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5. 22.


주택 시장 및 시행사·시공사의 부실 공사

 

지하철 구간 공사 도중 철근 누락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공사 현장에서 단순한 시공사의 부주의나 기술력 부족의 문제만이 아니라, 정부의 예산 제약과 공급 중심의 정책 기조, 그리고 다층적인 하도급 구조에서 비롯된 필연적인 결과이다. 이는 대도시 주택 시장에서도 불균등한 공공 임대 주택 공급으로 인해 주택을 구매할 수 없는 국민들이 대다수인 이유이다. 특히 대도시 지역에 인구가 밀집된 국가일수록, 그러한 정부는 주거 안정보다 대대적인 사업비 통제에 더 엄격한 경향이 상존한다. 한국주택공사 (LH) 등 공공 기관이 발주하는 공사는 대개 정부의공공 임대 주택 건설비 산정 기준에 묶여 있으며, 이는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제 기준이나 실제 적정 공사비보다 낮게 책정되지만, 공공 발주 사업은 예산 절감을 위해 자본 경쟁 입찰을 붙이는데, 과거 최저가 낙찰제나 현재의 종합 심사 낙찰제 하에서도 대다수 건설사들은 수주를 위해 적정 이윤 확보가 어려운 수준의 저가로 투찰하게 된다. 이러한 표준 건축비 자체가 낮게 잡힌 상태에서 저가 낙찰까지 이루어지면, 시공사는 자재비와 인건비를 극한으로 절약해야만 수익을 그나마 맞출 수 있다. 이는 저급 자재 사용, 숙련도가 낮은 외국인 노동자 중심의 인력 배치, 공사 기간의 무리한 단축으로 이어져 부실 시공을 유발하는 원천적 요인이 된다.

 

앞서 다층적 하도급 구조와 공사비 누수로 인해 발주처 (공공)으로부터 계약을 따낸 원청사 (대형 또는 중견 건설사)는 직접 시공을 하기보다 전문 건설업체에 하도급을 주고, 이는 다시 재하도급 (불법) 형태로 단계별로 내려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원청과 중간 하청 업체의 마진 (수수료)도 빠져나간다. 100의 공사비로 발주된 사업이 최종 현장의 실제 시공자에게 도달할 때는 60-70 수준으로 토막 난다. 최종 시공사는 극도로 제한된 비용 내에서만 작업을 마쳐야 하므로, 철근 누락, 콘크리트 양생 기간 미준수 등의 부실 시공 압박을 받게 된다.

 

정권별로주거 복지 정책에 따라임대 주택 몇만 호 공급이라는 정량적 목표가 설정되지만, LH 등 공공 기관은 정해진 기한 내에 막대한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 이는 공공 임대 주택 현장의 감리 업체 선정 권한이나 평가권이 발주처인 공공 기관에 종속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공기를 맞추는 것이 그나마 최우선 과제인 구조 속에서, 감리가 시공 과정의 문제점을 엄격하게 지적하고 공사를 중단시키는 경우가 드문 이유이다. 전관 특혜 (LH 퇴직자가 감리 업체로 취업) 논란 역시 이러한 자본 감리 체계를 고착화하여 그 부실을 눈감아 준다.

 

국정 감사 및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의 자료에서도 공공 임대 주택의 하자·부실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 감사 자료들에 따르면, LH가 공급한 공공 임대 및 공공 분양 아파트의 하자 발생 건수는 매년 수만 건에 달하여 가구당 하자 발생 비율도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과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 및 국감 자료에 따르면, 준공된 LH 아파트 중 일정 비율 (과거 조사 기준 약 20-27% 수준 안팎, 연도별·기준별 상이)에서 타일 균열, 누수, 창문 틈새 바람, 도배 불량 등의 여러 하자가 집중 발생했다.

 

국토 교통부가 LH 발주 공공 임대 및 분양 단지를 전수 조사했을 당시, 지하 주차장 무량판 구조에서 전단 보강근 (철근)이 대거 누락된 단지들이 무더기로 적발되었다.

