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전에 사람됨을 가르쳐라
문용린 지음 / 갤리온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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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은 사랑하는 자녀가 성공하길 바란다.

성공의 열쇠는 남 들보다 더 많이, 더 잘 배우는 것에 있다는 오랜 믿음으로
오늘도 부모는 생활비를 아껴 사교육비를 마련하고,
아이는 아이대로 이런저런 '학습'에 빡빡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좀 더 나은 교육환경과 기회를 자녀에게 주고픈 바램은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만큼 조기유학의 열풍을 가져왔다.
 
이러한 교육광풍의 시대에 지은이는 성공의 키워드로 '도덕'을 내세운다.
지은이의 주장은 단호하다.
"도덕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10년 뒤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즉, 학력을 비롯한 모든 것이 월등하다 해도 단 하나 결정적으로 부족한 것이 있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고, 그 결정적인 한가지가 바로 '도덕 지능(Moral Intelligence)'이라는 것이다.
 
'도덕 지능'이란 옳고 그름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나아가 자기만의 윤리적 신념에 따라
행동에 옮기는 능력을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 '욕구충족을 다음으로 미룰 줄 아는 능력'
'의견을 조율하는 능력', '옳다고 판단되는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도덕 지능을 키우는 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며, 열 살 전에는 모두 끝내야 한다고
지은이는 주장하다.
그 이유는, 사람다운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도덕 능력은 뇌의 '전두엽'의 역할이라고 하는데,
만일 어릴 때 전두엽이 손상되면 사회적으로 용납이 안 되는 범죄적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르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전두엽에 손상을 입었더라도 상식에는 어긋날지언정 사회적으로 용납 불가능한
행동을 저지르지는 않는다고 한다.
어려서부터의 충실한 도덕교육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이 자녀의 '성공'을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공'이 얼마만큼의 '행복'을 가져다 주는 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성공을 향해서만 내달리는 요즘의 세태에
'성공'과 '행복'에 대하여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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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가쿠타 미쓰요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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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 작품집은 1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20~30대 여성들의 연애담이다.
이 연애담의 독특한 점은 "책"이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주요한 소재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어떤 하나의 주제나 소재를 전면에 두고 여러 가지 빛깔로 변주해 내는 '옴니버스'식 구성은
작가에게나 독자에게나 매력적인 요소가 있다.
작가는 자기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담아 두었던 이야기 또는 테마를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독자는 눈 앞에 펼쳐진 다양한 이야기의 향연에 푹 빠졌다가도 그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 공통의 '정조'에 감동 받거나 공감을 한다.
 
'가쿠타 미쓰요'는 젊은 도시 여성의 초상을 섬세하고 날카롭게 잘 묘사하는 67년생 여성작가이다.
작품 속 여성들은 대개 현재 20대이거나 막 30줄에 들어선 여자들이다.
대개 대학진학 등으로 20대부터 독립생활을 시작하고 현재 자기의 일을 가지고 있다.
남자를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고 또 다른 남자를 만나기를 몇 차례 되풀이한다.
그 연애의 과정은 자연스럽고 이별의 장면은 쿨하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일상의 단면에서 날카롭게 포착한 감수성이 나쁘진 않았지만,
연애담으로서는 강한 임팩트가 느껴지는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책"에 대한 이야기라는 이 작품집의 또 다른 한 면이 좋았다.
9편 작품 속에서 책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끈이자 기억과 관계의 복원을 위한 계기가 되는
소설적 장치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책에 대한 에피소드와 주인공의 연애담이 잘 조화되어 있다.

이상하리만치 동일하게 갖고 있는 책이 많았던 책을 좋아하는 커플...
담담하게 이별을 준비하는 여자는 서로 공유하고 있던 책장에서 자기 책을 골라내며
실연의 눈물을 떨군다 (그와 나의 책장)

술을 사준 답례로, 집에 데려다 준 답례로 그냥 남자랑 자주는 여대생
헌책방을 떠돌아다니나는 '전설의 책'를 찾다가 만난 남학생에게서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다
(서랍 속)

애인과 싸우고 혼자 온 여행.
여관 방 서랍에서 발견한 시집 사이에 꽂혀 있는 보내지 않은 누군가의 편지 한편을 읽은 여자는
애인에게 전화하여 화해를 청한다.
"소중하게 마음에 품고 있던 추억들이 단어로 쓰이는 순간, 사는 냄새만 가득한 좀스러운 것이 될까"
(편지)

