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모든 과학적 사실을 들이대지 않아도 우리 마음속 한쪽에는 뭔가 끔찍하게 잘못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을지 모른다. 우리를 먹여 살리는 자양분이 지금 고통에서 나오고 있다. 누군가 우리가 먹는 고기가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촬영한 필름을 보여 주겠다고 한다면, 그것이 공포 영화이리라는 것을 다들 안다. 아마도 우리가 인청하고 싶은 것 이상으로 더 잘 알면서 기억 속 어두운 곳에 억눌러 놓고 거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공장식 축산 고기를 먹을 때 문자 그대로 고문당한 살을 먹고 사는 것이다. 점차 그 고문당한 살이 우리 살이 되어 가고 있다.  p.186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고기를 먹지 말아야할 이유는 너무나 많은데,

꼭 고기를 먹어야할 이유는 별로 없다.

 

작게는 내 건강을 위해서 과도한 공장식 축산 고기(항생제 범벅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산된 고기)의 섭취가 나쁘다는것.

크게는 공장식 축산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식량의 불평등한 분배

그리고 가장 크게 그 동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게다가 나처럼 동물을 사랑한다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육식은 자제해야만 한다.

 

 

 

 

먹어야할 이유는

맛인가?

나는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고기를 즐겨 먹게 되었나 하고 생각해보니

대학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던거 같다.

지금도 술을 마시면 꼭 고기 안주가 있어야 하고,

고기를 먹게 되면 반드시 술을 마신다.

나같은 경우는 그러니까 결국 술을 끊어야 고기도 끊을수 있다는 결론.

 

두번째 변명은

고기값보다 채소 값이 비싼 것들도 많고(궁색하군.....)

고기 없이 식단을 선택하는 것은 굉장히 번거롭다.

한마디로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건

생각보다 많은 불편함이 따르지만.

채소를 먹지 않는 다는건 그리 불편할 일이 없다.

 

먹지 말아야할 이유는 이성적인 판단의 결과.

먹어야할 이유는 그저 습관의 결과.

 

 

 

 

 

 

 

 

 

 

 

 

 

 

이렇게 책을 읽어도.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걸 알아도,

왜 나는 변하지 않는걸까?

매일 매일 도축장 동영상이라도 밤마다 잠자리에 들기전에

구역질을 참아가며 보기라도 해야하는건가.

하아...의지박약자.

 

지난주 지인들과 만나,

대낮부터 탕수육에 소주, 저녁엔 그나마 두부김치를 시켰는데

김치볶음에도 고.기. 가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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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4-05-05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채와 술은 궁합이 별로인가요? 두부김치만 생각하면 괜찮아 보이고요. 샐러드랑 소주는 영 아닌가요? 맥주는 괜찮을 것도 같은데...^^ㅎㅎㅎ

아무개 2014-05-07 09:30   좋아요 0 | URL
샐러드와 소주는 말만 들어도 속이 쓰린거 같은데요.^^:::
맥주를 마실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후애(厚愛) 2014-05-08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주는 얼큰한 찌게랑 맞아요~ ㅋㅋ
전 가끔씩 소주를 마시면 무조건 찌게를 찾아요.^^

아무개 2014-05-09 08:03   좋아요 0 | URL
저도 참치김치찌게랑 한잔 하는거 아주 좋아해요 ㅎㅎ

종이달 2021-10-13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삶' 내지 '생명'이라는 단어는 한국사회 갈등 현장의 복판에 있었다. '해고는 살인이다.', '함께 살자.','여기 사람이 있다.','생명평화행진' 등등, 저항의 슬로건으로 '살아야 한다', 내지 '살려야 한다.'는 말이 이렇게 많이 나온때가 또 있을까 싶다.

