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See Learning 타이거 시 러닝
박연선,박길선 / 동아일보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비행기? KTX? 자동차?

정답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것' 이라고 한다.
물리적인 시간과 인간이 감각으로 느끼는 시간은 이렇게 차이가 있다.
현대인들은 물리적인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
도로를 만들고, 터널을 뚫고, 다리를 놓고, 더 빠른 탈 것을 만들어 내었다.

부산이 고향이라 학생 때부터 수 년을 서울과 부산을 오고 갔었다.
언젠가 KTX를 타고 고향으로 가며, 창 밖으로 휙휙 지나치는 풍경을 보다 말고 문득,
2시간 가까이 단축된 고향 가는 길이 얼마나 나에게 행복을 주었나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물리적인 공간과 공간이 가까워 진 만큼 우리들 마음의 공간도 그 만큼 더 가까워졌을까?
한참을 생각하였다.

이 책은 학습법에 관한 책이다.
좀 더 부연하면 초고속 속독법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우리는 왜 책을 읽을까?
지식 습득을 위해서, 혹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와 같은 실용적인 목적도 있고
글을 읽어야 하는 직업상의 목적도 있고, 단지 즐거움을 구하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한다.

즐거움을 얻기 위한 책 읽기가 빨라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 위한 관광열차의 속도가 빠르지 않는 것과 같다.

하지만, 실용적인 목적으로 책을 읽어야만 한다면 이러한 속독법이 유용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호랑이의 사냥법에서 착안하여 'Tiger See'라는 학습법을 개발하였다.

Tiger See Learning의 원리는 글을 읽지 말고 보라는 것이다.
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이미 기억으로 담겨져 있게 되므로,
글을 보고 나서 의식적으로 자신이 본 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고
그 잠재의식 속의 기억을 끄집어 내기만 하면 수 많은 글들도 단지 몇 초만에 머리에 집어 넣고
사용 할 수 있는 능력이 개발 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을 한 번 읽고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설명이 구체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으므로
이 책에서 제시된 방법으로 반복 연습을 할 생각이다.

만약, Tiger See Learning을 마스터 하더라도, 과연 느릿느릿 소설 읽는 재미를 버릴 수 있을까?
아마, 그 즐거움은 포기하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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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토크 - 마음을 훔치는 작은 카리스마
데브라 파인 지음, 김미옥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누군가 상대방과 반드시 대화를 나누어야 할 상황이 종종 있다.
그 상대방이 항상 만나는 직장 동료나 친한 친구라면 특별한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지만,

모임에서 처음 인사를 나눈 사람, 직장이나 사업관계상 만난 사람,
심지어, 오랜 여행을 위한 비행기나 기차 옆자리에 앉은 낯선 사람과
아무런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화제를 끌어내어 대화를 계속하는데 익숙한 사람은 별로 없다.

처음 보는 사람 뿐 아니라,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약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어떤 특정 인물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한 단계 더 진전시키고 싶으나, 생각과 같이 잘 되지 않을 경우도 많다.

이 책의 제목인 Small Talk는 '사소한 화제로 나누는 간단한 대화'를 의미한다.
복도를 지나가다 만난 동료의 넥타이 색깔에 대한 가벼운 칭찬,
엘리베이터 안에서 건넨 짧은 안부, 고객과 미팅에 앞서 꺼내는 날씨 이야기 등이
모두 스몰토크인 셈이다.

혹시 달변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유난히 사람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스몰토크의 달인일 가능성이 크다.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서 왜 Small Talk가 중요할까?

사람과의 관계는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은 사소한 관심과 대화에서 시작된다.
즉, 스몰 토크는 다른 사람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를 열어 주고,
그 통로를 통과하기만 하면 상대방과 좀 더 인간적이고 흥미진진한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다.
반면에 스몰토크에 익숙하지 않거나, 두려워하는 사람은 점차 사회 생활에서 고립될 수 밖에 없다. 

이 책의 저자 '데브라 파인'은 IBM 등 세계 유수 기업과 단체를 상대로 '스몰토크 프로그램'을
강연하는 세계적인 '대화코치'라고 한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화려한 대화술을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스몰토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 두 가지 원칙을 꼭 실행하라고 강조한다.

첫째, 위험을 감수하라.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는 모험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접근해오기를 기대하지 말고 친해지고 싶은 사람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어라.

