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살림의 여왕 - 건강한 우리 집 만드는 똑똑한 살림 비법
헬스조선 편집팀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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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하면 단번에 표나고, 해도 표 안 나는게 살림살이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건 말 할 필요도 없다. 그러다보니 까짓것 대충대충하기가 일쑤다. 어쩌다 한 번 마음먹고 화장실, 베란다 청소를 하려고 하면 묵은 떼가 꿈쩍도 않는다. 남는게 힘밖에 없을지라도 버겁다. 그런데 이런 일들을 손쉽고 간단하게, 힘으로가 아닌 지혜로 처리하는 살림의 여왕들을 보면 한 수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곤한다. 살림도, 수납도, 재활용에 D.I.Y까지 척척 해 내는 그녀들의 노하우를 전격 배울 수 있는 책, <살림의 여왕>이 필요한 이유다. 이 책이 생활백서는 아닐지라도 살림의 상비서정도는 되겠다. 가벼운 상처에 후다닥 필요한 상비약처럼, 급하게 필요할 때 요긴하겠다는 말이다. 거기다 ’친환경’이라는 단서도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환경을 생각하고 가족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아주 착한 책이다. 집안 가전제품을 청소할 때 식초나 베이킹파우더같은 손쉬운 재료를 이용하는 것쯤이야, 생각했는데 더 다양하고 광범위한 재료의 소개는 물론이고 친환경 세제를 만드는 법이라든가, 구석구석 빼먹기 쉬운 부분까지 짚어주니 참고할 만하다. 세제에 대한 다양한 상식과 집에서도 가능한 홈 드라이클리닝으로 경제도 살리고, 건강도 지키고.      


홈 가드닝에 필요한 간단한 정보와 공간별 추천 식물에 특히 관심이 간다. 집 안에 초록 식물이 있으면 좋다는 건 잘 아는데 그냥 무턱대고 화분 하나 집어다 방 한켠에 두는 주먹구구식 나에게 경종을 ’띵’하게 울린다. 손쉽게 집에서 화분을 심고 관리하는등은 물론이고 집안에서 가볍게 길러 먹을 수 있는 채소의 재배법도 그럴싸하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아파트형 채소포트’는 압권이다.가족을 위해 집에서 만든 음식, 모두 안전할까?, 라는 의구심이 솔직히 들때가 있다. 재료 자체가 유기농인지, 국산인지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을 때 그렇다. 이런 걱정은 이제 그만. 생소한 ’생협’에 대한 정보와 동네별로 생협의 연락처가 있어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계절별로 제철 뿌리채고 캘린더, 식단조절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조언이며 간단한 응급처치법까지 정말 다양하다. 



늘 생각하는거지만,
알고 있는거 하고 실천하는것은 별개다. 그러나 주부라면 늘상 하게되는 살림살이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알고 있는것이 곧 실천으로 옮겨지기에 충분한 이 책으로, 살림의 여왕으로 거듭나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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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어 주는 남자와 33인의 화가 - 33인 화가의 그림 이야기
박세당 지음 / 북성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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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엣세이처럼 투명하게 사물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그림은 소설이다. 그림을 보며 느끼는 감상은 소설을 읽고 난 후의 그것처럼 다양하고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유명화가 초대전에서의 과도하게 친절한 해설은 감정을 옥죈다. 그렇다고 그림을 보는 안목이 있다고 할만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그림 읽어주는 남자>와는 말이 통하는 것 같다. 그림이나 화가에 대한 장황한 이력을 지루하게 내놓지도 않고, 화풍이나 작품성을 가지고 왈가왈부하지도 않는다. 그저 편안하게 자신이 읽어주는 그림에 대해 "당신의 생각은 어때?"라고 되묻는다. 33인의 화가, 그것도 치즈냄새나는 서양화가들이 아닌, 청국장 냄새나는, 그리고 어릴적 시골의 향수를 전하는 우리나라 화가들의 그림을 들고 만났다는 것이 더없이 좋았다. 우리나라 화가들의 그림을 충분히는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그중에서 아주 재미난 화가를 만났다. 구병규 작가.
<실직당한 M씨>란 그림을 본다면 누구라도 먼저 웃음이 날 것이다. 그림 읽어주는 남자도, 나도 그랬던 것처럼.
물론 그림 읽어주는 남.자.는 너무 남편의 입장만 들추고 있다. 배신의 하늘처럼 우울한 노랑? 옆에 서 있는 아내의 입장도, 장난처럼 그려넣은 무지개도 읽어야하지 않겠느냐, 고 내가 말했다. 들었을려나...<도원의 꿈>은 복숭아밭 옆으로 소등에 올라타 피리를 불고 있는 사람의 그림이다. 난 이 그림을 통해 박세당이란 저자와 완전히 통했다. 그가 소의 표정을 "미치겠지?"라고 표현했을 때 진짜 웃겨서 미치는 줄 알았다. 구병규 작가가 좋아라 할지는 모르겠지만, 꿈보다 해몽이 좋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이 그림에서 "두 손을 머리 위에 모아 하트를 만들고 하늘로 스멀스멀 올라가고 있는 요정? 유령? "을 꼭 찾아보시라. 그 어떤 개그맨이 웃겨도 하나도 웃기지 않을만큼 우울할 때를 대비해 이 그림 하나 정도는 소장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아주 유쾌한, 유머러스한 작가다.

