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것 - 지금 그러거나, 그러고 싶거나, 그럴 수 있는 당신에게
윤신우 지음 / 예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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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어김없이 돌아오던 아빠가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

 

혹은 항상 자기 곁에 있던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 어린 아이에게 그 현실은 무서운 당혹이다.

 

그 무엇보다도 아이의 마음을 달래고 안정시켜야 한다.

 

다른 것들은 잠시 뒤로 미루어도 된다. (47p)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한쪽부모 가정의 이야기이다. 저자 자신의 경험담이기도 하다기에

 

어떤 책일까... 우여곡절 여차저자한 자전적 느낌의 책일까...? 아니면 씩씩한 싱글맘이나 싱글대디의 우리 사회를 향한 부르짖음 같은 호소적이거나 혹은 비판적인 느낌일까? 하며 책을 펼쳐 들었다.

그러나 계속 계속 읽어가도 담담한 어조로 혼자 아이를 키울 때 아이의 마음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혼자되었을 때 자신의 주변 관계가 재 정립되더라, 특히 명절에 갈 곳이 마땅찮았다 그래서 친가에 아이들을 데려다주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날 전혀 예고도 없이 이러저러한 상황(어떤 상황인지는 읽으실 분은 보게 될 것이고,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얘기일 수 있음으로 일부러 하지않는다)이 되어 그 배려심없음에 화났다는 것, 아이를 감정적으로 맡아선 안되고 생활면이나 환경면을 충분히 고려해서 아이를 맡아야한다는 것, 이혼하고 아이 양육을 어떤 식으로 하고 있냐하는 여러 쌍의 예, 이혼하고 아이를 양육하고 교육하며 비록 이혼은 했지만 인간으로서 서로 더 신뢰가 쌓이는 부부, 오히려 더 등을 돌리게 되는 부부들의 얘기들을 적어놓고 있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아이의 대소사를 책임지는 것과는 다르다. 가끔 보는 옆집 아이는 귀엽지만 24시간 내가 보살펴야하는 아이는 마냥 귀엽지만은 않다.'(41p와 42p)

 

 

'문제없는 가정은 없다. 다들 자기 사연만큼 안고 살아간다.'(53p)

 

 
나는 이 말에 백번 동의한다.

결혼 5년차쯤 되니 단란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매년 여름휴가는 챙겨서 어디로든 떠나는데 그것도 나름 노하우가 있었다. 한부모와 아이들만 휴가지에 가면 아무래도 보는 눈도 있고 뭔가 모르게 신경도 쓰이고 재미도 없는지라 매년 휴가일정을 맞춰 동생네 부부나 지인들 가족과 어울려서 간다고 한다. 음... 현재(?) 양쪽부모 가정이라도 우리집은 매년 휴가를 챙기기 힘들다.

 

아이들이 더 이상 부모와 여름휴가를 가지않으려는 때가 올 때까지 매년 휴가만큼은 꼭 챙겨주어야한다는 저자의 말이 한부모이더라도 아이들에겐 구김살없이 자라주길 바라는 심정과 책 속에도 나오지만 아이 마음 속에 하나씩이라도 훗날 엄마인 자신을 떠올릴 수 있는 좋은 추억 즉 '애정의 증거물'을 남겨주고 싶다는 저자의 각오같은 것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어떤 아이가 있는데 표정이 항상 어둡다. 아빠, 엄마 다 번듯한 직장에 성격이 크게 모난 사람들도 아니다. 알고보니 아빠는 아이가 아주 어렷을 때부터 사소한 잘못도 용납을 안 했다. (중략)

아이는 내면에 깊은 상처를 안았고 어두운 표정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걸 보면 아이의 정서와 인성에 부모의 숫자가 결정적이지는 않다. 한 부모 가정, 즉 부모 숫자가 하나 모자라는 가정이라도 아빠든 엄마든 아이들에게 어떤 태도를 취하고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그 영향을 받는다.