이는 지난 몇 년간 한국사회에서 일어난 각종 추방 때문일 것이다. 직장이나 학교, 농토, 주거지역 등에서 쫒겨나거나 사실상 밀려나도록 방치된 사람들이 너무나 많고 그들의 생존 자체가 위기에 빠진 탓이다. 그러나 조금 멀리 보자면 이제는 생명의 영역, 삶의 영역이 그만큼 권력의 중요한 통제 대상이자 자본의 중요 상품 형식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삶의 아주 기본적인 요소, 생명 유지에 필요한 요소들이 권력의 정보 수집 대상이 되고, 자본의 판매 상품으로 바뀌고 있어서, 권력과 자본에 의해 억압되거나 방치되면 도무지 살 길이 없어진다. (중략)

희망이 덧없다는 것, 이는 절망한 이들의 말이 아니라 결코 절망할 수 없는 이들의 말이다. 자신이 사막에 있다는 사실에 압도된 사람들일수록 오아이스에 대한 희망을 빨리 만들어낸다. 그래서 얼마 가지 않고서도 수십 번의 오아시스를 보지만 모두가 신기루다. 희망이란 이상한 것이다. 그것은 미래에 대해 품는 것이지만, 미래로 갈수록 덧없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반대로 현재에 가까워질수록 실질적인 것이 된다. 희망을 내일에 거느니 오늘에 걸고, 희망을 거기에 거느니 여기에 걸겠다. 희망은 지금 사막을 뚜벅뚜벅 걷는 내 다리에 있다. 이글을 쓰던 날, 나는 대한문 농성촌의 한 의지에 누군가 적어 놓은 희망을 보았다.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p10-11




몇장 읽지도 않았는데, 벌서 눈알이 아프도록 뻑뻑하다.

삶, 생존. 그리고 희망.

이런 단어들이 요 며칠사이 종일토록 티비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일까.


이런 엄청난 재앙-그것이 인재이든 자연재해이든- 앞에서

나는 또 믿지도 않는 신을 죽인다.
























선량하고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면 대체 악은 왜 창조한 겁니까? 수도사들은 자기 안에 있는 사악함을 무너뜨리고 유혹에 저항하며, 고통과 슬픔과 불행을 하나님이 정화를 위해 내리는 시련으로 받아들이면, 결국 하나님의 은총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했죠. 그건 마치 심부름을 보내면서 길을 험난하게 만들기 위해 복잡한 미로를 만들고 해자를 두르고 마지막으로는 벽을 만드는 것과 똑같은 것 아닙니까? 그 사람은 미로를 힘겹게 통과하고 헤엄을 펴서 해자를 건너고 벽을 허물어야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는 거잖아요. 저는 아무리 현명하다 해도 상식이 없는 하느님은 믿을 수 없어요. 그보다는 이 세상을 창조하진 않았지만 악행을 발견하면 최선을 다해 바로잡는, 인간보다 훨씬 더 선량하고 현명하고 위대한 신을 믿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죠. 자신이 창조하지도 않은 악을 없애려고 안간힘을 쓰는 신, 그리하여 결국 악을 완전히 정복해 줄 수도 있는 신이라면 믿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반대로 그런 신이 아니라면 대체 왜 믿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죠. -서머셋 몸<면도날> 중에서-


나는 모르겠다, 수백명이 아이들이 공포속에서 수장되어야 하는 이유를...


"목사님의 신-그는 자기 백성들이 당하고 있는 이 고난을 알고 있을까요?"


-김은국<순교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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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4-2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아직 글을 못쓰겠어요. ㅠㅠ

단발머리 2014-04-28 08:35   좋아요 0 | URL
T.T ... ...

단발머리 2014-04-28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숨만 나오는 아침이 계속되네요.
세상엔 답할 수 없는 질문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아무개 2014-04-28 10:40   좋아요 0 | URL
답을 할 수 없는 질문들도 그렇지만,
제가 인식할수 없는 어떤 큰 힘이 있어서
이런 일들이 벌어 지는거라면,
그저 이렇게 당하기만 해야하는건지...
 

어제 막내 고양이를 데리고 전철로 왕복 4시간이 걸려

서울에 있는 병원에 다녀왔다.

내가 사는 곳에도 동물병원이 있기는 하지만, 고양이를 제대로 진료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

 

지난 달에 비해 현격하게 나빠진 검사 결과...

