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불행이 당신의 위로가 될 때
이생강 지음 / 좋은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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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강렬했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대놓고 이야기하기는 꺼려졌던 진실.

누군가의 불행이, 때론 나의 안위를 확인하는 수단이 되곤한다는 이야기를.

무려 제목으로 접하게 되어서

강렬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목이 주는 강렬함을 채워주기에는 조금 아쉬웠다. ㅎㅎㅎ

진짜 리얼. 일기장을 훔쳐보는 느낌?

과감하게 솔직히 풀어놓은 이야기.

포장의 맛이 없는 날 것의 생생함이 넘치는

그 위에 데코레이션된

자유와 방종?이 넘치는 삽화까지. ㅎㅎㅎㅎ

독립출판물의 에너지를 풍기는 야생의 에세이였다.

?? 중간에 독립출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던데..

이거 독립출판인가????

그 중 기꺼이 눈길을 잡아끌었던 구절들을 옮겨본다.

p.148,149

마음 손해보험

마음에 입은 상처도 보험 처리해 주면 안 될까요?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았으니 쌍방 과실은 확실하지만

앞에 계신 분이 이제 와 뒷목 잡고 큰소리치시는데

저도 바닥에 드러우눌까요?

알고 보면 제가 더 마음을 많이 줘서 저 사람보다 제가 더 아프거든요.

그럼 제가 더 손해 아닌가요?

접수되셨고요.

드러누우실 필요 없습니다.

일단 담당자에게 그간의 선연락 빈도, 애정 표현의 경중이 담긴 메시지 등의 기록물을 제출하시면 담당자끼리 상황 판단 후 보험 처리해 드립니다.

사고 수습 기간 동안 임시 애인 지원 가능하신데, 이전 애인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못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됐습니다. 돈으로 주세요.

p.155

노브레끼

나는 어쩌면 내 인생에도 잦은 브레이크를 걸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휘어진 길이라도 고르지 못한 길이라도 내가 가는 속도 그대로 가 보면 됐을 텐데 지레 겁먹고 멈춰 선 시간들.

p.174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어서

행복을 목표로 두지 않는 삶이었으면 좋겠다.

p.179

겨울의 따뜻함을 좋아한다.

p. 185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을 흥미위주로 즐기기보다는 바이블처럼 여겨 책 내용을 그대로 실천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p.198

결국 사람의 진심을 울리는 건

일상에서 내 살처럼 느껴지는 당연한 말.

우리는 그 당연한 말을 듣고 싶어 한다.

p.207

나도 브이로그를 소소하게 시작했다.

......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영상으로 보는 나는 또 다른 사람 같기도 하고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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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더스
밸 에미크,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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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밸 에미크는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란다.

리마인더스의 두 주인공은 저자인 밸 에미크의 두 분신이였던 걸까?

본문 중간중간에 그림이 들어가 있었는데

작가가 그린 건가? 표지 그림이랑 느낌이 비슷한데.

표지그림은 .... 잘못된 선택이라고 본다.

분위기를 떠나서 어떻게 봐도 여자아이가 열살 아이로 보이진 않아.

거기에 리마인더스라는 이야기 분위기를 만드는 첫 관문으로서

풍성한 느낌을 전달 하지 못하는 느낌?

리마인더스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를 뜻한다.

조앤은 지난 날을, (스스로에게 의미가 있는) 사진처럼 기억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자

자신을 절대 잊을 수 없는 리마인더스로 노래를 만들고자 한다.

열살 아이인데.

아빠가 음악을 만드는 환경에서 자라서인가?

탁월한 판단 아닌가!

시간을 , 누군가를, 순간을, 무엇인가를 기억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노래.가 맞는 거 같다. 심지어는 색이 바래지도 않는다.

본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비틀즈, 존 레논의 경우만 봐도

전 세계가, 그들을 기억하는 가장 강력한 매체는 그들의 노래니까.

개빈은 파트너의 죽음 이후

그를 기억나게 하는 모든 것을 태워버리고

그 공간을 떠나온다.

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선명하게 그의 파트너를 선명하게 기억하는 조앤이라는 존재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기억을 통해, 파트너에 대해 몰랐던 사실까지도 접근하게 되는 개빈.

흠, 영화화 계약도 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각색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한 느낌의 전개라서...