'청승떨지 않기','웃으며 지내기','당당하기','가볍게 하기', '객관화하기'가 아마 내 아이들에게 보여준 모습일 것이다.(184p)

 

 

 

아아... 그래서 이 책도 간혹 감정의 출렁임도 느껴졌지만 대체적으로 담담했나 보다. 그리고 정말 한쪽 부모라서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봐진다는 건 이미 있는 상처에 부채질만 계속 해대는 꼴이겠구나... 상처받았을 때 누군가 품어주고 위로해주면 한동안은 웅크리고 있더라도 다시 추스리고 일어날 힘이 되어 주듯이 나부터 그런 따뜻한 시선으로 싱글맘 싱글대디 그리고 자신의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이 한쪽 부모 가정이 된 아이들을 말없이 응원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내 성격상 필요하면 말은 할지도 모르겠다~ㅎㅎ

 

 
이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을 읽으며 평소에도 우리의 지나친 호기심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 가끔은 알아도 모른 채 궁금해도 모른 채 하는 배려와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지만 더욱 더 그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 누군가는 어쩌면 다름 아닌 '내'가 될 수도 있는 일임으로.

 

 

 

이혼이나 사별 후 '나'도 힘들지만 우선은 '아이'의 마음을 챙겨라 그러다 보면 '나'도 바로 세워갈 수 있다는 말과 아이들을 키우려니 경제적인 불안함을 떨칠 수 없어 어느날 선배에게 "한 1년은 어찌어찌 버티겠지만 그 다음은 모르겠어요" 라고 했더니 "1년 버틸 수 있으면 10년도 버틸 수 있다"는 말이 돌아와 거짓말처럼 불안함이 싹 가셨다는 말이 참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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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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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정리나 수납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웃나라 사람이긴해도 '곤도 마리에'라는 이름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몇 권 수납에 관한 책이 번역돼 나와있기도 한데다 모르긴해도 잡지에서 정리·수납쪽으로 인용도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리'가 취미가 아닌 사람이지만 이사 한번 할때마다 '헥헥 이렇게 물건이 많았나?!'하고 느낀다.

그리고 누군가 와서 깨끗하게 치워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심지어 이 많은 물건들 모조리 확 갖다 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된다.

친정엄마가 오셔서 잔소리하시며 치우기라도 하면 잔소리는 싫지만 치워진 후 쾌적함을 느낀다.

책에서도 그런 언급이 나오는데 실제로 나도 시험 전날이나 무슨 중요한 일을 앞두고 책상위나 주변 정리하기부터 시작해서 정작 시험공부나 중요한 일은 뒷전이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책에서 '시험 전날 정리하고싶다는 충동은 정리에 흥미가 있는 나뿐만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현상이다. (중략) 이처럼 너무 정리가 하고 싶은 경우, 그것은 방을 정리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다른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증거로 시험 전날 정리하고 싶은 충동이 시험이 끝난 후에도 계속 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고 돼있다. 아... 정말 저자의 말 그대로겠구나하고 공감 되었다.

 

 

 

 

 

  

 

 

'바로 위의 사진에서 물건마다 제 위치를 정하고 쓰고 난 후에는 반드시 제 위치에 놓아두자. 이것이 효과적인 수납을 위한 전제 조건이다.' 라고 돼있는데 이 책을 안 본 사람들은 너무나 진부한 말에 웃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곤도마리에 식의 물건의 제 위치는 기존 우리가 생각하는 가지런한 수납, 수납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수납, 동선을 고려한 수납 등등은 소용없다고 말하며, 한 곳에 정리할 물건들을 모조리 다 모아놓고 꼭 하나하나 만져보며 그것이 설레게 하는지 아닌지로 구분해서 지금 설레게 하지않는다면 과감히 버릴 것을 강조하는 특이한 분류?기준을 제시하고 있었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도 귀찮더라도 모조리 한군데로 빼낸 후 하나하나 설레는지 아닌지로 분류하고 집안의 옷들도 모조리 집합시켜놓고 분류하라고 한다.

그리고 분류하는 물건들의 순서도 제시하고 있어서 재밌게 생각되었다. '정리는 매일매일 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해야한다.'는 말도 기존 정리방식과는 완전히 달랐다. '정리 리바운드' 즉 '정리해도 며칠만에 다시 원상복귀되는 현상'이 안되기 위해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들이 신선하게 와닿았다. 반복되는 말이 많고 정리전과 정리 후의 사진이 좀 있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사온 후 집안 정리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어서 심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정리가 필요하신 분들에게는 추천할만한 책이었다. '정리'가 안 된 게 더 마음이 편하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께도 권해주고 싶은 알고나면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곤도 마리에식 정리법임이 분명하다. 이 분의 정리컨설팅 후 인생 자체가 달라졌다거나 전에 없던 자신감이 생겼다는 고객도 있다는데 왠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비록 나도 꽤 귀차니즘이지만 쾌적한 환경에서 맑은 판단이나 긍정적인 사고가 나온다는 건 부인할 수 없어, 이 책을 읽으며 더욱 내 주변의 슬림화 작업을 해나고 있다.