게다가 콩팥 근처에서 발견된 물혹으로 추정되는 혹까지..

언제 생을 마감할지 모르는 질병이라

늘 마음이 불안하다.

내가 회사가고 없을때 내가 친구들 만나러 나갔을때

혼자 그렇게 떠나버릴까봐 늘...불안하다.

 

 

얼마전 **님이 서재에 올리신 글처럼

네 눈속에 내가 있고 내 눈속에 내가 있는건

우리가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나리야...네 눈속에 나 있어 내 눈속에 너도 있지?...

 

어제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녀석.

 

 

한달 전쯤에 얼굴에 병색이 가득한 모습으로 나타났다가

어제 두번째로 다시 만났는데 이렇게 죽어있었다.

떠날때 고통스럽지 않았기를....

길위에서 태어나 길위에서 살다 길위에서 죽는다. 길고양이....

 

정화조로 내려가는 배수관이 막혀서

우리집 변기로 위층에서 내려보낸 모든 오물이 다 역류하는 바람에

현재 공사중이다.

윗층사람들의 협조와 동의를 구하기 위해  방문하는 중에

4층에 사는 아줌마로부터 길고양이 밥주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우리집 그러니까 내 집에서도 고양이를 키우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1층에 산다. 2층 3층 어느 집에서도 고양이 냄새같은건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정말 대단한 코를 가진 4층 아줌마.

어른만 아녔음 한대 갈겨줬을지도 모르겠다. ㅠ..ㅠ

 

어쩌다 고양이를 알게 되어

이 마음 고생을 사서 하는지 하아....

 

그래도 내가 진심으로 가슴가득 사랑한다고 말할수 있는 존재들은

이녀석들 뿐이다....

 

어지간 하면 다 읽으려고 했는데,

너무 정신산란한 글이라 집중이 전혀 안된다.

소설로 보기에도 에세이로 보이에도 영....

 

 

 

 

 

 

 

 

 

 

 

영화 카모메 식당의 작가의 소설.

역시 담백하다.

 

아키코는 갑자기 슬픔이 북받쳐 수건으로 눈믈 꾹 누르고 엉엉 울었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도 이렇게 슬프지는 않았다. 자식을 잃은 부모가 그 슬픔을 '몸이 찢어지는 듯하다' 라고 표현한 글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정말 그랬다. 자신의 몸 절반이 어디로 가버린 듯한 감각이었다. p201

 

뭐 그깟 고양이 죽은게 부모 죽은것 보다 더 슬프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난 아키코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실종 287명. 이게 말이 되는 숫자인가.

얼마나 많은 부모들의 심장이 갈갈이 찢어지고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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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4-17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누르고 가요.
아픈 고양이를 데리고 서울까지 가는 아무개님 마음이나, 하나라도 더 구조되기를 바라며 애타하는 마음이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무개 2014-04-17 19:19   좋아요 0 | URL
참 이것저것 마음이 좋지 않은 요며칠입니다.
구조 중단 뉴스보니 정말 할말이 없네요 하아.....

2014-04-21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4-21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상물정의 사회학>, <혼자산다는 것에 대하여> 를 너무나 쉽고 재미있게 읽었고

게다다 쥬니어 클래식이라 가볍게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아놔....쥬니어 클래식이라는데

쉽지 않다. 과연 우리나라 학생들이 이정도 책을 읽을 수준이 될까...뭐 각설하고..


책의 주제는 제목에 이미 선명하게 나와있다.

노동의 이유를 묻다!


왜 일을 하는지 노동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답은 대부분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압도적일 것이다.

본인이 너무나 좋아하는 일인데 게다가 잘하기까지해서

돈까지 벌수 있는 직업을 가진 지극히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 문화예술이 발달할수 있었던 것은

'시민'즉 '자유인'들은 노동을 하지 않았기때문이다.

노동은 노예들이 해야하는 천박한 일일 뿐이며,

자유인은 절대로 노동을 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남아 도는 시간에 형이상학이니 이데아니 공화정이 민주주의니 어쩌구 저쩌구들을

떠들어 댈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중세에 종교개혁과 함께 프로테스탄트들이 세계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게 되자

그 천박한 노동은 돌연 신성한 신의 의무가 되었다.