역시나 작가의 이름을 다 외지는 못하겠다. 워낙 이름 외는 기억회로에 원천적인 문제가 있는 탓으로.
그러나 그림 하나하나에 대한 뚜렷하고 강렬한 질감이 촉감으로 남을 것 같다. 저작권 문제다 뭐다하며 좀처럼 그림을 내보이지 않던 화가들을 설득해 대중에게 내놓기까지의 노력과 그림을, 머리로가 아닌 마음으로 읽어주는 저자의 진정이 돋보이는 값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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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여유로우면 모든 일이 쉬워진다
이상각 지음 / 들녘미디어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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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혹은 여유로움에 대한 생각들이 늘 한켠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몸이 분주하다. 그러다보니 마음도 덩달아 어수선하기가 일쑤다. 아이들 등교준비며 출근 준비로, 길에서는 길에서대로, 직장에선 직장에서대로 늘 그렇다. 주말이라고 크게 다르지도 않다. 밀린 집안일하랴, 아이들과 시간이라도 갖을라치면 오히려 평일보다 더 바쁘게 보내는듯하다. 차 한잔 마시며 음악을 듣는 것으로나마 간혹의 여유로운 호사를 누려보긴하지만,.음악 듣는것보다는 책을 더 손에 잡으려고 하는편이다.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머릿속에 잡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때문이다. 책을 읽을때의 사유와는 다르다. 수소가스를 넣은 풍선처럼 허공에 둥둥 뜬 마음을 붙들기엔 역시 책이 좋다. 그 중에서도 명상을 도와주는 책들은 더욱 그렇다. ’그래..마음이 여유로우면 제법 모든 일이 쉬워지곤 하지.’ 제목을 보며 수긍의 미소를 보내며 책장을 넘기다보니, 이 책은 한 번에 다 읽을 책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어려워서도, 외워야하기때문도 아니다. 소의 되새김처럼 음미하며 읽어야겠기에 그렇다. 책 자체가 여유로움을 갖게 만든다.  


언젠가 어디선가 본듯한 글귀들이지만, 분명은 그냥 지나쳤던것 같다. 문장은 기억되는데 느낌이 새로운걸 보니 말이다. 그러나 꼭 그런 때문만은 아니다. 이 책은 <명심보감>을 근간으로 짤막한 중국의, 혹은 우리의 이야기를 보태어 자연스럽게 주제를 풀어간다. 사실 명심보감을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여기저기서 주워들은게, 거반 <명심보감>의 기록이었다니 의외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이제와 보니, 일상에서 틈틈히 새어나간 시간처럼, 글귀들도 분주함속으로 놓치고 말았던듯 하다. 뭐가 그리 쫓아온다고 책까지 서둘러 읽었을까, 싶은게 허탈한 웃음이 나온다. 몇 장을 읽고 다시 되돌아와 소리내어 읽어봤다. 한 자씩 또박또박, 쉼표를 지켜가며 읽었다. 이렇게 마음이 좋을 수 없다. 

