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상업 자본의 회전. 가격

 

산업 자본의 회전이 생산 시간과 유통 시간의 통일 속에서 전체 생산 과정을 포괄하는 것과 달리, 상업 자본의 회전은 상품 자본의 운동이 자립화된 형태로 상품 형태 변화의 제1국면인 판매 C-M을 특수한 자본 환류 운동으로 나타낸다.

 

상인의 관점에서 상업 자본의 회전은 M-C-M´의 과정에서 화폐를 상품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화폐로 회수하는 행위의 연속적 반복이다. 일반적인 유통 영역 내 산업 자본의 형태 변화는 C1-M-C2, 곧 생산된 상품의 판매 대금 C1으로 새로운 생산 수단 C2을 구매하는 상품 간 교환을 매개한다면, 상업 자본의 운동에서는 동일한 상품이 두 번 소유자를 바꾸며 화폐가 상인에게 환류하도록 매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결과적으로 상업 자본의 회전은 생산 과정과의 직접적인 결합 없이 오직 유통 영역 내부에서의 화폐 자본 증식과 환류에 집중되는 특성을 지닌다.

 

상인 자본 100으로 상품을 구매하여 110에 판매할 경우, 해당 자본은 1회전한 것으로 간주하며 연간 회전수는 M-C-M´ 운동의 연간 반복 횟수에 따라 결정된다.

 

이때 구매와 판매 가격 차이를 유발하는 제반 비용은 분석의 본질적 형태를 변화시키지 않으므로 고려하지 않는다.

 

상업 자본의 회전수는 단순 유통 수단으로 화폐가 반복 유통되는 원리와 비슷한다. 100의 화폐가 10번 유통되어 그 가치의 10배에 달하는 상품을 구매하듯, 100의 화폐 자본이 10회 회전하면 총 1,000의 상품 자본을 실현하게 된다.

 

다만 화폐 유통이 서로 다른 주체들 사이에서 동일한 기능을 반복하며 속도로 유통 화폐량을 보충하는 것과 달리, 상업 자본의 회전은 동일한 가치액이 상품의 매매를 반복하며 동일한 소유자에게 M+ΔM(가치+잉여 가치)의 형태로 환류한다는 점에 특수성이 있다. (CW 33: 48-49) 이처럼 유통에 투입한 것보다 더 많은 화폐를 회수하는 과정은 상업 자본 회전의 핵심적 특징을 구성한다. 또한 신용 제도의 발달로 지불 수단 기능이 강화되어 자본의 회전 속도가 가속화되면, 그에 대응하여 동일 화폐량의 유통 속도 역시 병행하여 상승하게 된다.

 

상업 자본의 회전이 단순한 매매의 반복에 국한되는 것과 달리, 산업 자본의 회전은 전체 재생산 과정의 주기성과 갱신을 구체화한다. 이러한 산업 자본의 운동은 상업 자본이 존립하기 위한 외부적 전제 조건이 된다. , 상업 자본의 신속한 회전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산업 자본이 시장에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다시 회수하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하며, 재생산 과정이 정체되면 상품 자본의 회전 역시 필연적으로 지연된다.

 

상업 자본은 유통 시간을 단축하면서 생산 자본의 회전을 보조하지만, 회전 시간의 또 다른 제약 요인인 생산 시간 자체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상업 자본의 회전을 규정하는 선차적 한계로 작용한다. 나아가 재생산적 소비를 제외할 때, 상업 자본의 회전은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의 개인적 소비 속도와 규모에 따라 제한된다. 소비 재원으로 투입되는 상품 자본의 실현 여부가 전적으로 최종 소비의 동향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투기 국면에서 성행하는 상인 간의 내부 매매를 배제할 때, 상업 자본은 선차적으로 생산 자본의 판매 C-M 국면을 단축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나아가 신용 제도 하에서 상업 자본은 사회적 총 화폐 자본의 상당 부분을 동원하면서, 이미 매입한 상품의 최종 판매 이전이라도 구매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다. 이때 최종 소비자와의 단계적 거리나 중간 상인의 개입 여부는 본질적인 변수가 되지 않는다.

 

재생산 과정의 고유한 탄력성으로 인해 상인은 생산의 실질적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이를 지극히 가변적인 것으로 간주하게 되며, 이는 상품 형태에 내재된 구매 (M-C)와 판매 (C-M)의 분리만이 아니라, 유통 영역 내에서 가공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결과를 낳는다.