둘째, 대화의 짐을 떠맡아라.
대화를 할 때는 각자 몫의 짐이 있으며, 스스로 짐을 떠맡아야 한다.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화제를 생각해내는 일,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 역시 대화의 짐이다. 그 짐을 내 몫으로 받아들여 상대를 편안하게 해줄 수 있다면
상대도 기꺼이 나를 위해 대화의 짐을 떠맡으려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네트워크 시대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고 이를 지속해 나가는 것은 행복하고 즐거운 삶의 영유뿐만 아니라
사업적으로도 더 없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정작 좋은 인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져도
대화의 물꼬를 트지 못해 기회를 잃어버린다면 성공적인 삶의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Small Talk의 방법을 익힌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거침없이 대화할 수 있는 자신감을 익히는 것이요,
자신의 인생의 영역을 넓히고, 성공적인 삶의 토대를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다.

스스로 누군가와의 대화가 부담스럽다고 느낀다면
Small Talk에 대해 알아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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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잃어버린 여덟 가지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집에는 꼬맹이부터 19살까지 각기 다른 소녀들의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작가는 소녀의 일상 또는 강렬한 기억을 준 예기치 않았던 사건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해 가는 소녀의 감수성을 보여 주고있다.
 
[그게 다 운명이야]
초등학교 시절 어느 여름 바닷가에서부터 운명론자가 되어 버린 소녀는
친구가 일으킨 사건으로 인생에 대하여 새롭게 생각한다.
 
[병아리가 죽던 날]
소년의 눈을 볼 때면 느꼈던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첫 사랑임을 소녀를 알게 되지만...
 
[엄마의 비밀]
동생을 보게 된 소녀는 인간이 공허를 메우기 위해 운다는 것을 깨닫는다.
 
[바다로 가는 길]
행복한 하루하루 속에서 인생을 가볍게만 여기는 수완가 깍쟁이 소녀는
시골 친구들과의 이별에 진정으로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꽃을 든 여자 이야기]
절대적인 아름다움에 소녀는 본능적으로 마음이 끌린다.
 
[피는 물보다 강한가?]
이웃집 아주머니를 통해 모성의 본질을 본다.  
 
[불꽃놀이를 즐기는 색다른 방식] 
소녀는 성숙한 사랑에 대하여 생각한다. 
 
[To be or not to be]
비록 착각이었지만 소녀는 죽음을 준비하며 성숙해 진다.
 
여덟 명의 소녀와의 만난 후,
동일한 시기를 이미 지나쳐온 현재의 독자들이 회상하는 과거의 자신의 모습과
소설 속 소녀들과는 많이 다르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아니, 그 때는 비슷하였지만 이제는 깡그리 잊어 버렸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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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가의 석양 - Always
야마모토 코우시 지음, 한성례 옮김 / 대산출판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은 1958년 4월에서부터 이듬해까지
도쿄의 어느 동네를 배경으로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12편이 담겨 있다.
매월 1편씩의 이야기는 서로 이어지는 것도 있으나, 독립적인 단편으로 읽혀도 무방하다.

이 소설 12편의 모든 작품에 반드시 "도쿄타워"가 언급되어 있다.
가령, 길을 살짝 잃은 소년은 공사 중인 도쿄타워를 표지판 삼아 집으로 향하고,
혼자만의 착각이었던 옛사랑 여인과 시간을 떼우기의 의미없는 대화 속에서도 언급이 되고,
새 가족을 맞으려는 소녀는 어쩌면 자매가 될 지도 모를 다른 소녀와
유원지 놀이기구 안에서 도쿄타워를 바라보고,
크리스마스 이브,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이 이제 완공되어 갖가지 불빛으로 아름답게 치장된
도쿄타워의 야경을 함께 바라보기도 한다.

일본인들에게 도쿄타워는 어떤 의미일까?     
1950년대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의 실의를 떨쳐내고
'한국전쟁' 특수를 기반으로 재도약을 위한 사회적 에너지가 넘쳤던 시기이다.
오늘의 고통보다는 내일의 희망을 품고 팍팍한 일상을 견디어 나갔던
서민들의 희망이 '도쿄타워'로 상징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작품집은 순박하고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이 빚어 내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누가 먼저 라고 할 것 없이 서로 힘이 되어준다.

이 마을에는 직원의 월급을 올려 주기 위해 거래처 사장에게 고개를 조아리는 사장님도 계시고
가난한 미망인을 위해 빵부스러기, 어스러진 두부를 나누어 주는 이웃도 있으며,
부자 친척집보다 가난하고 허름하지만 엄마와 같이 사는 것이 더 좋다는 착한 아들도 있다.

