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막내 고양이를 데리고 전철로 왕복 4시간이 걸려

서울에 있는 병원에 다녀왔다.

내가 사는 곳에도 동물병원이 있기는 하지만, 고양이를 제대로 진료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

 

지난 달에 비해 현격하게 나빠진 검사 결과...

게다가 콩팥 근처에서 발견된 물혹으로 추정되는 혹까지..

언제 생을 마감할지 모르는 질병이라

늘 마음이 불안하다.

내가 회사가고 없을때 내가 친구들 만나러 나갔을때

혼자 그렇게 떠나버릴까봐 늘...불안하다.

 

 

얼마전 **님이 서재에 올리신 글처럼

네 눈속에 내가 있고 내 눈속에 내가 있는건

우리가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나리야...네 눈속에 나 있어 내 눈속에 너도 있지?...

 

어제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녀석.

 

 

한달 전쯤에 얼굴에 병색이 가득한 모습으로 나타났다가

어제 두번째로 다시 만났는데 이렇게 죽어있었다.

떠날때 고통스럽지 않았기를....

길위에서 태어나 길위에서 살다 길위에서 죽는다. 길고양이....

 

정화조로 내려가는 배수관이 막혀서

우리집 변기로 위층에서 내려보낸 모든 오물이 다 역류하는 바람에

현재 공사중이다.

윗층사람들의 협조와 동의를 구하기 위해  방문하는 중에

4층에 사는 아줌마로부터 길고양이 밥주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우리집 그러니까 내 집에서도 고양이를 키우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1층에 산다. 2층 3층 어느 집에서도 고양이 냄새같은건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정말 대단한 코를 가진 4층 아줌마.

어른만 아녔음 한대 갈겨줬을지도 모르겠다. ㅠ..ㅠ

 

어쩌다 고양이를 알게 되어

이 마음 고생을 사서 하는지 하아....

 

그래도 내가 진심으로 가슴가득 사랑한다고 말할수 있는 존재들은

이녀석들 뿐이다....

 

어지간 하면 다 읽으려고 했는데,

너무 정신산란한 글이라 집중이 전혀 안된다.

소설로 보기에도 에세이로 보이에도 영....

 

 

 

 

 

 

 

 

 

 

 

영화 카모메 식당의 작가의 소설.

역시 담백하다.

 

아키코는 갑자기 슬픔이 북받쳐 수건으로 눈믈 꾹 누르고 엉엉 울었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도 이렇게 슬프지는 않았다. 자식을 잃은 부모가 그 슬픔을 '몸이 찢어지는 듯하다' 라고 표현한 글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정말 그랬다. 자신의 몸 절반이 어디로 가버린 듯한 감각이었다. p201

 

뭐 그깟 고양이 죽은게 부모 죽은것 보다 더 슬프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난 아키코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실종 287명. 이게 말이 되는 숫자인가.

얼마나 많은 부모들의 심장이 갈갈이 찢어지고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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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4-17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누르고 가요.
아픈 고양이를 데리고 서울까지 가는 아무개님 마음이나, 하나라도 더 구조되기를 바라며 애타하는 마음이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무개 2014-04-17 19:19   좋아요 0 | URL
참 이것저것 마음이 좋지 않은 요며칠입니다.
구조 중단 뉴스보니 정말 할말이 없네요 하아.....

2014-04-21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4-21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