 

상업 자본의 운동은 유통 영역 내에서 자립화된 산업 자본의 운동에 불과함에도, 이러한 자립적 성격으로 인해 일정 범위 내에서는 재생산 과정의 제약을 무시하고 이를 한계점을 벗어나 추진시킨다. 결국 상업 자본이 지닌 내적 의존성과 외적 자립성 사이의 모순은, 그 불일치가 극에 달해 공황이라는 폭력적 수단을 매개로 내적 연관이 강제적으로 복구되는 지점까지 확대된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공황은 직접적 소비를 담당하는 소매업이 아니라, 사회적 화폐 자본을 집중적으로 운용하는 도매업과 은행 부문에서 우선적으로 폭발한다.

 

생산자와 수출입업자, 도매상 간의 연쇄적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는 미처 판매되지 못한 재고가 축적되며 과잉 생산의 전조가 나타난다. 모순적으로 이 시기의 소비는 표면적으로 매우 왕성해 보이는데, 이는 산업 자본가 간의 연쇄적 활동과 고용 확대에 따른 노동자 및 자본가의 지출 증가에 기인한다. 또한 (권 제3) 개인적 소비와 직접 연계되지 않는 불변 자본 간의 유통 역시 축적 가속화에 힘입어 독립적으로 확장되지만, 이 또한 궁극적으로는 최종 소비재 생산을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개인적 소비의 한계에 귀속된다.

 

결국 예상 수요에 근거한 불변 자본의 생산과 상업적 번영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으나, 원격지 시장에서의 자금 회수가 지연되거나 은행의 상환 압박 및 어음 만기가 도래하는 순간 공황은 현실화된다. 채무 이행을 위한 투매가 시작됨과 동시에 허울뿐인 번영은 종식되고 파국적인 경제적 붕괴가 수반된다.

 

상업 자본의 회전은 다수의 생산 자본들의 회전을 동시적 또는 순차적으로 촉진하면서 그 피상적이고 불합리한 성격을 심화시킨다.

 

상업 자본은 단순히 여러 산업 자본의 회전을 도울 뿐만 아니라, 상품 형태 변화의 상반된 국면들을 매개하기도 한다. 가령 상인이 제조업자로부터 아마포를 구매하여 표백업자에게 판매할 경우, 동일한 상업 자본의 회전 (C-M)은 한 산업 자본의 판매 국면 (C-M)과 다른 산업 자본의 구매 국면 (M-C)을 동시에 매개하게 된다.

 

유통 비용 K과 그에 따른 추가 이윤 ΔK을 배제하고 고찰할 때, 상업 이윤과 회전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수학적으로 명확해진다.

 

상업 자본 100에 대해 연간 평균 이윤율이 15%로 설정되어 있다면, 취급하는 상품의 생산 가격 변동은 상인이 획득하는 총 이윤액 15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예컨대 설탕 매매업에서 설탕 1g의 생산 가격이 1에서 0.05로 하락할 때, 상인은 동일한 자본으로 더 많은 물량 (100g에서 2,000g)을 취급하게 되며, 단위당 부가되는 이윤은 0.15에서 0.0075 (1g 판매 가격 0.0575)로 미세하게 분산될 뿐이다. 그러나 생산 가격의 고저는 개별 상품 단위당 부가되는 상업 이윤의 크기, 곧 가격 추가분의 비중을 결정한다. 따라서 생산 가격이 하락하면 상인은 동일 자본으로 더 많은 물량을 취급해야 하며, 총 이윤 15는 방대한 상품량의 각 단위에서 미세하게 분산된다. 반대로, 생산 가격이 상승하면 개별 상품당 부가되는 이윤의 절대량은 커지게 된다.

 

결국 개별 상품에 낮은 이윤을 붙여 다량을 판매할 것인지, 아니면 높은 이윤을 붙여 소량을 판매할 것인지를 상인이 임의적으로 결정한다는 통속적 견해는 오류에 불과하다. 상인의 판매 가격을 규정하는 두 한계인 상품의 생산 가격과 평균 이윤율은 모두 상인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객관적 여건이기 때문이다. 상인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은 자신의 가용 자본 규모와 시장 상황에 따라 고가품과 저가품 중 어느 품목을 거래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지점에 국한된다.