개인적으로는 유일하게 연애담이 아니고 남자가 화자인 '미쓰자와 서점'이 제일 마음에 와 닿는다.
어린 시절 동네 책방의 추억이 떠 올라 코끝이 시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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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도전하는 아이의 인생에는 막힘이 없다
EBS기획다큐멘터리-동기 지음 / 거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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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라면서 독서 목록에 '교육'에 대한 책들이 추가되고 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는 '다중지능'과 '도덕지능'에 대한 개념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

'다중지능'이론은 1983년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大 교수가 발표한 지능과 교육의 방법론이다.
그는 지능을 '일상적인 무제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함으로써 전통적인 IQ 개념보다
지능의 개념을 확대하여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공간'지능, '음악'지능, '신체운동'지능,
'대인관계'지능, '자기이해'지능, '자연 탐구'지능 등 8개의 지능영역을 제시하였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하나쯤은 뛰어난 지능을 타고 나므로 각자가 가진 재능영역을 빨리 발굴하고
개발하여 미래의 직업으로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도덕지능'은 옳고 그름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의 윤리적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좀 더 구체화하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 '욕구충족을 미룰 줄 아는 능력' '의견 조율 능력'
'옳다고 판단되는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등이 해당한다.
지금까지는 단지 덕목으로만 인식되어온 '도덕'이 미래에는 강력한 생존 무기가 될 것이므로
무엇보다 도덕지능을 갖추도록 아이를 길러야 한다는 주장이 골자이다.
 
이번에 읽은 이 책은 EBS 기획다큐멘터리 '동기' 2부작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방송은 보지 못했지만, 방송 내용에 대한 평판이 좋아 책으로 출간되자마자 읽게 되었다.

핵심 메시지는 '아이에게 고기를 잡아 주는 대신에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자'는 것이다.
기나긴 인생의 여정 중에서 '학습'에만 전념하는 기간은 의외로 짧고,
학교에서의 성적표가 인생의 성공을 좌우하지 않는다는 것을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의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삶의 전반에 걸쳐 성공에 다가갈 수 있는 '성공의 동력' 또는 '성공하는 습관'을
길러 주자는 주장에 대하여 대부분의 부모들은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열'현상이 전 사회적으로 만연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은,
많은 부모들이 단순히 지식만을 많이 넣어 주는 손 쉬운 방식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성공과 성취의 핵심 원동력으로 '동기'를 제시한다.
동기란 '스스로 하려는 자연스러운 마음'이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힘'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어느 정도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부분도 있지만, 교육을 통해 키우고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기의 키워드는 첫째 '자기통제 능력'이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충동을 억제하고 자기를 다스리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노력을 잘하는 사람이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에 가까이 갈 수 있다.

동기의 두번째 키워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패 속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
똑같은 절망의 상황 속에서 좌절만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계기로 삼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는 '평가목표'에 의미를 부여하느냐? '학습목표'에 의미를 부여하느냐의 차이이다.

'평가목표'는 남들보다 더 '똑똑하다, 능력 있다, 재능 있다'라는 인정을 받고 싶은 동기를 의미하고,
이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현재 상태에서 더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유지하는데에 더 주안점을 두므로, 어려운 상황에 닥쳤을 때 동기를 잃어버리고 주저 앉기 쉽다.

'학습목표'는 주위의 평가보다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자기의 실력을 높이는 것'에 동기를 둔다.
인생을 살면서 되풀이되는 숱한 실패와 좌절의 상황에서 위기를 딛고 일어서게 만드는 힘이 바로 학습목표의 힘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많이 공감하였으며,
혹시, 나의 평소 행동이나 말 중 아이에게 '평가목표'위주의 사고를 심어 준 경우는 없는지
찬찬히 되돌아보게 하였다.

"동기가 없는 아이는 없다. 다만, 동기를 떨어뜨리는 환경이 있을 뿐이다"
"아이에게 동기를 가르치는 것이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다"

아이를 잘 교육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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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로콩밭에서 붙잡아서 - 제10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 수상작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5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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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의 한 깡촌 마을이 있다. 관의 자료에 따르면 그 마을 '우시아나'는 이런 동네이다.