 

무량판 구조 사태 (2023-2024년 검증)의 경우에도, 국토 교통부가 LH 발주 공공 임대 및 분양 단지를 전수 조사했을 당시, 지하 주차장 무량판 구조에서 전단 보강근 (철근)이 대거 누락된 단지들이 무더기로 적발되었다. 이 사태는 구조 설계 오류, 시공사의 철근 배근 누락, 감리의 불합격 묵인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으로, 공공 발주 주택의 관리 감독 체계가 민간에 비해 우수하지 못하다는 실증적 사례가 되었다.

 

공공 임대 주택의 질적인 측면에서 품질을 규정하는 핵심 지표인표준 건축비는 민간 아파트에 적용되는기본형 건축비에 비해 턱없이 낮게 책정되어 왔다. 국토교통부 고시 기준으로 공공 임대 표준 건축비는 민간 분양 아파트 기본형 건축비의 약 50-60% 수준에 머물렀던 기간이 길었다. 자재 값과 인건비 상승분이 공공 표준 건축비에 적기 산정되지 못하면서 현장의 비용 압박이 부실 시공으로 직결되었다. 이에 따라 건축비 지수와 공공 임대 표준 건축비의 격차도 심화되었다.

 

결국, 낮게 책정된 공공 건축비, 시공사의 저가 투찰 및 마진 확보 압박, 다층 하도급의 공사비 누수, 현장에서의 자재·인력 비용 감축 및 공기 단축, 감리의 비리 및 부실시공 발생이라는 인과적 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최근 발생한 지하철 구간 공사의 대규모 철근 누락 사태는, 주택 시장뿐만 아니라 국가 기간 교통 체계를 구축하는 대형 국책 사업에서조차 부실 공사 유발 기제가 동일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지하 5층 승강장 기둥 80개 중 50개에서 주철근이 설계 대비 절반만 배치되어 총 178톤의 철근이 누락된 이번 사건은 단순한현장 작업자의 실수도면 해석 오류라는 시공사의 해명만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 기제가 반복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시행사·시공사 건설 산업의 구조적 모순에 있다.

 

앞서 현장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부실 공사의 가장 큰 원인은 원청사가 직접 시공하지 않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 다층적으로 외주를 주는 하도급 중심의 생산 구조에 있다. 대형 건설사 (원청)가 공사를 수주한 뒤 전문 건설 업체에 하도급을 주고, 이것이 다시 재하도급으로 불법화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삭감된다. 중간 단계에서는 원청과 상위 하청이 마진을 독점하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실제 망치와 용접기를 잡는 하청 업체는 극도로 제한된 자금과 공사 기간 내에 이윤을 남긴다. 여기에 더해 원가를 절감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재 (철근, 콘크리트 등) 투입 비용을 줄이거나, 숙련도가 낮은 저임금 노동자를 거칠게 투입해 공기를 억지로 단축시킨다. 이번 지하철 구간 공사 철근 누락 사태 역시 이러한 비용 절감형 하도급 구조 속에서 관리 체계가 마비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결국, ‘부패한 건축 사업의 본질은 자본이 규제하는 감시 체계와 이윤을 추구하는 방식, 부동산 집단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현행 구조상 감리 업체는 시행사나 시공사 (자본)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거나, 퇴직 공무원 및 발주처 전관들이 감리 회사 고문으로 상주하는전관 특혜구조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감독 기관이 자본과 유착되어 눈감아 주기가 발생하므로, 설계 오류나 철근 누락 같은 중대 결함이 최종 검수 단계까지도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통과된다. 정작 부실 공사가 적발될 때 건설사가 지는 법적·경제적 (벌금이나 단기 영업 정지)보다, 공기를 단축하고 비용을 아껴서 얻는 자본 권력의 이윤이 훨씬 크다. 자본의 철저한 비용 대비 편익 계산으로안전 비용역시 언제나 후순위로 밀려난다.

