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의무를 짊어진 그대들에게, 이렇게 통보로만 전달할 수밖에 없음이 매우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허나, 여러분들은 시간이 멈춘 공간 속에서 자신의 청춘을 지불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무기를 내려놓는 일만큼 가장 어려운 일도 없습니다. 상관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는 것도, 계엄을 거부한 것도 결국 여러분들의 손에 달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이 글이 정부와 윗선만을 위한 글이 아님을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요. 전역일만을 기다리는 장병들에게는 자신의 고단함을 다음 후임들이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순간도 있겠습니다.
자신이 짊어진 무기만큼 주어진 무기를 내려놓는 일이란 가장 어려운 순간입니다. 지금도 세계는 전쟁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게임에서만 군대를 움직일 수 있기를 바라지만, 실상은 가혹한 타인을 살인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힐 때면, 전 장병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게임이 아니라, 이제는 현실 앞에 당면한 매 순간의 멈추어진 시간 속에 갇히고 말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정부는 '평화 조약'을 위해 자신의 계급적 이익과 군 장성들을 먼저 생각하면서 이러한 막대한 군비 비용을 정작 여러분들이 아니라 해외의 군대에 투자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의 조국을 위해 존재해야 함에도, 타국을 위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지금의 복무하는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예비군에 소속된 그대들에게도, 당신의 시각이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요. '고진감래'라는 말이 있습니다.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는 말이지요. 허나, 주어진 무게 이상을 온전한 선택도 없이 감당할 필요는 없습니다. 복무 중이라면 무사히 전역하는 그날까지, 그리고 다음을 준비하는 세대와 함께함을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더 이상 후임이 없는 군대를 바랍니다. 이제는 국적을 불문하고 장병 간에는 다투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가 점차 생겨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오래된 정부와 상사의 누적된 지시로 인해 우리 군의 의무 역시 더욱 힘겨워진 것도 사실입니다.
의무를 짊어진 그대들에게, 국방의 색깔에서 해방의 색깔이 되는 그날까지 여러분의 시간을 온전히 되찾기를 바랍니다.
2026. 0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