"우시아나는 일본 최후의 비경이라 일컬어지는 다이규 산의 산록에 말굽버섯처럼 달라붙은
한촌으로, 넓이는 도쿄의 6분의 1에 달하지만 인구는 약 300명. 65세 이상 인구가 36퍼센트를
넘는 전형적인 과소마을이다"

이제 8명 밖에 남지 않은 다소 늙은 이 마을 청년회 회원들은 마을 살리기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있는 돈, 없는 돈 털어 모아 거금 536만엔을 마련하고 마을에서는 유일하게 도쿄물을 먹은 적이 있는
청년회장을 도쿄로 급파하여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를 맡아 줄 광고 대행사를 찾는다.

당연히 일류 광고사는 퇴짜를 놓고, 도산 직전의 삼류 광고사가 낼름 프로젝트를 떠 맡는다.
순박하기만 한 시골 사람들과 대도시의 때가 적당히 묻어 있는 광고쟁이들이 뭉쳐서
대단한 이벤트를 런칭 한다.
바로 마을 호수에 '공룡'을 출현시킨 것이다.

여기까지 스토리 진행 과정은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진행된다.
이렇게 벌려 놓고 어떻게 뒷 수습을 할 것이지, 바로 여기에 지은이의 역량이 달려 있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책 읽기의 몰입과 재미가 있었다.
다만 예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말이 아쉽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작품의 성격상 별 다른 결말을 기대하는 것이 더 우습긴 하다.

기분 꿀꿀할 때 읽을 만한 재미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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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이션展 - 세상을 뒤흔든 천재들
이명옥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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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999년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에서 열린 '센세이션전'에는 갖가지 충격적인 표현방식을
선보인 작품들이 전시 되었다.
그 중 나이지리아 출신 흑인화가 '크리스 오필리'의 작품 '성모 마리아'가 대단한 화제가 되었는데,
이 작품은 검은 피부의 성모 마리아에 코끼리 배설물과 포르노 잡지에서 오려 낸 외설사진들로
장식이 되어 있었다.

검은 피부의 '성모'만으로도 충격적인데 이에 더하여 아프리카를 상징한다는 코끼리 배설물,
포르노 사진 까지....
이 작품에 대하여 격렬히 분노하거나 역겨워 하는 관객이 속출하고
곧 이어 '예술'이냐 아니냐, '신성모독'이냐 아니냐를 두고 뜨거운 실랑이가 벌어졌었다.

이 책의 제목은 바로 그 '센세이션전'에서 빌어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책 역시 '논쟁적'인 책일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지은이는 이 책의 주제는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기'라고 한다.
미술에 있어 '낯설기 기법'은 익숙한 사물을 낯설게 보이도록 만들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벼락같은 충격을 주는 기법이다.

이 책에 소개된 예술가들은 이러한 낯설기 기법의 원조들이다.
낯설기 기법은 일반인의 시각과는 다른 이른바 천재의 시각이다.
이 들의 작품은 당대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거나,
반대로 철저히 무시당했다.

왜냐하면 그들의 작업은 예술적 관습까지 뒤 엎었기 때문이고,
이 들의 강한 개성과 과도한 열정 그리고 불굴의 예술혼은 동시대 평균치의 정서와 사고방식과는
필연적으로 충돌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대에 그토록 파문을 일으켰던 그들이 훗날에는 열렬한 추종자를 가지게 되고
그 들의 작품은 걸작의 반열에 들어가게 된다.

지은이는 '가부장제에 도전한 페미니즘전' '외설과 예술사이의 시시비비전'
'고정관념을 처절히 깨부순 파격전'이란 3가지 부제로
'마네', '로댕', '클림트' 등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예술가 뿐 아니라,
350년간 미술사에서 삭제되었던 최고의 프로 여성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존 레논을 망친 악녀라는 낙인이 찍힌 '오노 요코',
포르노 사진이라 낙인 찍혀 죽고 나서 조차 법정의 재판을 받아야 했던 '로버트 메이플소프'
스승의 그늘에 가려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정신병자가 되었던 여성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등
다양한 천재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미술의 문외한이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씌어진 것이 미덕이다.
지은이의 인도에 따라 알게 모르게 주입된 예술에 대한 우리의 편협한 시각을 교정해 보자.
반드시 아름답고 숭고한 것만이 예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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