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13.
십자군 원정과 현대 전쟁: 종교, 자본, 그리고 제국주의 대의명분
유럽 중세, 십자군 원정으로 촉발된 전쟁은 종교를 명분으로 만천하에 내세운 치열한 전투였다. 특정 명분을 의도적으로 내걸어 적국을 침략한 사례는 유럽 역사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소국 간 분쟁이 발생하였으나, 유럽의 방대한 전쟁 역사만큼 거대한 침략의 서사를 보여주는 사례는 드물다. 이는 현대 전쟁의 발전이 유럽과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일과 궤를 같이하며, 다음으로는 중동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종교는 전쟁과 평화 모두에 깊숙이 관여하였다. 평화적 타협과 동시에 전쟁 유발에 대한 화해 요청 및 협상 주도에 종교인의 역할이 컸다는 점이다. 그러나 함부로 종교적 대의에 가담하는 행위는 위험을 내포한다. 현대 전쟁의 책임이 지도자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점에 아연실색할 수 있지만, 지도자들은 ‘전용’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직업군을 모아 자신의 권력 도구 또는 자본의 기능으로 활용한다. 때로는 자본가와 협상하며, 강대국과의 상대적 의존 관계 속에서 절대적 지위를 군림하고자 한다. 정치인이 초기 실행을 옮기고, 투표권이 존재하는 한, 의도적 영토 침략의 명분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제국주의는 완성된다. 식민지와 군국주의 문제는 그 일부에 불과하다.
누구나 태어난 곳이 있지만, 내전 등으로 인해 자국이 분단되거나 해체되어 소멸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전쟁의 반복 속에서 국민은 일부분에 불과하며 어떠한 요구도 표출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이는 국가 기능의 막강한 역할이며, 집권 시 평화를 장담하기 쉬운 이유다. 평화적 진보 역시 압도적인 전력 차이로 인한 무너진 질서 속에 방치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실감하지 못한다면, 제국주의의 위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지금도 한반도를 둘러싼 공포를 초래하는 정치적 위력은 적에 대한 침략이나 의무적인 제도에 있을 수 있으나, 더 나아가, 그 단계에 개입하지 못하고 휘말리는 역할만 수행한 모든 국가 정부의 무력함에도 존재한다. 결국, 막강한 권력이 의도적으로 갈등을 유발하여 전쟁을 초래한다는 결말은, 실제로는 자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일부로 반복될 뿐이다. 그러한 점에서, 전 세계 국방부의 역사는 부패와 비리의 역사와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