'일하지 않는자 먹지도 말라' 거나' '가난이 부랑배처럼 들이닥치고 빈곤이 거지처럼 달려든다'라며

노동에서의 근면과 성실을 신의 소명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그 이유는 당연히 불안한 현세의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달콤한 약속 '구원'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인간을 구원해줄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신-돈-이 약속하는 다른 모습의 달콤한 약속 '소비'이다.

과거에는 생산하기 위해 일했지만, 지금은 오로지 소비하기위해 일을 한다.

더 좋은 집, 더 좋은 차, 더 좋은 배우자 등등을 소비하기 위해서 말이다.


영화 쇼퍼홀릭에 나오는 레베카의 말이란다.


" 난 사은 포인트 모으기를 정말 좋아한다. 포인트 적립 제도는 정말 놀라운 발명이다. 아무렴! 많이 쓰면 진짜 좋은 사은품을 받는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정말 검소했다. 사은 포인트를 모아서 할머니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 드렸으니까. 그때 사실 나는 1653포인트를 이미 적립해 둔 상태였고 전기 헤어 세팅기를 받으려면 18000포인트가 더 있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엄청나게 큰 병에 담긴 삼사라 향수를 내가 쓰려는 목적으로 하나 사서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 세팅기를 샀다.(...)그런데 문제는 내가 삼사라 향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런데도 나는 집에 도착할 때까지 그걸 깨닫지 못했다. 그렇거나 말거나 그게 뭐 대수랴." p.217



보관함에 담겨있던 <침묵의 봄>은 오늘만 반값이라지,

<지슬>은 오늘 사면 적립금 2000원 준다지...

그래서 오만원에 금액을 맞추느라(오만원 이상 이면 적립금 2000원이라.......)

오전 내내 이것넣었다 저것 뺐다 하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위의 구절을 읽고나니 하하하하하

뭐야 쇼퍼홀릭 레베카랑 내가 뭐가 다른거야?

바로 얼마전 구매한 <마의 산>은 아직 책 뚜껑도 못 열어 봤고,

선물 받은 책들도 그대로 있고, 읽을 책들은 쌓여 있는데

지금 당장 꼭 읽고 싶은것도 아닌데 그놈의 적립금과 반값이란 말에 홀랑 넘어간 내가

과연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건지...


명품백같은 비싼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 것만이 합리적으로 건전한 소비를 하는것은 아닌것 같다.

이렇게 책이라는, 어찌보면 더 허영 가득한 물건을 쌓아두고 바라만 보는게

오히려 더 '나쁜'소비를 하는게 아닐런지. 

그렇게 나쁜 소비를 하려고 나쁜 노동으로 인생을 나쁘게 버리고 있는건가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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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4-15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책이라는 허영만 가득한 물건을 쌓아두고 바라만 보는게 나쁜 소비라는 저는 울트라슈퍼메가톤급 나쁜년이에요. ㅎㅎㅎ

단발머리 2014-04-16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어제 밤에도 제발 산 책은 읽고 사라는 어떤 사람의 말에 제가 그랬거든요.
"그래도, 일단 책은 사야된다.
그래야,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가, 힘을 내서 계속 소설을 쓴다.
내가 좋아하는 강준만 교수님이 계속 책을 쓸수 있다."

합리적 소비가 아닌것만은 확실하지만, 정말, 나도 나쁜 사람일까요? ㅋㅎㅎㅎㅎ
 

결혼식을 올리는 꿈을 꿨다.

꿈에도 꿈꾸어 본적 없는 결혼인데 왠 결혼식?

게다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수 있는

신랑 얼굴은 기억도 안난다(안나왔나?)

물론 웨딩드레스따위도 전혀 기억에 없다.

내가 머리가 짧기 때문에 붙임 머리로 올린머리를 했는데

그게 자꾸만 흘러 내려서 굉장히 곤혹스러워 했던 기억만 난다.