또한, 그 시절은 에어컨이 없어도 선풍기, 부채, 발, 물뿌리개만으로 여름더위를 견딜 수 있었고
혹독한 겨울 추위도 가족들끼리의 따스한 체온을 나누며 이겨내었다.

오늘날의 풍요를 일구어 낸 원동력이 되었던 지난 '쇼와'시절에 대한
일본인들의 짙은 향수가 문장 하나하나에 베어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웬지 불편했다.
우리나라의 가혹했던 50년대, 60년대는 어디에서 연유했던가?
그들의 그리워하는 '쇼와'시대는 우리에게는 몸서리쳐지는 식민지의 시대였고
동족이 서로 총을 겨누어야 했던 가혹한 시절이었다.  

물론 이 소설은 잔잔하고 건강하고 충분히 감동적이다.
요즘 봇물처럼 출간되어 본의 아니게 많이 읽게된 일본소설중 괜찮은 축에 속한다.

하지만, 우리가 과거 유사하게 경험했던 '정서'의 동일성을 이웃나라의 소설에서 발견하고
마냥 감동만 하기에 두 나라간 역사 인식의 간극이 아직은 너무도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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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가 되지 못한 왕자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9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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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의 아홉번째 작품집으로 11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플라시보 시리즈는 세계 30여개국에서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이 짧고도 기발한 이야기들에 독자가 열광하는 이유중 하나는
그의 소설은 시대나 국경에 관계없이 독자들이 쉽게 읽힐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명이나 인명 등과 같은 고유명사가 잘 등장하지 않는 점이다.
 
저자의 글에서 스스로 작품의 성격에 대해
'일본에는 거의 없으며 시사풍속에 관한 묘사를 피한 작품'이라고 하였다.
그는 일본 문학의 전통인 '풍속소설'을 의도적으로 피하였다.
이렇게 작품 속에 풍속묘사를 배제하였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과 무관하고,
다른 문화적 전통을 가진 나라에서도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또한 그의 짧은 소설이 SF류이거나 풍자소설, 유머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는 점도
물론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왕자가 되지 못한 왕자]는
마크 트웨인의 유명한 소설 '왕자와 거지'에서 왕자가 될 뻔하였던 거지의 후속편 이야기인데,
어린 시절 만났던 동화 속 인물들이 예기치 않게 비틀어진 채 등장한다.
'톰'은 거지에서 일약 육아원 원장이 되어 '백설공주'를 만나 결혼하고,
백설공주의 아버지는 난데없이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는가 하면,
백설공주는 '신델레라'의 미모를 질투하여 톰에게 전쟁하기을 졸라 어쩔 수 없이 전쟁준비를 하는데,
'피리부는 사람'은 용병을 끌어온다.
급기야 '피터팬'까지 나타나서 결국 톰은 피터팬과 네버랜드로 떠나게 된다.
네버랜드에서 톰은 어떻게 되었을까? 한번 더 변신이 톰의 변신이 남아있다.
 
[수용]은 최고의 반전을 보여 준다.
미모의 애인을 남자들에게 빼앗길까 전전긍긍하던 차에
지구인의 생식을 연구하기 의한 실험도구로 외계인에게 납치된다.
외계인의 목적은 불임으로 지구인을 멸종시키는 것이 목적인데...
마지막 문장이 기가 막히다.
"어찌됐든 우리들의 쾌락도 지구의 안녕도 당분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에스컬레이션]은 여자의 털 한 자락이면 숫처녀인지 여부를 밝혀내는
시약의 발명으로 야기된 사회현상을 풍자하고 있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푹 빠지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더욱이 돈이 되면 더 빠져 들고 설사 돈이 되지 않더라도,
 무언가 즐거움을 맛볼 수만 있다면 푹 빠져서 허우적대는 동물이다"
매스컴과 사회적 논쟁에 대한 저자의 인식이 예리하다.
 
[시체만세]는 시체를 둘러싼 한 바탕 소동이 마치 미스터리 스릴러처럼 그려지다가
예상 밖의 결말로 끝맺는다.
 
그의 작품은 이 책으로 처음 접했는데,
그가 개척하였다는 Short Short의 독특한 묘미를 맛보았다기 보다는
약간 짧은 듯한 단편소설집을 읽었다는 느낌이다.
한편 한편이 작가의 유연하고도 기발한 상상력과 사물의 본질을 궤뚫는 예리한 풍자가
잘 녹아 있어 재미있게 읽었고 앞서 나온 시리즈도 구해 읽어볼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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