 

또한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또 다른 핵심은 시공사가 작년 말 철근 누락을 인지하고 서울시에 보고했음에도, 국토 교통부 등 상부 기관과 일반에게는 수개월간 이 사실이 지연 보고되어은폐되었다는 점이다. 부동산과 대형 시설 기반 (인프라)이라는 거대한 금융 자산은 부실 공사나 철근 누락 사실이 시장에 즉시 공개될 경우, 해당 시공사의 주가 (신용)가 폭락하고 사업지 마련을 위한 금융 비용이 치솟아 개통 지연에 따른 막대한 지체 상금 위험이 발생한다.

 

발주처와 지자체, 대형 건설사는 해당 시설 기반 (인프라) 사업이 잡음 없이 빠르게 완공되어 자본 순환을 완수하기를 원하므로, 따라서 안전에 심각한 결함이 있더라도, 체계 내에서 보강 공사 안을 짜서 덮으려는 은폐 기제가 작동하게 된다.

   

·전세 제도의 거래 대상으로 전락한 주택


철근 누락 사태와 같은 부실 공사는 결국 개별 작업자의 단순 과실이 아니라, 원청사가 시공을 책임지지 않고 이윤만 떼어가는 하도급 구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안전과 품질을 희생시키는 자본의 운동, 그리고 이를 감시해야 할 감리와 감독 기관이 유착된 부패가 온전히 해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설 현장의 주요 구조부에 대한 원청사의 직접 시공 의무화나 감리 독립성 확보가 수반되지 않는 한, 자본의 이윤 추구 속성상 이러한 부실은 언제든 재발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건설 현장의 부실과 부패가 만연하여 주택의 물리적 조건이 기준 미달임에도, 전세나 월세와 같은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현상 역시 주택에 대한 자본 매매의 고도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논리적인 귀결이다.

 

철근이 누락되거나 부실하게 지어진 주택은 인간이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구조적사용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상태이기에, 시장이라면 가격이 폭락해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부동산 시장에서 거주 공간이라는 사용 가치보다, ‘향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담은 투자 상품으로의 성격이 압도한다. 자산가들과 부동산 법인, 금융 자본은 주택의 물리적 상태와 관계없이 입지와 공급 부족을 빌미로 주택을 매입하고 독점한다. 결국 노동 계급에게 주거는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집이 부실하게 지어졌다는 것을 알아도 당장 길거리에 나앉을 수는 없기에, 주택을 독점한 자본가들이 내놓은 월세나 전세 계약에 응할 수밖에 없다. , 주택의 질 역시 떨어지는데 가격은 자본가들의 투기로 인해 계속 올라, 결국울며 겨자 먹기차선책으로 임대차 시장의 수요자로 남게 된다.

 

월세·전세 제도에서 월세 제도는 노동자가 공장에서 힘들어 벌어온 임금 중 상당 부분을 토지 소유자 (집주인)에게지대의 형태로 직통 이전하는 구조이다. 이로 인해 노동자의 저축 능력은 더욱 저하되며, 자가 마련의 기회조차 박탈당한다. 전세 제도 역시 본질은 은행으로부터 대출 (전세 자금 대출)을 받아 집주인에게 거액의 무이자 자금을 신용으로 제공하는 구조이다. 정작 노동자들은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면서도 매달 은행에 막대한 이자를 지불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 자본 (은행)과 주택 소유자 (집주인) 노동자의 임금을합법적으로 나누어 가진다.

 

분명 공사 조건이 미달하는 부실 주택임에도 정작 노동 취약층이 매매를 못하고 전·월세 머무는 이유는, 주택이 실질적 거주 가치와 무관하게 재산을 소유한 자본가들의 투기 수단 (교환 가치)으로 독점되어 가격이 노동자의 임금 수준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자산을 소유할 자본이 없어, 생존을 위해 부실한 주택이라도 전·월세로 빌려 쓰며 소득의 상당 부분을 지주와 금융 자본에게 주거비 (지대·이자)로 끊임없이 수탈당하는 구조적 덫에 걸려 있다.

