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9. 01. 

 

어느덧, 이른바 시장 문제에 대하여라는 소논문도 마지막 장을 향해간다. 스탈린과 비슷한 강박을 가지고 있었는데, 예전부터 늘 정돈되지 않은 자료를 읽을 때면 아무리 흥미가 생기더라도,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읽기가 참 힘들었다. 어려운 용어라면 차라리 사전을 찾으면 되지만, 오히려 독해력과 추론력 같은 독자 능력을 따지기 전에, 과연 독자들에게 얼마나 전달할 만큼 개념을 잘 정의했고, 용어 사용을 하고 있는지를 고려한 경우가 다른 책에서도 매우 드물다. 번거롭더라도, 글을 요약하거나, 정리해보면 번역의 중요성을 실감하기도 하고, 기존의 필기 교육이 그대로 답습만 한 것은 아닌지, 또는 겉으로 훑어보기만 해서 대략적으로 이해한 것도 아닌지, 깊은 회의감을 느끼게 만든다. 따라서 독자들의 능력이 아니라, 필자의 전달 방식에도 있었다는 걸 새로이 알게 된다. 대체로 시중에 출판되는 책들이 얼마나 쓸모 있을지 그 가치도 생각해보게 됐으니까 말이다.

 

개념은 많은 의미를 생략할 수 있다. '착취'라는 개념에서도, 그 속에는 수 많은 역사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오래 전 서적이더라도 잘못된 번역이나, 오역을 고치는 건 중요한 일이다. 그건 모든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도 해당한다. 보다 중요한 건, 화자가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본다. 필자일수록, 그것을 갖추지 못한 독자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자본같은 경우에도, 번역한 사람들은 그 자신이 매우 어수선하거나, 대단한 전문가라도 정작 때로는 전문적인 개념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을 실감한다. 덕분에 기초 교양 수준보다 못한 이론들도 우후준숙으로 생겨난다. 아무리 말이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그걸 납득할 수 있는 건 본인 몫이다


그러나 무슨 말인지 설득조차 안 된다면, 그건 다른 문제다. 특히 마르크스주의자들이 하고 있는 말은 실제로는 어려운 말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박노자 씨의 인터뷰를 봤다. 그가 자신을 여전히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의외로 놀랐고, 그의 저작들을 되돌아봤을 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게 무엇도 없었다는 점에 더욱 감탄한다. 또 최근에 역사적으로는 조선 공산당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한 박노해 씨에게도 해당된다. 예전에 그는 '한국의 레닌'이라 불리우던 김문수 씨와 더불어 제법 이론에도 빠삭할 만큼 운동권에서도 강력한 입지를 가진 인물이었지만, 지금은 노동 운동의 수준을 천박하게 더 낮추고 말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옆 동네자본을 번역하고 계신 채만수 씨도, 한때는 제법 걸출한 운동권 출신이었지만, 논란이 많은 번역을 제공해서 할 말을 더욱 잃게 만들고 있다. 오히려 국내에서도 예전부터 필요한 게 오히려 정치경제학적 비판을 위한, 치밀한 전문적인 통계와 분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운동권 학자들은 오히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박노자 씨는 구 소련 국가에서 거주해본 이력이 있더라도, 당시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운동권 세대가 자신 있게 그들의 저작을 읽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합리적인' 의문을 표해보는 바이다.

 

아무리 훑어보고, 밑줄을 긋고, 인용을 하더라도, 역시 제대로 된 기록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교훈을 삼아본다. 아무리 교과서와 같은 책 한 권이라도,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건, 꾸준하게 저자가 말한 바를 읽고, 거기에 머물지 않고 비판으로 따져볼 줄 안다는 말이겠다. 그런 점에서, 시험한다는 건 자신을 위한 것일 뿐이지, 남을 위한 게 아니다. 무작정 남이 만들어 준 규범이나 규칙을 따른다고 해서 또는 자신의 주장을 가늠해보지도 않고 섣부르게 행동으로 옮긴다는 건, 오히려 약이 아니라 독이 될 뿐이라는 점을 실감하는 날이다. 자본으로 바로 넘어가고 싶지만, 이전에 가난한 농민에게인민의 벗은 짚고 넘어가야만 할 것 같다. 두 저작을 먼저 다루고 특히인민의 벗2장이 소실된 관계로, 1장과 3장으로 크게 나누어서 2장으로 정리해서 옮기겠다. 한 가지 생각은 분명해진다.

 

'이론은 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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