개꿈 꾸고나니 아침부터 목이 뻣뻣하니

정말 피곤해서,

미촤버리겠다   =..=


조금씩 읽고 있는데, 프로이트가 말빨이 좋을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해가 된다.



그렇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내가 여러분들에게 무엇인가를 위장하고 은폐하기 위해서 여기까지 여러분들을 인도해 온 것은 아닙니다. <정신분석 입문을 위한 기초적 강의>라는 강의 제목을 내세운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그것으로(초보자를 위해)<적당히 서술함으로써> 난감한 모든 문제들을 조심스럽게 감추거나 틈새를 메우고, 또 의심스러운 부분은 덧칠을 하는 등으로 매끄러운 상호 관련성 속에서 내용들을 제시하고, 이로써 여러분들이 <이제 나는 새로운 무언가를 배웠다>라고 편안한 기분으로 믿게 만들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는 것을 밝힙니다. 아닙니다. 바로 여러분들이 초보자들이기 때문에 나는 여러분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우리 학문의 모습을, 그 매끄럽지 못함과 어려움, 여러 가지 전제 조건들과 의문점들을 그대로 보여 드리려 했던 것입니다.

p138




학문으로 제대로 인정 받기 전의 정신분석학에 대해서, 초보 청중에게 가능하면 쉽고 게다가 정직하게-눈에 보이는 명백한 실험 결과 같은것도 내세울수 없이- 자신이 주장하는 학설을 이해시키려니 말빨 좋은 프로이트씨가 될수 밖에 없었겠다.


자..그럼 프로이트씨의 이론에 따라

도대체 나는 왜 꿈에도 꿈 꾸지 않았던 결혼식 장면을 꿈으로 꾸었을까?


어제 낮에 갑자기 이하이의 <로즈>라는 노래에 이상하게 완전히 꽂혀버려서

-왜 꽂혔는지 분석해보니 나름 그럴만한 결과가 나왔지만 말할수는 없고-

낮에도 종일 듣다가 밤에도 듣고, 그러다가 예전에 좋아하던

박효신, 김광석, 이소라, 이승환의 노래를 내쳐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노래만 들어도 15년 가까이된 오래된 그 때의 감정들이 다시금 느껴지고,

또 그보다 더 신기하게도 진짜로 심장이 있는 가슴쪽에서 익숙한 통증을 느껴졌다.


내가 잠들때의 감정상태는 아마도 '슬픔'이거나'아픔'이였을텐데,

어떤한 무의식이 결혼식이라는 장면과 올림머리라는 대체물을,

어떠한 억압의 과정을 거쳐 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한것일까.


설마 나 머리올리고 싶었던거야? 헐 시집가고 싶었던거야?

설마...이렇게 단순하게 설명될수 없는 꿈이라고 굳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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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4-10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꿈에 홍콩에 갔는데 아는 언니가 어느 맛집의 주차요원을 하고 있어서 매우 놀랐고, 그 맛집의 화장실이 너무 엉망진창이라 가고 싶은데 가지도 못하고 발을 동동 굴렀던 꿈을 꿨어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아무개님 어려워보이는 책 되게 잘읽네요. 대단대단.

아무개 2014-04-10 12:58   좋아요 0 | URL
하하
아는 언니는 거서 뭐하신데요 ㅋㅋ

근데 다락방님 제가 읽는 책들은 주로 입문서가 많아서 어렵지 않아요.
어려운 책-니체-작년에 시도 했다가 아주 정말 미추어버리는줄 알았어요.


단발머리 2014-04-10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은 이런 책을 읽으시군요. 와하... 재미있을수도 있겠으나, 완전 어려워보이는 이런 책을..
넘 근사한데요^^

아무개 2014-04-10 13:00   좋아요 0 | URL
아이고, 방금 다락방님 글에 댓글 달았는데...
입문서나 개론서 위주로만 읽기때문에(읽을수 있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요~~ ^^::::::

점심 먹고나니 졸려서 정말 미추어 버리겠네요.
댓글달면서도 막 졸음이 쏟아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