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찰청 ‘중대 재해 수사팀’의 전담 체계 한계
이번 붕괴 현장에 소방청 구조대원뿐만 아니라 경찰청 소속 인원들이 합동 감식에 나선 것은 산업 재해 수사 체계의 변화와 사건의 중대성 때문이다.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경찰청 ‘중대 재해 수사팀’의 전단 체계
2025년 10월부터 경찰청은 전국 17개 시·도 경찰청 형사 기동대에 ‘중대재해 수사팀’을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이 팀은 산업 재해 사망 사고를 전문적으로 전담하며, 사고의 기술적 원인 규명뿐만 아니라 업무상 과실치사상, 나아가 중대 재해를 유발한 뇌물·리베이트 등 구조적 비리 행위까지 종합적으로 수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사건 역시 중대 산업 재해에 해당하므로, 신설된 수사 전문 팀이 즉각 투입되었다.
2. 수사 목적의 차이: 구조와 진상 규명
소방청 (구조대)의 경우에는 현장 대응의 최우선 목적은 인명 구조와 추가 붕괴 방지 등 ‘긴급한 물리적 대응’에 있다면 경찰청 (수사·감식팀)의 경찰 감식은 ‘법적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이 목적이다. 사고 원인을 물리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물론, 누가 안전 수칙을 위반했는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어떤 과실이 있었는지, 불법 재하도급이나 비리가 개입되지 않았는지를 밝혀내기 위한 증거를 확보한다.
3. 중대 재해 및 산업 재해 병행 수사
중대 재해 처벌법에 따라 중대 산업 재해는 고용노동부가, 중대 재해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는 경찰이 수사하는 구조이다. 그러나 이번 참사는 공사 현장의 노동자 사망뿐만 아니라, 도심 시설물 붕괴라는 공공 안전 문제까지 얽혀 있어 경찰이 주도적으로 사고 원인과 책임자를 규명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
4. 고용 노동부와의 협업
경찰은 사건 초기부터 고용 노동부 근로감독관과 공조하여 합동 감식을 진행한다. 경찰이 가진 수사 기법 (암수수색, 계좌 추적 등)과 고용노동부의 전문 지식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확인)을 결합하여, 단순 실무 과실만이 아니라 구조적 원인을 찾아내려는 의도이다.
따라서 경찰 인력이 현장에 대거 현장에 합세한 것은, 이번 사건을 단순 사고가 아닌 ‘범죄적 성격의 중대 재해’로 규정하고, 사후 처벌과 원인 규명, 그리고 제도 개선을 위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경찰 수사 전문력을 총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철거 붕괴 사고와 같은 건설 사고에서 경찰청과 토목 전문가 (기술 조사원)의 역할은 상호 보안적이므로, ‘토목 구조 기술사’ 및 ‘국토안전관리원’ 소속 전문가들이 경찰과 합동 감식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토지 조사’의 경우에는 지적 측량이나 토지 경계 확인을 의미하지만, 이번 사고와 같이 교량 구조물 붕괴한 경우에는 ‘토목 구조 기술사’와 ‘국토안전관리원’의 전문가들이 핵심적인 기술 감식을 수행해야 한다. 국토안전관리원은 건설 사고 발생 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구조물의 설계, 시공, 유지관리 전반의 기술적 결함을 분석한다. 토목 구조 기술사는 철근 콘크리트의 강도, 응력 분산, 해체 공법의 적정성 등을 공학적으로 계산하여 붕괴의 직접적 원인을 규명한다.
경찰에게 현장이란 증거 보존을 위해 사고의 모든 단서가 담긴 범죄 현상이므로, 기술적 분석을 하기 전에 증거가 훼손되거나 조작되지 않도록 경찰이 현장을 보존하고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강제 수사권을 동원하여 설계 도면, 공사 일지, 하도급 계약서, 회의록 등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릴 핵심 자료는 시공사나 발주처가 보유하고 있다. 기술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료를 강제로 가져올 권한이 없지만, 경찰은 압수수새긍로 이를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 전문가가 ‘A 공법을 써서 붕괴했다.’고 결론을 내려도, ‘왜 그 공법을 썼으며’, ‘윗선에 압박은 없었는가.’를 감식하여 규명하는 것은 사법 당국인 경찰의 몫이다.
2. 경찰과 기술 전문가의 합동 감식 체계 부재
실제로 현장에서는 경찰청 소속 인원들만 감식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토목·구조 공학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움직이므로 각 분야의 실질적인 업무는 이렇다.
· 경찰: 현장 증거 수집, 관련자 진술 확보, 수사 전략 수립.
· 기술 전문가 (토목·구조): 구조물 파단면 분석, 슬라브 처짐 통계 분석, 하중 계산 검증.
