63%에 달하는 양질의 토지 84,756데샤티나가 미르 (농민 공동체)의 주도하에 임차되었다. 그러나 이처럼 미르가 일괄 임차한 토지의 대부분은 실질적으로 소수의 부유한 가구들에 집중되어 활용되었다. 젬스트보의 가구별 인구조사 통계는 공동체 내부에서 자본의 논리에 따라 토지 분배가 불규등하게 처리되는 이 같은 실태를 명확히 입증한다.” (150)

 

포스트니코프의 결론에 따르면, “드네프르 군에서는 경작 가용 전체 임차 토지의 절반 이상, 베르단스크 군에서는 3분의 2 이상, 그리고 대부분의 정부 소유 토지가 임대된 메리토폴 군에서는 임차 토지의 5분의 4가 훨씬 넘는 면적이 부유한 농민 집단의 차지였다. 반면 (10데샤티나 미만을 경작하는) 가난한 농민 집단은 세 개 군을 모두 합쳐 전체 임차 토지의 약 4%에 불과한 1,938데샤티나만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150).

 

저자는 이어서 공동체 임차 토지가 이토록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방대하게 열거하며 농촌 내부의 자본주의 분화 실태를 실증한다.

 

임차 토지의 규모가 임차인의 경제적 부유함에 따라 좌우된다는 포스트니코프의 결론과 관련하여, 이와 상반되는 젬스트보 통계학자들의 견해를 비교 검토하는 일은 매우 유의미하다.

 

포스트니코프는 자신의 저서 도입부에 타우리다, 헤르손, 예카테리노슬라프 주에서의 젬스트보 통계 작업에 관하여라는 글을 배치했다. 여기에서 그는 1889년 타우리다 젬스트보가 발간한 타우리다 주 편람의 전체 조사 요약본을 검토했으며, 특히 토지 임대차 관련 분석을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했다.

 

젬스트보 통계에 따르면, 토지가 풍부한 남부와 동부 주들에서 부유한 농민층 중 상당수가 자기 소유의 막대한 분여지에 더해 대규모 토지를 부수적으로 임차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들 농가에서 농업은 가계 수요 충족만이 아니라 일정 수준의 잉여 소득 창출을 목적으로 영위되며, 해당 수입은 건물 수리, 농기계 구입, 추가 토지 매입 등에 투입된다. 이러한 행위는 통상적인 경제적 동기의 발현으로서 그 자체에 부농주의(kulakism)적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저자의 지적대로 이 관점 자체는 사실에 부합한다.

 

그러나 부유한 농민들이 가계 필요를 초과하는 토지를 임차함에 따라 가난한 농민의 생존에 필수적인 토지 조달 기회가 박탈된다는 점, 그리고 농장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노동 수요를 고용 노동으로 충당하는 착취적 구조가 형성된다는 점 또한 자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일부 젬스트보 통계학자들은 농민 생활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자본주의적 현상의 왜곡된 특성을 포착하면서도 그 구조적 중요성을 과소평가한다. 이들은 농민의 토지 임차가 주로 식량 필요에 따라 발생한다고 주장하며, 부유한 농민층의 대규모 토지 임차 현실을 외면한 채 분여지 규모가 증가할수록 토지 임차 비율이 점차 감소한다는 명제를 증명하고자 시도한다” (XVII).

 

이를 입증하기 위해 편람 편찬자인 베르너 (Werner) 선생은 가동 노동력 1-2인과 작업마 2-3두를 보유한 타우리다 주 전체 농가를 분여지 규모별로 분류했다. 그 결과, “분여지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토지를 임차한 농가 비율은 규칙적으로 감소하며, 농가당 임차 토지 면적 또한 다소 불규칙하지만 감소 양상을 보인다” (XVII)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포스트니코프는 이러한 분류 방식이 결코 정확할 수 없음을 매우 적절하게 지적한다. (농사짓는 가축 2-3두를 보유한 가구만)을 자의적으로 추출하여 부유한 농민층을 완전히 배제했을 뿐만 아니라, 임대차 조건이 상이한 타우리다 주 본토 군들과 크림 반도를 일괄적으로 통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림 반도에서는 인구의 절반에서 4분의 3에 달하는 이들이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 상태 (이른바 데샤티네르)였던 반면, 북부 군들의 토지 미소유자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아울러 크림 반도에서는 임차 가용 토지를 비교적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었으나, 북부 군들에서는 토지 임차 자체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럼에도 수입 창출 목적의 토지 임차라는 농민 생활 속 자본주의적 현상을 은폐하기 위해, 타 주의 젬스트보 통계학자들 역시 이와 같은 시도를 반복한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다 (물론 이들의 시도 또한 실패로 귀결되었다. 앞서 언급한 카리셰프의 저서 참조).

