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THE AX(1997)
우선 이책은 표지부터가 좀 남다릅니다. 까만 선글라스를 쓴 무표정한 남자.
아니 좀 으스스한 보이기도 하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들어가 보겠습니다.
제지 회사에서 20여년을 일한 평범한 이 남자. 버크 데보레.
재직중인 회사가 (할시온 밀스:종합체 용지 제조)합병되면서 자신의 의자와는 상관없이 정리해고 대상이 됩니다. 그저 남의 일이라 여겨졌던 퇴직이 자신의 몫이 되자 시대의 흐름처럼 받아들이게 됩니다.
퇴직후 얼만동안은 여유를 잃지 않습니다. 아직은 괜찮은 통장 잔고와 나름 업계에서 알아주는 경력이 새로운 일자리를 쉽게 구할꺼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닙니다.
2년여의 실업기간, 번번히 떨어지는 면접. 이어지는 무력감. 길어지는 구직기간 만큼이나 가정의 평화도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서서히 균열이 생기고 아내와의 대화도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회사에서 지원해주던 의료복지 혜택도 끊어지고 가장으로써의 무거운 짐만 더 늘어갈 뿐입니다. 남편대신 일자리를 구한 아내를 직장에 태워주는 일이 하루 일과중 하나가 돼버립니다.
그리고 아내의 외도......
이 모든게 일자리 때문이라고, 일자리만 구하면 지금의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리라는 확실한 믿음, 그리고 지금의 망가지고 흐트러져 가는 내 인생을 정리해고 전의 상황으로 되돌려야 된다는 절박함이 데보레로 하여금 위험한 일을 꾸미게 합니다.
제지 관련 업계 잡지에 가짜 구인광고를 내고 우체국에서 개설한 사서함을 통해 이력서를 받게 됩니다. 수북히 쌓인 이력서. 구직을 원하는 사람들.
사실은 그들 모두가 데보레의 경쟁자들 입니다.
수많은 이력서중 자기보다 유능하고 젊은 구직자 5명을 추려냅니다.
불행한 선택을 받은 5명. 데보레는 그들이 사라져야 나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을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도구는 바로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의 낡은 트렁크에서 발견한 권총 한자루. 집에서 무려 50Km 달려간 숲속에서 총탄을 시험발사 해보기도 합니다.
첫번째 계획은 그렇게 조심스럽게 시작됩니다.
그의 첫번째 제거 대상은 마흔아홉의 “허버트 콜먼 에벌리“ 이력서에 적힌 주소를 통해 집 근처에 차를 세우고 잠복을 시작합니다. 우편물을 확인하러 나오는 순간 총을 이용해 제거할 계획을 세웁니다.
얼마후 한 남자가 우편함을 서성이고 에벌리의 얼굴을 모르는 데보레는 확실히
그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름을 부릅니다.
” 에벌리씨? “
“ 네? ”
“ 허버트 에벌리? ”
“ 그런데요? ”
그 순간 총알은 발사됩니다.
그리고 정신없이 차를 몰고 현장를 떠납니다.
두근거리는 심장.
난생 처음으로 저지른 살인.
그렇게 첫번째 계획은 성공합니다.
두번째 제거 대상은 화학공학 학사 학위의 “ 에드워드 G. 릭스 ”
데보레 자신이 만약 인사담당자 였다면 당연히 우선 채용했을거라는 생각에 제거 대상으로 삼습니다.
첫번째와 마찬가지로 집 앞에 차를 세우고 우편물을 확인하러 나오는 순간을 기회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집 앞에 수상한 남자가 있음을 이상히 여긴 릭스의 아내는 자신의 딸과 부정한 짓을 저지른 남자로 오해하게 되고 데보레와 실랑이를 벌이던중 남편 릭스의 이름을 부르며 집을 향해 뛰기 시작합니다. 그녀를 쫒아가던 그의 총구는 그녀의 뒤통수를 겨누고 불을 뿜습니다. 그리고 집안 차고에 숨은 릭스를 찾아내 두번째 불을 뿜습니다.
