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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찾기 대소동 ㅣ 상상놀이터 15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원유미 그림,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기 직전
꼭 싸우거나 험한 말을 말을 하는 걸 보곤 한다.
정원에서 터널 만들기에 여념이 없던 얀은
다섯 살배기 여동생 안나가 다가오자 귀찮은 마음에
"꺼져"라고 외친다.
한참을 놀던 얀과 엄마는 안나가 집 안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안나가 갔을지도 모르는 장소를 헤매며 찾아다니기 시작하는 얀.
어디에도 안나는 없고
자꾸 떠오르는 "꺼져" 라는 말은 얀의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얀이 그런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봤을 것 같지는 않지만
자신의 말 때문에 안나가 사라진 걸까 봐
혹은 안나에게 한 마지막 말이 되는 걸까 봐
두려움에 젖어들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상상해볼 수가 있다.
어린이집을 찾아간 얀은
어린이집이 쉬는 날인 걸 잊은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토비를 만나게 된다.
엄마가 돌아올 5시까지 혼자 어린이집앞에 있어야 하는 토비가 마음쓰인 얀은
토비와 함께 안나를 찾으러 나선다.
슈퍼마켓, 지하철역, 신발가게, 장난감가게를 돌아보며
귀찮게 구는 토비에게 순간순간 울컥하지만
토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며 마음을 다스리는 얀.
얀이 안나를 찾아다니 과정을 지켜보며
놀라웠던 건 얀이 안나가 가고싶어할 장소를 꽤나 많이 알고 있다는 점이였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고 같은 아이들이기 때문일까?
영화나 드라마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린 아이들의 생활에 대해
모르는 일이 너무 많았다는 걸 깨닫는 부모의 모습이 전형적으로 보여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생활의 루틴이 달라지는 시기에는 형제라도 쉬운 일은 아닐텐데
평소 동생에게 관심이 없는 오빠는 아니였다는 걸 알 수 있는 장면이랄까.
5시에 다시 어린이집 앞으로 돌아갔지만 토비의 엄마는 나타나지 않고
자리를 비운 사이에 토비의 엄마가 왔다간 것 같다고 판단한 얀은
토비의 집을 찾아주기로 한다.
우연히 만나게 된 토비이지만
얀은 끝까지 토비에 대한 책임감을 포기하지 않는다.
잃어버린 안나에 대한 마음이 겹쳐지는 부분이 과장되지 않는 장면들에게
아릿하게 배어나온다.
귀찮지만 꺼져 버리기까지를 바란 건 아닌 였던 동생에 대한 마음이
사실적으로 그려지는 책으로
형제가 있는 아이들이 읽는다면
서로 나눌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