즉, 경찰은 ‘범죄의 실체’를 잡기 위해, 기술 전문가들은 ‘붕괴의 물리적 진실’을 잡기 위해 현장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 붕괴 원인을 짚기보다, 경찰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이유는 기술적 진실만이 아니라 법적 책임자 (처벌 대상)을 식별해야 하는 형사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중인 감식은 경찰의 수사적 지휘 아래, 토목 구조 전문가들의 기술적 자문이 요구되는 형태가 정확하다. 현장의 구조적 모순과 기술적 결함은 기술 전문가들의 비중을 더 높이는 것이 ‘상식적으로도’ 타당하며, 실제로 사고조사위원회가 구성되면 토목 전문가들이 조사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경찰청 ‘중대재해 수사팀’은 전문성을 갖춘 전담 조직이지만, 이번과 같은 종합적인 건설 참사를 수사함에 있어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 고난도 전문성 확보와 수사 장기화
건설 참사는 단순히 누가 잘못했는지만이 아니라, 종합적 구조 공학적 계산과 공정률 통계 분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술적 문턱으로 인해 경찰관 개개인이 수사 기법에는 능숙해지만, 교량 해체 공법, 하중 분산 원리, 구조 역학 등 전문 공학 지식을 즉각적으로 이해하여 증거를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일반 사건과 달리 원·하청 다단계 계약 구조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하려면 방대한 자료 분석이 필요하다. 이는 수사 기간을 비약적으로 늘리며, 사고 발생 후 초동 수사 이후의 ‘입증 단계’에서 장기전이 되는 원인이 된다. 이는 장기 수사의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 현장 대응과 법리 해석 간의 불일치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안전 수칙 생략’을 법정에서 ‘경영 책임자의 고의적 과실’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경영진이 서류상으로는 안전 수칙을 완비했다고 주장할 경우, 실질적으로 현장에 가해진 ‘무언의 공기 압박’을 증거로 입증하는 과정에서 검찰 및 법원과의 법리 논쟁이 길어질 수 있다. 전국적인 산재 사고 발생 빈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제한된 전단팀 인력이 동시에 여러 대형 사고를 담당하게 되면 심도 있는 수사가 분산될 우려가 있다.
· 발주처 (지자체)와의 유착 및 책임 규명의 난관
이번 사건처럼 발주처가 서울시와 같은 공공 기관일 경우, 수사 범위는 시공사만이 아니라 행정 기관의 감독 부실이나 정책적 압박으로까지 확대된다. 특히 공공 기관이 연루된 사건은 수사 자료 협조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한다. 경찰이 행정 기관의 ‘정채적 판단’과 ‘위법한 업무상 과실’ 사이의 기준을 명확히 분리하여 수사하는 것은 고도의 정치적·법률적 부담을 동반한다.
· 사후적 수사 위주의 한계 (구조적 대응력 부족)
중대 재해 수사팀은 본질적으로 ‘사고 발생 후’ 사건을 수사하는 조직이다. 사고가 나기 직전의 미세한 징후 (2.9cm 침하 등)를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개입할 수 있는 행정적·기술적 감시 체계가 경찰 수사팀에는 없다. 즉, 참사를 막는 것이 아니라 참사 이후 책임자를 처벌하는 데 특화되어 있어, 근본적인 안전 예방 체계로 작동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경찰청의 전담 체계는 ‘사후 엄단’이라는 측면에만 시사점을 제공할 뿐, ‘참사 예방’과 ‘공학적 증명’이라는 측면에서는 국토안전관리원 등 전문 기술 기관과의 협업 강도가 수사의 성패를 좌우하므로, 경찰이 수사의 지휘권을 갖더라도, 사고의 원인을 공학적으로 입증할 기술적 관계를 얼마나 활용했느냐가 이번 수사의 핵심적인 과제가 된다.
3. 경찰청 인력의 무리한 배치
이번 철거 붕괴 매몰 사고와 같은 참사에서 ‘구조적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현장 작업자의 과실을 따지는 수사만이 아니라 ‘의사 결정 과정’을 추적하는 수사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수사 방향과 필수 전문 인력은 본래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수사 중심: ‘공기 압박’과 ‘책임 회피’의 물증 확보
기술적 실패 뒤에 숨겨진 행정·경영적 동기를 밝혀내는 것이 핵심이다. 발주처 (서울시)와 감리단, 시공사 간에 오간 비공식적 회의록, 대화 내역, 전화 통화 내역 등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공기 단축을 종용한 문서화되지 않은 지시 (구두 지시 등)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하도급 구조 속에서 안전 관리비가 어떻게 전영되었고, 저가 낙찰과 공기 단축이 어떤 인과관계를 가지는지 자금 유동성을 추적해야 한다. 2.9cm 침하 징후 이후 현장 관계자들이 왜 즉각적인 중단 대신 자체 해결을 택했는지, 그 판단의 근거가 된 내부 보고 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2. 동원되어야 할 필수 전문 인력
경찰 수사관들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영역을 보완할 ‘외부 전문가 집단’의 상설 필요성이 제기된다.
· 구조 공학 전문가 (교량 전문 구조 기술사): 사고 현장을 역추적하여, 하중 변화와 구조물의 취약점이 어떻게 붕괴 사고로 이어졌는지 시각화할 수 있는 인력이다. 이들은 경찰의 수사 자료를 기술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 공정 관리 전문가: 건설 계획의 전체 공정표를 분석하여, 해당 현장이 무리한 속도전을 벌였음을 입증할 공학적·통계적 인력이다. ‘체계적인 공법’과 ‘현장에서 실행된 공법’의 차이를 통계 자료로 입증한다.
· 산업 안전 법률 전문가 (변호사/노무사):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영 책임자 처벌 규정을 현장의 상황과 연결할 수 있는 인력이다.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실질적으로 구축되었는지, 아니면 서류상으로만 존재했는지를 검토한다.
· 감사/회계 전문가: 공사비 유동성과 관련된 회계 자료를 분석하고, 안전을 저해하는 경제적 동기를 수치화하는 인력이다.
‘기술적 감식’ 과정에서도 시공사 임원들과 감리단장의 기기를 전수 조사하여, 안전보다 공기를 강조하는 지시가 있었음을 규명해야 한다. 기술 전문가들이 작성한 ‘공학적 보고서’ 역시 경찰의 수사 기록과 법정에서 증거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구조적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안전 매뉴얼이 부재하였거나 이를 어길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찰은 현장 검증이라는 물리적 수사에서, 건설업계 전반의 행정적 관행을 분석하는 ‘구조 분석관’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수사 체계만이 향후 발생할 사고를 방지하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