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계급 국가 기구의 구조적 한계



202663일 시행된 제9회 전국 동시 지방 선거에서 송파구 투표 용지 부족 사태가 일어났다. 서울 송파구 (문정 2동, 잠실 2동, 잠실 7동 등)와 강남구, 광진구 등 총 14개 이상의 투표소에서 예비 투표 용지 준비 미흡으로 용지가 조기 소진되었다. 결과적으로 투표 용지가 부족해진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중단되거나 유권자가 대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선관위는 대기표를 배부하여 마감 시간 이후인 오후 10시경까지 심야 투표를 진행했다.

 

이 사태는 단순히 관리상의 실수만이 아니라, 선거의 투명성과 과 유권자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투명성과 통제권이 민중에게 있음에도 이를 정치적 공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향후 선관위의 경우는 별도로 법적 분쟁이나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 측면에서는 추가적인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서울 지역 전역에서 분출되는 재투표 요구는 선관위의 관리 부실이라는 현상적 원인에 집중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유산 계급 민주주의 기구인 선관위가 정당 간의 권력 다툼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행정적 파행이 존재한다. 유권자들의 재투표 요구는 서울 지역 내에서는 절차적 공정성을 위함이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현행 선거 제도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체제 내적 요구에 머물고 있다. 실질적인 대중의 통제권이 결여된 상태에서 행해지는 이러한 요구는 결국 지배 계급의 권력 교체 주기만 다시 정상화하려는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투표 용지 부족과 심야 투표 사태는 유산 계급 민주주의가 대중의 참여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도, 정작 그 행정적 실천에 있어서는 대중을 대상화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선관위와 같은 상층 관료 기구가 투표 물량을 결정하고 현장을 지배하는 구조에서, 시민은 자신의 의사를 추체적 권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절차에 순응하는 객체로 전락했다. 대기표를 배부하고 심야까지 투표를 강행한 것은 투표라는 형식으로 선거의 정당성을 유지하려는 시도일 뿐, 실제 현장에서 발생한 참정권 침해 및 제한된 선거 후보라는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는 형식적 민주주의의 한계가 드러났다.

 

이번 사태는 두 거대 유산 계급 지배 정당이 공정성을 담보할 기본적인 행정 능력조차 부실함을 증명했다. 두 정당은 선거 관리의 부실을 서로의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삼고 있을 뿐, 유권자의 실질적인 노동 해방이나 생산 수단 배분과 같은 근본적인 사회 변혁 의제는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원외 정당의 고립과 제한된 선거 제도의 선택권으로 인해 정작 노동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세력들은 선거 현장에서 유의미한 의제를 제시함에도, 자본 언론과 선거 제도 자체의 장벽과 더불어 이러한 담론은 대중에게 도달하기 전에 차단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논란은 지배 계급이 유지해 온 형식적 민주주의라는 외피가 실상은 자본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절차적 요식 행위에 불과하며, 위기 상황에서 대중의 요구를 결집할 역량조차 없음을 폭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같은 사태는 대중이 단순히 투표라는 행위에 매몰되지 않고, 기존의 유산 계급 선거 제도 자체가 계급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구조임을 파악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생산 수단을 장악한 유산 계급 정당의 지배에서, 노동 계급의 직접적인 통제가 성립하는 새로운 사회 구조를 모색하는 것이 핵심 과제이다. 이러한 유산 계급 민주주의라는 형식적 한계를 딛고 노동 계급의 정치적 주체성을 우선 확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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