(사건이라면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기는 한데,

뭔가 파워풀한 느낌은 아니라서...)

막 격하게 따라가게 되는 글은 아니지만,

낯설지 않은 감정과 고민들이 친밀하게 끌어주는 맛이 있다.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보니 음악과 어우러지는 영상으로는 좀 더 풍성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p.27

노래는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리마인더'이기 때문이다.

p.301

그는 내 생각도 이해했다. 내 가능성이 부족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고 일깨워주었다. 솔직히 그가 처음 내게 그런 연설을 했을 때는 그냥 헛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것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했다. 그는 마라에게도 똑같은 교훈을 가르쳐주려고 했다. 자신을 믿는 법.

p.350

네게는 부모가 되지 말아야 할 수많은 이유가 있지. 내 말은, 네가 정말 부모가 되고 싶다면 방법이 있다는 거야.

p.381

난 여기 없는 것에 대해 주로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 어렵다. 누군가를 마지막으로 만날 때는 마지막을 알려즈눈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 그래야 그 사람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

p.382

우리는 서로에게 좌절하지. 하지만 우리는 자신만의 장점과 약점을 지니고 있잖아? 그러니까 상대방에게 맞지 않는 뭔가를 강요하는 대신 그 사람이 잘하는 것을 하게 내버려주는 편이 낫겠지.

p.387

아빠는 새로운 직업을 얻었고 음악의 나날은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아빠는 다른 방식으로 음악에 되돌아갔다. 기쁘게. 그래서 나도 마침내 깨닫게 되었다. 내가 이름을 부르고 싶지 않은 내 파트너는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과거는 뒤에 남겨두었다가 다시 돌아가'라는 말을 노래에 넣고 싶었지만 가사가 너무 길어져서 그냥 '과거는 뒤에 넘겨둬'라고 줄였을 거라는 사실을.

작품 내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조앤의 아빠가 오랜 세월 운영해오던 스튜디오를 정리하고

휴가지에서 자신의 기타를 잡고 편안하게 음악을 즐기던 순간이였다.

그는 부담을 덜고 온전히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

좋아하는 것을 생업으로 삼을 때, 불행해지기도 한다.

벗어나면 조금 더 기쁘게 좋아할 수 있기도 하다.

생업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길일 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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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1 -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
전유림 지음, 공나연 감수, 세시소프트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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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아악! 책을 덮으며 절로 나는 소리.

이렇게 1권이 끝나면 어떻게 해!!!!

누군가 읽으신 분이 있다면 엄청 동의할 껄. 내 반응에.

일단 이 소설은 게임 구운몽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기본으로 창작되었다고 한다.

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하는데 ...

정보나 기타 관련 지식이 전혀 없다.

워낙에 자제력이 없고

빠져들면 폐인이 될 것임이 자명한 나를 잘 알아서 게임 근처는 아예 접근을 안하는 관계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게 어떻게 플레이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게임을 몰라도 읽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웹소설 읽는 감각으로 순식간에 휘리릭!

일반적인 웹소설들이 굉장히 빠른 속도감을 가진 것과 비교하자면

도입부는 좀, 늘어진다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이야기가 궤도에 오르자

무려 570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책인데, 속도감이!!!

한 큐에 읽어 내렸다!

외로운 소녀 양소유.

그의 가족같은 특별한 친구 채윤을 찾아나선 여행길.

그 길에서 만나게 되는 용왕 해랑. 싸가지지만 능력자 월, 귀여운 백란,까칠 도도 경원,

듬직한 청운, 폐왕세자 소하. 그리고, 정체모를 검은 사내 심연.

이들을 만나가는 이야기인데...

각각의 캐릭터가 전형적이면서도 섬세한 디테일들을 가지고 있어서

쉽게 이해하고 빠져들기에 아주 좋다.

메인 남주들 외에도

소하의 손발과 같은 능력자 옥현이나

청하, 쿠란게렐 과 같은 여자 캐릭터들도 매력적이라 저들을 중심으로한 외전이 있어도 좋겠다싶다.

사랑도 결국 권력순이지..

소설은 작가의 픽을 따라갈 수 밖에...

연애 시뮬레이션이라고 하니까

게임에서는 각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걸꺼? 하면서 읽어내려가던 중!!!