 

따라서 상인의 행위 양식은 전적으로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발달 단계에 귀속되며, 상인 개인의 자의적 의향과는 무관하다. 과거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와 같이 생산 독점권을 보유한 특수한 상업 자본만이 초기 자본주의적 수법을 변화된 상황에서도 고수할 수 있다는 시대착오적 망상을 겨우 유지할 수 있었을 뿐이다.

 

개별 상품에 대한 이윤 가산 방식에 관한 통속적 편견은 상업 활동만을 단편적으로 관찰하는 선입견에서 비롯되며,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이러한 오류를 강화한다.

 

첫째, 경쟁의 양상이다. 이는 총 상업 이윤이 개별 상인들 사이에서 분할되는 과정일 뿐이며, 특정 상인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판매 가격을 인하하는 행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라이프치히 경제학자 로셔의 주장처럼 (1858: 192) 가격 변동의 원인을 생산 방식의 근본적 변혁이 아닌 주관적인 분별이나 인간성에서 찾으려는 비과학적 태도다.

 

셋째로, 노동 생산성 향상으로 생산 가격이 하락할 때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며 일시적으로 시장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이다. 이 경우 판매 가격은 일시적으로 평균 이윤을 상회하는 초과 이윤을 산출하게 된다.

 

넷째, 자본의 회전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해 상인이 스스로 가산 이윤을 삭감하고 판매 가격을 낮추는 전략적 선택이다.

 

결론적으로 위에서 열거한 제반 현상들은 자본의 본질적 운동 법칙이 아니라 오직 상인 간의 경쟁 원리에서 발생하는 파생적 현상들에 불과하다.

 

자본권에서 논증된 바와 같이, 상품 가격의 고저는 투하 자본이 창출하는 잉여 가치의 총량이나 잉여 가치율을 결정하는 직접적 요인이 아니다. 가치와 일치하는 상품의 단위 가격은 해당 상품에 대상화된 노동 총량에 따라 규정되며,

 

노동 생산성 향상으로 노동량이 다수의 상품에 분산될 경우 개별 상품 가격과 그에 포함된 잉여 가치의 절대량은 감소한다. 그러나 잉여 가치율은 개별 상품 내 잉여 가치의 절대적 크기가 아니라 임금에 대한 잉여 가치의 상대적 비율에 의존하므로, 단위당 잉여 가치량이 적더라도 잉여 가치율은 높게 유지될 수 있다. , 단위 상품의 잉여 가치액은 노동 생산성으로부터 선차적으로 결정되며, 노동의 지불·미지불 분할 비율에 의거하여 후차적으로 규정된다.

 

상업 자본의 관점에서 볼 때 생산 가격은 외부적으로 주어지는 객관적 전제다.

 

과거 상인의 판매 가격이 높게 형성되었던 원인은 낮은 노동 생산성으로 인한 높은 생산 가격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제약되어 일반적 이윤율이 확립되지 않았던 경제적 여건에서 상업 자본이 잉여 가치의 상당 부분을 독점적으로 취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들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발전에 따라 점차 해소되었다.

 

상업 자본의 회전 속도는 업종별 특성과 경제 순환 국면에 따라 차이를 보이나, 실증적으로 산출되는 평균 회전수가 존재한다.

 

상업 자본의 회전은 산업 자본의 회전 과정 중 개별 국면이 독립적인 자본 운동으로 자립화된 것이라는 점에서 산업 자본의 회전과 구별되는 고유한 성격을 지닌다. 또한 이윤 형성 및 가격 결정 원리와 회전 사이의 상관관계 역시 산업 자본과는 상이한 원리에 따라 작동한다.

 

산업 자본에 있어 회전은 재생산의 주기성을 체현하며, 특정 기간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량은 이 회전 속도에 규정된다. 이때 유통 시간은 생산 규모의 확장을 저해하고 가치 및 잉여 가치의 창출을 제약하는 탄력적 장애물로 작용한다. 따라서 산업 자본의 회전은 연간 잉여 가치 생산량과 일반적 이윤율 형성을 규정하는 제한적 요인으로 기능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상업 자본에 있어 평균 이윤율은 외부에서 주어진 고정적 크기다. 상업 자본은 잉여 가치의 직접적 창출 과정에 관여하지 않으나, 사회적 총자본에서 차지하는 자기 비중에 비례하여 산업 자본이 생산한 이윤의 일부를 배당받으면서 일반적 이윤율의 형성에 참여한다. 결과적으로 상업 자본의 회전은 이윤 창출의 원천이 아니라, 이미 창출된 가치의 분배 및 실현 국면에서 그 독자적인 운동 법칙을 관철한다.