 

따라서 미분여지를 농민들에게 분할 임대하는 과정에서 각 농가 간에 양적 (임차 규모의 다과질적 (생계 목적의 임차와 상업적 목적의 임차) 차이가 뚜렷이 나타난다면, 분여지 임차의 경우에는 그러한 차별화가 더욱 심화된 형태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포스트니코프에 따르면, “1884-1886년 농민 가구별 인구조사 기준 타우리다 주 3개 군에서 농민들이 다른 농민들로부터 임차한 경작 가용 분여지는 256,716데샤티나로. 이는 전체 농민 분여지 면적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였다. 다만 이 통계에는 상업 점원, 교사, 성직자 등 농민층에 속하지 않아 가구별 인구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농촌 거주자들로부터 임차한 토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실제 이하의 수치가 입증하듯이, 실제로 이웃 농민들로부터 임차한 경작 가용 분여지는 전적으로 부유한 농민층에 집중되어 있었다. 인구 조사에 기록된 구체적인 임차 현황은 다음과 같다.

 

하지만 임대된 토지의 상당 부분은 실제 영농에 종사하지 않거나 극소수의 필지만을 경작하는 농민 집단의 소유였다. 따라서 타우리다 주 소재 군들에 거주하는 농민의 약 3분의 1은 분여지 전체를 자경하기보다 임대하는 경로를 택했다. 이는 자경 의사 자체가 결여된 결과이기도 했으나, 본질적으로는 생산 수단인 가축과 농기구의 절대적 결핍에서 기인한 현상이었다. 이로 인해 유휴화된 토지가 부유한 농민층의 자본주의적 경영에 집중되는 경향이 심화되었으며, 이처럼 분여지를 임대 자산으로 전환한 가구의 대다수는 명백히 몰락과 빈곤의 궤도에 진입한 소농 집단에 해당했다” (136~7).

 

이에 대한 증거는 타우리다 주 2개 군에서 분여지를 임대하는 가구 비율과 이들이 임대하는 경작 가용 분여지의 비율을 정리한 다음의 표에서 제시된다 (참고로 젬스트보 통계는 메리토폴 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135).

 

이제 논의를 농민의 토지 보유 및 활용 형태에서 농장 가축과 농기구 분포의 문제로 전환하고자 한다. 포스트니코프는 타우리다 주 3개 군을 취합하여, 농민 집단별 소유 농용 가축 수에 관한 다음과 같은 통계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이 수치들 자체가 각 범주의 경제적 특성을 온전히 나타내지는 않는다. 이에 관해서는 농업 기술을 설명하고 경제적 기준에 따라 농민을 분류하는 다음 단락에서 상세히 다룰 예정이다. 다만 앞선 통계로 미루어 볼 때 가축 보유량에 나타난 농민 집단 간의 격차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상위 집단은 가구 자체의 필요를 충족하고도 남을 만큼 가축을 과잉 보유한 반면, 하위 집단은 가축 수 (특히 역축)가 지나치게 적어 독자적인 영농이 어려운 처지다.

 

농기구 분포에 관한 통계 역시 모든 측면에서 이와 동일한 양상을 보인다. 포스트니코프는 농민이 소유한 철제 쟁기와 조파기를 가구별로 전수 조사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군 전체 인구에 대해 다음과 같은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214).

 

이 표는 독자 영농이 어려운 하위 농민 집단의 방대한 존재를 극명하게 증명한다. 이와 대조를 이루는 상위 집단의 농기구 보유 현황은 경작 면적 기준의 가구당 농기구 분포를 나타낸 다음의 통계에서 명확히 살펴볼 수 있다.

 

농기구 보유량의 격차를 살펴보면 최상위 집단은 최하위 집단에 비해 4~6배 더 많은 농기구를 보유하고 있다 (저자는 경작 면적이 5데샤티나 미만인 최하위 부류는 분석에서 완전히 제외하고 있다). 반면 가구당 노동 종사자 수의 차이는 2배는커녕 25%가 더 많을 뿐이다. 이러한 수치적 불균형은 최상위 집단이 농업 경영을 위해 필연적으로 가외의 노동력을 고용해야 함을 의미하며, 동시에 최하위 집단에 속한 가구의 절반은 (주의: 여기서 최하위집단이란 전체 부류 중 하위 세 번째 집단을 지칭한다) 기초적인 농기구조차 갖추지 못해 독자적인 영농이 지난한 상태에 놓여 있음을 여실히 증명한다.

 

앞서 언급한 토지 및 농기구 보유량의 격차는 경작 면적 규모의 불균등을 초래하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6개 집단의 가구당 경작 면적은 이미 제시된 바 있으며, 타우리다 주 농민들의 전체 경작 면적은 집단별로 다음과 같은 분포를 나타낸다.

 

이러한 수치적 분포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다만 포스트니코프의 추산 (272)에 따르면 한 가구가 오직 농업 경영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16~18데샤티나의 경작 면적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을 덧붙여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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