이게 총 몇 권짜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구성이 회귀물인가?

아홉 번의 꿈처럼, 아홉 번의 삶을 사는 걸까?

라는 추측을 폭주하게 하는 ... 1권의 마무리.

아 놔. 2권 예정일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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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레시피 마음이 자라는 나무 23
선자은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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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엄마가 해준 음식이라는 코드는 무슨 DNA법칙처럼

확고불변, 진리인 양 끊임없이 이야기되고 소비된다.

좀 마땅치 않아하는 코드이긴 한데

엄마의 레시피에는 그 이야기가 참, 적절하게 과함없이 잘 버무려진 이야기가 담겨있다.

요리라는 꿈을 찾아 떠난 엄마의 조기 교육 덕에 입맛만 하늘 높은 진아율.

미각은 없어도 까탈은 있는 구다진.

밝고 맑고 자신있게~ 최새이.

매력있는 세 명의 메인 캐릭터들 외에도

결국은 얼굴 한 번 못본 구다진 아빠, 잘생긴 켄 오빠, 노력하는 새엄마, 귀여운 동생 형진이.

마음이 가는 캐릭터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이야기를 알차게 굴려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상황만보자면 폭주또한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은데

극단적으로 달리지 않는 선택들이다.

극적인 과장? 감정의 전달을 위해 캐릭터들을 극단으로 몰아가는 경우를 일반적으로 보다보니...

(청소년 소설이라서 일까?? @@;;; )

오히려 현실적이고 납득이 가는 전개였다.

그런데, 다른 한 편으로는 요즘은 이렇게 쿨한가?

좀 더, 굴을 파고 헤매는 아이들은 없나?

싶어지기도 했다.

나는, 좀 그런 아이였던 것 같고...

지금도 그런 거 같기도 한데...

좋은 작품은 그 이야기 속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하고,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품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게 개인적인 기준인데...

쿨내 뿜는 아율이와 다진이, 새이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

음식을 먹고, 그리워하고,

그리고 요리하는 과정이 극복과 성장의 이미지와도 멋지게 어울어지는 것이

감각적으로도 세련된 글을 만난 것 같아 기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맴도는 건 프랑스 우동집의 우동이다.

마음을 위로하는 음식은, 꼭 엄마의 손 맛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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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래 체인지! 라임 어린이 문학 26
신은경 지음, 유설화 그림 / 라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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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를 정의하자면 개그물?

키득키득 읽으면서 읽기에 좋다.

어느 날, 우리집 개 토리와 몸이 바뀌었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빈 소원이 이루어지는 바람에

아쉬운 점이 많기는 하지만

개팔자 상팔자라고.

나쁘지 않다.

하기 싫은 일도 안 해도 되고.

주인공의 마음에 공감하며 키득키득 읽어나가다보니

개의 삶에도 고난은 있다.

오줌도 사람들 보는데 다리 들고 싸야하고

냄새 이상한 사료를 먹어야 하고......

하지만, 말이지 ... 전반적으로 괜찮은 걸.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부담이 없다.

이러다 그냥 살아도 되겠는걸. 싶을 정도.

심지어는 주인공도 막 적응해간다.

사료 냄새가 맛있어질 정도니까 말이다.

하지만, 결국 돌아가고 싶어지는 것은 관계, 사람의 문제라는 가벼운 깨달음.

놀라운 건, 강아지 토리의 욕구 또한 그러했다는 것!

꽤나 재미있고 의미있는 대치 구조였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 스포라서 구체적으로는 못 적겠지만

과연 어떻게 풀 것인가를 신경쓰다보니, 꽤나 재미있는 포인트라고 느껴졌다.

영혼이 바뀌는 이야기들이 많다.

나 아닌, 어떤 존재. 나보다 좋아보이는 존재가 되고 싶은 욕심.

마음에 들지 않는 나에게서 벗어나고 싶어지는 욕구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적 장치들인데

언제 그 이야기들은

관계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오고 만다.

신기하지?

나는 마음에 안드는데

나를 둘러싼 관계들은 좋다니.

전체적으로 가볍게 읽기에 좋다.

이야기도 가볍고 재미있는데

개그감 충만한 일러스트 컷이 즐거운 독서에 흥을 올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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