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노여워마라

지난 번에 네가 아끼던 나무가 베였다고 해서,

다시 싹이 피지 말라는 법은 없더구나.

언젠가 그루터기 되어 더 높은 나무로 자라게 하거라.

 

아가야, 노여워마라

지금 당장에 아까운 금전이 없다고 해서 굶지는 말거라.

너가 자라면 네 밥상 정도는 모두가 차려줄 터이니

그러니 굶지 말고 있거라.

 

아가야, 노여워마라

덩그러니 놓여진 네 어미가 지쳐 너를 버려도,

너는 혼자가 아니란다. 결코 혼자가 아니란다.

절벽에 떨어지는 이를 구하거라.

 

아가야, 노여워마라

지금 가진 것을 잃었다고 해서 후회할 일은 전혀 없더구나.

우리는 이제 시작이니, 태평한 날에도 전진하거라.

그러니 사라질 것에 애를 쓰지 않아도 된단다.

 

아가야, 노여워마라

네가 가진 것은 온전히 네 것이 아니란다.

네가 가진 것을 남에게도 나눌 줄 알아야

그게 정녕 네 것으로 된단다.

 

사랑하는 아가야,

나는 이제 먼 길을 떠난다.

피를 부르는 그곳으로 떠나야 한다.

너를 위해 치러야 할 남은 전장으로 떠나마,

분해도 노여워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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