 

자본권 제2자본의 회전에서 규명된 바와 같이, 산업 자본의 회전수가 증가할수록 해당 자본이 창출하는 이윤 총량은 비례하여 확대된다. 일반적 이윤율이 확립된 조건에서 총이윤은 각 자본의 직접적인 이윤 생산 기여도가 아니라, 총자본 내 점유 비중 곧 자본의 개별 크기에 따라 배분된다. 그러나 이러한 배분 방식이 산업 자본 회전의 핵심적 성격을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 총산업 자본의 회전수가 높을수록 연간 생산되는 이윤 (또는 잉여 가치)의 총량은 증가하며, 기타 제반 조건이 동일하다면 이윤율 또한 상승하게 된다.

 

반면, 상업 자본의 경우 이윤율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미리 정해진 수치로 나타난다. 이 이윤율의 크기는 선차적으로 산업 자본으로부터 생산된 이윤 총량에 따라 규정되며, 후차적으로는 사회적 총자본 (생산 및 유통 과정에 투하된 자본의 합계) 중 상업 자본이 차지하는 상대적 규모와 양적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상업 자본에 있어 회전은 이윤율 자체를 창출하기보다 주어진 이윤율 하에서 개별 자본의 수익성을 실현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총 상업 자본의 회전수는 사회적 총자본 대비 상업 자본의 점유 비율, 곧 유통 과정에 요구되는 상업 자본의 상대적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투하되는 상업 자본의 절대량과 그 회전 속도는 명확한 반비례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기타 조건이 일정하다면 상업 자본의 상대적 크기, 곧 총자본 내 비중은 궁극적으로 총자본의 절대적 규모에 따라 규정된다.

 

예를 들어 총자본이 10,000일 때 상업 자본의 비중이 1/10이라면 그 절대량은 1,000이 되며, 총자본이 1,000인 경우 동일한 비율하에서의 절대량은 100이 된다. 이처럼 상업 자본의 상대적 비중이 고정되어 있더라도, 그 절대적 크기는 기초가 되는 총자본의 규모에 비례하여 변동한다. 본 고찰에서는 상업 자본의 상대적 크기가 총자본의 1/10이라는 주어진 상수로 전제한다.

 

상업 자본의 상대적 크기 또한 회전 속도에 따라 결정된다. 회전이 신속할 경우 상업 자본의 절대량은 총자본의 1/10 (1,000/10,000, 100/1,000) 수준인 1,000 또는 100에 머물 수 있으나, 회전이 지연되면 절대량이 2,000 또는 200으로 증가하여 상대적 비중 역시 1/10에서 1/5 (각각 2,000/10,000, 200/1,000)로 확대된다.

 

따라서 운수 수단의 발달과 같이 상업 자본의 평균 회전 시간을 단축시키는 요인들은 상업 자본의 필요 절대량을 감축시키며, 결과적으로 일반적 이윤율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발달한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은 이전의 생산 단계와 비교했을 때, 상업 자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중적 영향을 미친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발달은 상업 자본에 대하여 이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선 재생산 과정의 가속화와 상업 자본의 신속한 회전으로 인해, 동일한 상품량을 유통하는 데 필요한 자본량이 절감되면서 산업 자본 대비 상업 자본의 비중은 감소한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생산이 상품 생산으로 전환됨에 따라 총생산물 대부분이 상업 자본의 영역으로 포섭된다. 소규모 생산 중심의 이전 양식에서는 생산자의 직접 소비나 주문 생산 비중이 높아 상업 자본의 개입 여지가 적었으나, 자본주의 하에서는 생산물 전체가 유통 담당자의 수중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변화에 따른 상업 자본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이전 생산 양식에서 상업 자본은 절대량 측면에서 현재보다 작았다. 총생산물 중 상품화되어 유통되는 비중이 현저히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전 속도가 느린 데다 낮은 노동 생산성으로 인해 단위 상품의 가격이 높게 형성되었으므로, 취급 상품량 대비 투하되는 상업 자본의 상대적 크기는 오히려 자본주의 단계보다 컸다.

 

둘째, 자본주의적 생산 기반 위에서는 상품 생산량 자체가 비약적으로 증가할 뿐만 아니라, 가치 하락에도 생산물 중 상업의 대상이 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상업 자본의 절대적 양이 팽창하며, 해운·철도·전신 등 유통 수단 (인프라)에 투하되는 자본 또한 동반 상승한다.