부부살인사건이 연일 뉴스에 크게 보도되자 불안해하는 데보레. 그러나 사건은 딸과 부정을 저지른“루이스 링어“라는 자의 소행이라며 경찰은 발표하고 그자는 자택에서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사건은 일단락 됩니다.
세번째 제거 대상은 “에버릿 B.다인스” 제지업계 경력 22년중 종합제 용지 경력만 9년. 그또한 없어져야할 인물입니다.
그가 아르바이트 하고있는 식당으로 찾아가 식사를 하며 다인스가 맞는지 확인차 그와 몇마다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그러면서 그와 친밀감이 생기는걸 경계합니다. 주변을 맴도는 데보레. 그날밤 퇴근하고 집으로 향하는 다인스를 향해 자신의 승용차 엑셀레이터를 힘껏 밟습니다. 그 뒤로도 차는 몇번을 전진과 후진을 반복합니다.
이쯤되자 주인공 데보레는 후회와 기쁨과 슬픔과 죄책감이 뒤섞인 감정에 휩싸입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저지른 일을 고백하듯 나열하며 유서처럼 써놓기도 합니다.
내가 왜 이래야 되는지, 왜 이렇게까지 해야되는지, 왜 이렇게 할수 밖에 없는건지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횟수를 거듭할수록 점점 대담해지는건 물론이고 자기 합리화와 정당성까지 스스로에게 부여하게 됩니다.
아내와의 대화는 점점 더 줄어들게 되고 균열은 더 선명해집니다.
어느날 아내는 당신과는 더이상 대화가 안된다며 사회복지센타 상담을 받든 내가 집을 나가든 둘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아내.
엎친데 덮친 겪으로 그의 아들 빌리는 동네 쇼핑센타 컴퓨터 소프트웨어 가게 절도범으로 경찰에 잡히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상황이 악화될수록 자신의 취업만이 모든결 해결해준다는 믿음만 더욱 굳건해지는 데보레.
어차피 여기까지 온 이상 더이상 시간을 끌수도 지체할수도 없다며 다음 계획을 실행에 옮깁니다.
이제 남은 사람은 개럿 블랙스톤과 호크 엑스먼. 그리고 동종 업계 잡지에 신공법 개발을 자랑 삼아 늘어놓은 아카디아사의 생산 라인 감독관 업튼 팰런까지. 3명 남은 상황.
그런데 얼마후 감찰국 수사과 버튼 형사가 그의 집을 방문합니다.
아직은 아니길 절대 그럴리 없다고 속으로 생각하는 데보레.
과연 그의 계획은 여기서 멈추게 될까요?
그가 그토록 바라던 정리해고 전의 상황으로 모든걸 되돌려 놓을수 있을까요?
결말은 둘중에 하나입니다.
밝혀지거나 또는 안밝혀지거나
저는 그 결말에 매우 만족한 1인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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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IMF 당시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많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중 많은 가장들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가 됐죠.
그들이 주인공 버크 데보레처럼 위험한 계획을 세웠더라면.... 정말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입니다.
작가는 대량해고, 감원이 개인의 가정에 어떤 비극을 초래하는지 한 남자의 인생이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 가정을 지키기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의 목숨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생각.
무한경쟁시대의 짓밣히지 않으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끌어내려서 밟고 올라서야하는 참으로 무서울수도 있고 잔인할 수도 있다는 현실이 그렇다는데는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리라 생각됩니다. 이것이 자본주의 국가의 한계라 여겨지기도 합니다.
저또한 언젠가는 버크 데보레처럼 정리해고 대상이 될수도 있고 정년퇴직을 해야하는 그때가 올것입니다. 이 사회에서 더 이상 필요없음을 통보받는 날이 올테지요
그때를 위해서 권총 한자루 구해놔야 될듯 싶습니다. ㅎㅎ
한가지 분명하게 말씀드릴수 있는건 저는 데보레와 같은 계획은 세우지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