오늘 낮에 뭐때문에 짜증내고 걱정하고...그랬는지, 싶다.  참 별거 아닌데, 마음 한 번 다잡으면 이렇게 편안한 것을...나 혼자만 누리기엔 참 아쉽다는 생각에, 주말엔 아침상을 물리고 애들과 두런두런 앉아 한 장씩 이 책을 소리내어 읽는것도 나쁘진 않겠다, 싶다. 어차피 행복이란 멀리 있지도 않을뿐더러 마음의 작은 창만 열어도 넘치도록 쏟아져 들어올테니까. 책 한 줄이 내게 허락한 것은 여유로움..그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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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나이프 밀리언셀러 클럽 98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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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은 치밀한 구성과 범인을 쫓는 숨막히는 박진감, 그리고 반전을 읽는게 묘미다. 그중에서도 영미소설과 일본소설은 최고다. 그런데 이 부류의 소설에는 극명한 차이점이 있다. 영미소설에서는 ’범인이 누구인가?’에 집중하며 범인을 찾은 후 응징은 당연한 쾌거로 부각된다.  일본 추리소설은, 그에 반해 ’왜?’, 라는 문제를 파고든다. 그래서 죄를 미워할 수는 있어도 사람은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수년 전 아내의 죽음과 함께 시작된 불행을 그런대로 견뎌내던 히야마는 또 다시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아내를 살해했던 당시 소년들의 죽음이 시작되면서 부터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은 이유로, 일본 소설은 사회문제를 다루는 시각에 남다른 주안점을 둔다.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할 것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천사의 나이프>에서는 소년법이 가지는 불합리성과 피해자 가족들이 겪는, 남겨진 자들의 고통을 담고 있다. 그리고 가해자가 동시에 피해자가 되는 연결성을 가진다. 누가 쇼코를 살해했던 소년들을 응징하는가,에 대한 과거를 추적해 가면서 히야마는 쇼코의 ’죄’에 대한 진실을 알아간다. 그녀는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였던 것이다. 쇼코의 남편에게 쇼코의 죗값을 요구하는 아유미 역시 그렇다. 이 소설에서 교화라는 말 대신 ’갱생’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갱생, 진정으로 다시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추리소설의 참 맛은 복선 뒤로 이어지는 반전이다. 그런 면에서 <천사의 나이프>는 완벽하다. 전혀 ’김새는’ 결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소년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충분한 죄값을 치르지도, 갱생하지도 않는 가해자들을 바라보는 피해자의 가족과 진정한 갱생으로 사회에 환원되고자 하는 피해자들의 아픔, 모두가 동일선상에 놓여있다. 법의 구속력이 풀려도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를 품고 사는, 진정한 갱생을 한 쇼코와 그렇지 못한 채 죄를 되돌리는 아이자와, 마루야마까지 한 사람 한 사람의 명확한 이유가 살아 있는 멋진 추리소설이다. 밀리언 셀러다운 면모에서 한 치의 부족함이 없는, 그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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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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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 수도원 학교에서 도망친 뒤 시계 공장과 서점에서 견습사원으로 일하고 열다섯 살 때 자살을 기도해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헤르만 헤세의 성장과정과,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의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의 성장과정이 너무도 닮아있다 싶었는데, 역시나 그의 자전적 소설이다.  이 작품속 한스 기벤라트를 통해 죽음을 경험한 작가는 새로운 작품세계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탐구하고 성찰하기에 이른다고 보여진다.  수레바퀴밑에 눌린 달팽이처럼 한스는 주위의 이기적인 배려로 힘들어한다. 똑똑하다는 것, 영민하다는 것은 천재가 아닌 한스에게 집요한  굴레가 된다. 그는 자연처럼, 자연에서 살고 싶어한다. 낚시를 하며 풀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고, 세상의 편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우정을 쌓고 싶어하고, 첫사랑의 순수함에 수줍게 물들고 싶어하는, 그저 평범한 아이일 뿐이다. 이 시대의 모든 아이들처럼. 그러나 어른들의 욕심은 아이들의 순수한 바램따위엔 관심이 없다. 조금만 더 다그치면 천재가 될 것처럼 누른다. 나는 한스가 점점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조금 더 들어갈수록 수압은 점점 더 강도를 높인다. 숨을 쉴 수가 없다. 자살로 끝내는 결말은, 정말이지 빈정상한다. 애들에게 읽혀, 말어?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교정은 너무나 컸다. 선생님들은 높이 올려다 보일만큼 키도 무척 컸다. 단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불편한 두려움이 아니라 현실적인 겨움이었던 어린 시절 기억에 비추어 보건대, 친구와 계절이 바뀌며 색깔도 변해가는 자연이 내 세계에 확산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억조차 나지 않는 무수한 고민들을 친구와 나누었다. 그래도 그때는 무지 심각했던 고민들이다. ’한낱’이라고 치부하는 어른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인간적 고뇌와 성찰이 자라고 있었음을 기억한다. 물론 그때의 기억은, 어른이 된 지금에서 확립된 정의라 할지라도 말이다. 이 작품에서 기시감이 느껴지는 건,  헤르만 헤세의 또 다른 작품 <데미안> 때문일 것이다. 데미안의 ’나는 누구인가?’ . 한스 기벤라트의 ’왜 사는가?’, 라는 성장의 고민은 헤르만 헤세, 자신의 의문이기도 하다. 인간적 가치와 성찰, 고민에 대한 호흡이 담겨있는 ’고전’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추천음악. 
장계현의 나의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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