 

셋째,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발달과 함께 소매업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투기 및 유휴 자본이 과잉 공급됨에 따라, 실제 기능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가동되는 상업 자본이 축적된다. 이는 자본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파생적 결과로 나타난다.

 

총자본 대비 상업 자본의 상대적 규모가 고정되어 있다면, 개별 상업 부문 간의 회전수 차이는 상업 자본에 배분되는 총이윤의 크기나 일반적 이윤율 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상업 이윤은 유통되는 상품 자본의 총량이 아니라, 해당 회전을 매개하기 위해 실제로 투하된 화폐 자본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령 연간 일반적 이윤율이 15%일 때, 100의 자본을 투하한 상인의 자본이 연간 1회 회전한다면 상품을 115에 판매하게 된다. 동일한 자본이 연간 5회 회전할 경우, 상인은 매 회전마다 100의 상품을 103에 판매하면서 연간 총 500의 상품 자본을 515에 실현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두 경우 모두 투하 자본 100에 대하여 동일한 15의 연간 이윤을 획득한다. 회전수에 비례하여 이윤이 증가한다면 상업 자본은 산업 자본보다 현저히 높은 이윤을 점유하게 되며, 이는 자본 간 등가 이윤을 보장하는 일반적 이윤율의 법칙에 모순된다.

 

따라서 개별 상업 부문별 상업 자본의 회전수는 상품의 상업 가격, 곧 상인의 판매 가격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인이 개별 상품의 생산 가격에 부가하는 상업 이윤의 크기는 해당 부문 상업 자본의 회전수 또는 회전 속도에 반비례한다. 가령 특정 상업 자본이 연간 5회 회전할 경우, 이 자본이 동일 가치의 상품에 가산하는 이윤 폭은 연간 1회 회전하는 자본이 부가하는 금액의 1/5 수준으로 결정된다.

 

결과적으로 회전 속도의 차이는 투하 자본 대비 연간 총 이윤율을 평균화하는 기제로 작용하며, 이는 개별 상품 단위의 가격 가산율을 차등화하는 근거가 된다.

 

개별 상업 부문에서 자본의 평균 회전 시간이 판매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이 규정된다. 상업 자본의 규모가 고정될 때 획득되는 상업 이윤의 총량은 연간 일반적 이윤율에 따라 결정되며, 이는 해당 자본이 수행하는 구체적인 상업 활동의 특성과는 무관한 독립적 변수다. 그러나 이 고정된 이윤 총량이 동일 가치의 상품량에 배분되는 비율은 회전 속도에 따라 반비례한다. 예컨대 연간 5회 회전하는 자본은 개별 상품 가격에 3% (15%1/5)만을 추가하는 반면, 연간 1회 회전하는 자본은 상품 가격에 이윤 전액인 15%를 직접 가산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본의 회전 속도는 개별 상품 단위당 부가되는 마진율을 결정하는 핵심 기제로 작용한다.

 

따라서 서로 다른 상업 분야 간에 상업 이윤율이 균등하게 형성되더라도, 상품 가치 대비 판매 가격의 비율은 상이하게 나타나며, 이는 각 상업 자본의 회전 시간에 정비례하여 상승한다.

 

반면, 산업 자본의 경우, 회전 시간은 개별 상품의 가치 크기를 결정하는 요인이 아니다. 비록 회전 시간이 착취되는 노동량을 매개로 특정 기간 생산되는 가치와 잉여 가치의 총량에 영향을 미칠지라도, 개별 상품 가치 그 자체를 변화시키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본질적 관련성은 가치와 생산 가격의 불일치로 인해 표면적으로는 은폐될 수 있으나, 산업 자본의 생산 과정 전체와 그에 따른 총 상품량을 포괄적으로 고찰한다면 가치 법칙의 일반적 타당성은 명확히 확증된다.

 

산업 자본의 회전 시간이 가치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고찰하면, 상품 가치는 투하된 노동 시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경제학의 근본 법칙에 수렴하게 된다. 반면, 상업 자본의 회전이 상업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매개 항목들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결여될 경우 가격이 자본의 주관적 이윤 목표에 따라 자의적으로 결정된다는 착시를 일으킨다.