   

주택 시장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고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공공 주택 보급이 단순한 정책적 제안이 아닌 정치적 지형의 근본적 변화로만 이뤄지며, 이는 주거 문제를 시혜적 복지 대상이 아닌, 체제적 모순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주택 안정화 정책을 시늉하면서도 매번 실패하는 이유는, 현대 국가가 부동산 자본의 이익을 보호하는 지배 계급의 집행 위원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자유주의 양당 체제는 대형 건설사, 시행사, 금융 자본, 그리고 부동산 자본 증식에 편승한 지배 계급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 이 구조 속에서 법과 제도는 철저히의제 자본으로의 부동산 가치 보존을 위해 작동한다. 따라서 정부가 정책을 잘못 폈다는 지적만이 아니라, 현재의 정치적 지형이 부동산 자본과 쉽게 결탁해 있기 때문에, 주택의 사용 가치를 복원하려는 공공 주택 중심의 전면적인 개혁은 현 지형 내에서 원천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는 인과 관계를 먼저 확립한다.

 

수많은 노동자가 부실한 주택에서 전·월세를 살며 너도나도 지주와 은행에 이중 착취를 당하고 있음에도, 기존의 정치적 지형은 이들에게열심히 저축하고 대출받아 너도 자산가가 되라.’는 허구적 환각을 주입해 전선을 흐려왔다. 집값 폭등과 부실 공사로 주택 구매가 완전히 희박해진 시점에서임대차 시장에서 주거비를 수탈당하는 대다수의 무주택 노동 계급이 자신들의 처지를 자각하고, 이를 대변할 정치적 세력으로 집단화되어 정치 지형을 흔들어야만주택 보급 역시 확보될 수 있다.

 

주택 시장과 노동

 

현재의 주택을 대규모로 보급하기 위해서는 국가 재정의 우선 순위가 완전히 뒤바뀌어야 하며, 이는 권력의 주인이 바뀌어야만 하는 일이다. 현재 국가 예산과 공적 자금 (HUG 보증, 대출 지원 등)은 주로 민간 건설사의 미분양을 떠안거나 부동산 파이낸싱 (PF) 대출 부실을 막는 등부동산 금융 자본의 구제에 우선 투입된다. 이 공적 재원을 토지 국유화와 주택 직접 건설로 돌리려면 권력 자원의 배분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 ‘자본의 위험을 보호해 주는 국가 재정 운용 기조를 주거 안정을 위한 예산 편성권을 내세우는 일도 정치적 지형 변화에 대한 요구에서 이뤄질 수 있다.

 

현재의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노동 시장은 기존의 세대가 장기 근속하며 진입 장벽을 다진 반면, 정작 청년들은 특수 직종 (플랫폼) 노동, 비정규직, 파견직 등 노동 시장 (한계 노동)으로 밀려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기존 세대의 실질 임금은 15-18% 급증하는 동안, 청년층의 실질 임금 상승률은 수년간 5%대 성장에 그쳤다. 추가로 서울의 연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배수 (PIR) 13.9배에 달한다. 청년이 숨만 쉬고 월급을 14년 가까이 모아야 그나마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 그 결과 39세 이하 청년 가구 중 주택 거주 비중은 11%대에 불과하며, 세대 간 부동산 격차는 (2.6-2.8배 차이)로 벌어졌다.

 

결국 주택을 구매할 수 없게 된 청년들은 전세나 월세 시장으로 강제 진입하게 되며, 이 임대차 시장은 청년들의 가처분 소득마저 합법적으로 수탈하는 공간이 된다. 이는 매달 임금의 상당 부분을 건물주 (지주)에게 월세 (지대)로 납부하거나, 전세 자금 대출을 받아 은행 (금융 자본)에 막대한 이자를 지불하며, 노동자가 공장에서 잉여 가치를 착취당한 후, 주거 생활 과정에서 금융·부동산 자본에 다시 한번 수탈당하는이중 착취 구조이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임금의 상당 부분이 주거비와 대출 이자로 빠져나가면서 저축 능력을 상실한다. 안정적인 주거와 고용이라는 노동력 재생산의 물질적 조건이 파괴되면서, 결국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게 된다.

