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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더스
밸 에미크,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3월
평점 :
저자인 밸 에미크는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란다.
리마인더스의 두 주인공은 저자인 밸 에미크의 두 분신이였던 걸까?
본문 중간중간에 그림이 들어가 있었는데
작가가 그린 건가? 표지 그림이랑 느낌이 비슷한데.
표지그림은 .... 잘못된 선택이라고 본다.
분위기를 떠나서 어떻게 봐도 여자아이가 열살 아이로 보이진 않아.
거기에 리마인더스라는 이야기 분위기를 만드는 첫 관문으로서
풍성한 느낌을 전달 하지 못하는 느낌?
리마인더스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를 뜻한다.
조앤은 지난 날을, (스스로에게 의미가 있는) 사진처럼 기억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자
자신을 절대 잊을 수 없는 리마인더스로 노래를 만들고자 한다.
열살 아이인데.
아빠가 음악을 만드는 환경에서 자라서인가?
탁월한 판단 아닌가!
시간을 , 누군가를, 순간을, 무엇인가를 기억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노래.가 맞는 거 같다. 심지어는 색이 바래지도 않는다.
본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비틀즈, 존 레논의 경우만 봐도
전 세계가, 그들을 기억하는 가장 강력한 매체는 그들의 노래니까.
개빈은 파트너의 죽음 이후
그를 기억나게 하는 모든 것을 태워버리고
그 공간을 떠나온다.
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선명하게 그의 파트너를 선명하게 기억하는 조앤이라는 존재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기억을 통해, 파트너에 대해 몰랐던 사실까지도 접근하게 되는 개빈.
흠, 영화화 계약도 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각색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한 느낌의 전개라서...
(사건이라면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기는 한데,
뭔가 파워풀한 느낌은 아니라서...)
막 격하게 따라가게 되는 글은 아니지만,
낯설지 않은 감정과 고민들이 친밀하게 끌어주는 맛이 있다.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보니 음악과 어우러지는 영상으로는 좀 더 풍성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p.27
노래는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리마인더'이기 때문이다.
p.301
그는 내 생각도 이해했다. 내 가능성이 부족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고 일깨워주었다. 솔직히 그가 처음 내게 그런 연설을 했을 때는 그냥 헛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것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했다. 그는 마라에게도 똑같은 교훈을 가르쳐주려고 했다. 자신을 믿는 법.
p.350
네게는 부모가 되지 말아야 할 수많은 이유가 있지. 내 말은, 네가 정말 부모가 되고 싶다면 방법이 있다는 거야.
p.381
난 여기 없는 것에 대해 주로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 어렵다. 누군가를 마지막으로 만날 때는 마지막을 알려즈눈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 그래야 그 사람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
p.382
우리는 서로에게 좌절하지. 하지만 우리는 자신만의 장점과 약점을 지니고 있잖아? 그러니까 상대방에게 맞지 않는 뭔가를 강요하는 대신 그 사람이 잘하는 것을 하게 내버려주는 편이 낫겠지.
p.387
아빠는 새로운 직업을 얻었고 음악의 나날은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아빠는 다른 방식으로 음악에 되돌아갔다. 기쁘게. 그래서 나도 마침내 깨닫게 되었다. 내가 이름을 부르고 싶지 않은 내 파트너는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과거는 뒤에 남겨두었다가 다시 돌아가'라는 말을 노래에 넣고 싶었지만 가사가 너무 길어져서 그냥 '과거는 뒤에 넘겨둬'라고 줄였을 거라는 사실을.
작품 내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조앤의 아빠가 오랜 세월 운영해오던 스튜디오를 정리하고
휴가지에서 자신의 기타를 잡고 편안하게 음악을 즐기던 순간이였다.
그는 부담을 덜고 온전히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
좋아하는 것을 생업으로 삼을 때, 불행해지기도 한다.
벗어나면 조금 더 기쁘게 좋아할 수 있기도 하다.
생업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길일 때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