 

특히 이러한 회전의 효과는 유통 과정이 생산 과정으로부터 독립하여 상품 가격을 규정하는 듯한 현상적 형태를 띤다. 결과적으로 재생산 총 과정에 대한 피상적이고 왜곡된 견해들은 대부분 상업 자본의 고찰에서 비롯되며, 상업 자본 특유의 운동 방식이 유통 주체들의 의식 속에 각인시킨 관념적 잔상에 기인한다.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에 내재된 진정한 인과 관계를 분석하는 작업은 고도의 복잡성과 난해함을 수반하며, 이는 독자들에게 상당한 지적 노고를 요구한다. 그러나 가시적인 현상적 운동을 그 기저에 자리한 실질적인 내적 운동으로 소급하는 것은 과학이 수행해야 할 핵심적 임무 중 하나다.

 

자본주의적 생산과 유통을 주도하는 행위자들의 의식 속에는 생산 법칙에 관한 고유한 관념이 형성되기 마련이나, 이는 생산의 진정한 법칙들로부터 완전히 불일치한 채 표면적 운동이 나타난 허상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의식적 전도는 자본주의적 관계가 외적으로 나타나는 방식에서 기인하는 필연적 결과물이다.

 

상인과 주식 거래인, 은행가의 관념은 그 경제적 지위로 인해 필연적으로 전도될 수밖에 없으며, 제조업자의 관념 또한 자신의 자본이 종속된 유통 행위와 일반적 이윤율의 균등화 과정에 따라 왜곡된다. 경쟁 원리 역시 이들의 인식 체계 안에서는 본래의 인과 관계와 상반되는 전도된 기능을 수행한다.

 

가치와 잉여 가치의 객관적 한계가 전제될 때 비로소 자본 간 경쟁이 가치를 생산 가격 및 상업 가격으로, 그리고 잉여 가치를 평균 이윤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내적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경쟁이 왜 일반적 이윤율을 특정 수준, 예컨대 1,500%가 아닌 15%로 수렴하게 만드는지 그 근거를 해명할 수 없다. 경쟁은 서로 다른 이윤율을 하나의 수준으로 평준화하는 기제일 뿐, 그 이윤율의 절대적 수준 자체를 결정하는 본질적 요소는 경쟁 내부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업 자본의 관점에서는 자본의 회전 자체가 가격을 결정하는 것으로 오인되기 쉽다. 산업 자본의 회전 속도는 일정 기간 착취되는 노동량을 규정하면서 이윤량과 일반적 이윤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상업 자본에 있어 이윤율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여건이며 이윤율과 잉여 가치 형성 사이의 내적 연관은 외견상 완전히 소멸되어 있다.

 

산업 자본의 경우 유기적 구성을 포함한 제반 조건이 동일할 때 회전수가 두 배로 증가하면 생산되는 잉여 가치와 이윤 또한 두 배로 증대하며, 이는 해당 자본이 혁신적 생산 방법을 독점할 때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반면, 상업 부문에서는 서로 다른 회전 시간이 다음과 같은 법칙, 곧 개별 상품 자본의 1회전당 이윤은 이를 매개하는 화폐 자본의 회전수에 반비례한다는 원리로 나타난다. 소매업자들이 내세우는 박리다매의 원칙은 이러한 회전의 법칙이 주체적 선택인 것처럼 오인된 것에 불과하며, 실상은 객관적인 자본 운동의 결과일 따름이다.


물론 각각의 상업 분야에서 관철되는 상업 자본의 회전 법칙은, 개별 자본의 회전 속도 편차가 상쇄된 해당 분야 전체의 평균 회전에만 타당하게 적용된다. 동일 분야 내에서 특정 자본 A의 회전수가 평균을 상회하거나 자본 B의 회전수가 평균을 하회할 수 있으나, 이러한 개별적 변동이 타 자본들을 매개로 상쇄되는 한 해당 분야에 투하된 상업 자본 전체의 총체적 회전 양상에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개별 상인이나 소매상에게 평균을 상회하는 회전수는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이 경우 상인은 산업 자본가가 평균적인 생산 조건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초과 이윤을 획득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로 초과 이윤을 얻게 된다.

 

경쟁이 격화될 경우, 상인은 자신의 이윤율을 평균 이하로 저하시키지 않으면서도 경쟁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우위를 점한다. 신속한 회전을 추동하는 요인이 상점의 입지와 같이 구매하는 조건이라면, 상인은 해당 조건에 대해 특별 임대료를 지불하게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그의 초과 이윤 일부가 지대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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