 

청년 세대의 일자리와 주택 마련이 재생산되지 못하는 본질은 노동 시장의 하청·비정규직화로 임금이 저하된 반면, 주택 시장은 금융화되어 청년들이 감당할 수 없는 자산 권력을 행사하는 영역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으로 자산을 살 수도 없고, ·월세에 만족하며 임금마저 금융 자본에 수탈당하는 이 구조는 정치적 지형 변화 없이는 또 다른 빈곤의 덫에 가두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청년 불평등 분석 기고문에서 고용 한파 속에서 청년층의 주택 거주 비중이 떨어지고 가계 자산 격차 역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지게 된 구체적인 통계도 있다.

 

부실 시공과 노동자의 산업 재해

 

부실 시공을 유발하는 구조적 요인은 노동자를 산재로 내모는 원인이 된다.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정해진 기한 내에 건물을 억지로 완성하려는 무리한 공기 단축이다. 콘크리트가 단단하게 굳는 양생 기간을 지키지 않고 층수를 올리기만 하면 건물은 오히려 부실해진다.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현장에서는 야간 작업, 동시다발적 병행 작업 (한 공간에서 여러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 무리한 연장 근무가 강행된다. 피로가 누적된 노동자는 집중력이 저하되며, 안전 수칙을 확인하고 안전 고리를 걸 시간조차 박탈당한다. 고용 노동부의 산재 통계에서도 건설업 사망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 압박이 매번 최우선 순위에 지목되는 이유이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안전 비용의 소멸도 지적되는데,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원청사에서 하청, 재하도급으로 내려갈 때마다 공사비는 토막이 난다. 최종 하청업체는 극도로 제한된 비용 내에서 시공을 완료해야 한다. 비용 압박을 받는 하청업체가 원가를 가장 먼저 줄이는 영역은 눈에 보이지 않는안전 예산이다. 추락을 막아주는 안전 펜스나 발판 (비계)을 불량 자재로 설치하거나 설치 개수를 줄인다. 국토 연구원 등의 안전 사고 분석에 따르면, 건설업 재해 중 가장 빈번한추락 (떨어짐) 사고의 대부분은 부실한 가설 공사 (임시 발판 설치 부실)에 기인한다. 부실한 가설재 사용으로 인해 건축물의 부실 시공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노동자의 추락사로 직결되는 구조이다.

 

비용을 극한으로 낮추기 위한 자본의 운동은 현장의 노동 구조를 파편화한다. 정작 도면을 해석하고 원칙대로 철근을 배근할 수 있는 숙련 노동자가 사라지면서 구조적 부실 공사 (철근 누락 등)의 확률도 치솟는다. 동시에 이들은 안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현장 내 작업이 원활하지 않아 위험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 결국 자본이 노동 비용을 깎아 부실을 키우는 과정에서, 현장의 위험은 고스란히 가장 취약한 저임금·이주 노동자들에게 전가 (위험의 외주화)되어 대형 산재 사고로 폭발한다.

 

따라서 부실 공사는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 자체의 붕괴를 의미한다거푸집 동바리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 무게를 받쳐주는 지지대)를 설계보다 적게 설치하거나 규격 미달 제품을 쓰면타설 도중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다이는 즉시 상부와 하부에서 작업하던 노동자들이 매몰되어 사망하는 중대 재해로 이어진다시공 과정에서의 자재 빼돌리기로 인해 곧 노동자의 작업 상태를 무너뜨리는 흉기가 된다자본이 이윤율을 높이기 위해 공사비를 ‘후려치고’ 공사 기간을 압박하는 자본 운동의 결과물이 바로 ‘부실 공사이며그 압박의 현장에서 몸으로 위험을 받아내며 추락하고 매몰되는 주체가 바로 ‘노동자 (산재)’이다부실 공사를 막는 시공 체계와 적정 공사비하도급 폐지는 안전한 주거권만이 아니라건설 노동자의 목숨을 구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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