끝으로, 이 책에 있는 곤도 마리에의 말을 옮기며 마무리 하고자 한다.
'한번에, 단기간에, 완벽하게' 정리를 마친 사람의 인생은 틀림없이 극적으로 달라진다.
 
그게 뭐가 됐든 지금 무엇인가를 정리하고픈 사람이라면 이 책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십중팔구 나처럼 읽는 중간중간에 어느새 주섬주섬 주변을 정리하고 있을 것이다.ㅎㅎ
저자의 주변 정리를 하다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정리가 된다는 말( 자신의 내면 들여다보기)이 틀린 말이 아니구나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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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리얼 푸드 - 갓 구운 베이글처럼 고소한, 노릇한 오믈렛처럼 부드러운
박혜정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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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씨는 책표지 뒷편에 3줄로 책소개를 하고 있지만 지금부터 캘럽사랑의 서평은 시작된다는~ㅎㅎㅎ (바쁘신 분들은 사진들을 보다 맨 마지막 5줄만 읽으면 결국 하고자하는 말은 다 나온다는거~ 그러나 더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Go~)

 

갓 구운 베이글처럼 고소한 오물렛처럼 부드러운 뉴욕의 진짜 맛있는 이야기 <뉴욕 리얼 푸드>는

<쇼퍼홀릭 박 작가의 깐깐한 뉴욕 쇼핑 여행>의 작가 박혜정의 두번째 뉴욕스토리이다.

 

'아 이제 글을 써도 되겠구나.' 서른 살이 되던 해, 감히 생각했습니다.라는 작가 박혜정은 첫인사에 작가란 가장 깊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귀한 눈과 마음을 지닌 축복받은 존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능력을 귀히 여기며 보다 많은 세상과 마주하려 노력합니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고, 무엇으로 내가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지. 연극, 춤, 운동, 쇼핑, 요리, 여행....... 답은 무한했습니다. 그래서 10년에 하나씩 직업을 더하기로 했고, 차곡차곡 후회없는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라고 쓰고 있다.

톡톡 튀는 어투와 책속에 간간이 보이는 노트와 펜, 뉴욕을 만날 생각에 설레고 있을 누군가에게 알라딘 램프 속의 요정처럼 '뉴욕의 지니'가 되어 드리겠다는 그녀의 두번째 책 <뉴욕 리얼 푸드>는 뉴욕의 맛집에 관한 소개와 그녀의 에피소드로 가득차 있다.

 

 

또 출장가는 비행기 안에서 여행서를 펼쳐 든 나였다. 이륙전에 얼른 카메라에 표지 사진을 담아본다.

 

굵직굵직한 건물이 압도하듯 당당한 뉴욕, 멋쟁이들의 뉴욕, 예술과 트랜디함의 도시 뉴욕, 걸음걸이의 속도에 놀란다는 뉴욕, 각 나라의 문화와 인종의 다양함이 공존하는 뉴욕,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현기증이 날 것만 같은 뉴욕, 그 뉴욕의 여러 이야기들 중 먹거리에 관한 이야기들이라니! 나름 자타가 인정하는 미식가인 나는 표지의 화장한 오후 웃음지으며 메뉴판을 들여다보고 있는 금발 미녀가 마치 나이기라도 한 듯 괜시리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설렌다.

 

 

 

 

사진은 '와플앤 딘지스' 라는 길거리 가게의 벨기에 와플인데 길거리 음식이라도 참 그럴듯하다. IBM을 다니다 이 인기 많은 스쿨버스 (트럭)로 벨기에 와플을 팔기 시작했단다. 자갓에 소개된 것은 물론 2009년 최고의 길거리 음식으로 소개돼 일본에도 알려진 바 있는 엄청난 곳이라고 하니 창업후 대박 난건가? 홈페이지나 트위터로 이동 경로를 검색해서 찾아갈 정도의 가게가 되었다고

하니 분명 대박난 게 맞겠지. 나도 언젠가 이 재미난 가게에서 와플을 사서 근처 공원에 앉아 한가롭게 먹어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또 한가롭게 걷다보면 혹시 또 다른 유명하다는 오렌지색 트럭의 길거리 카페 Mud Truk도 만나게 될까? 

 

 

뉴욕의 대표버거라는 매디슨 스퀘어 파크의 '셰이크 셰이크 버거'를 먹기위해선 30분정도는 기본으로 줄 설 각오로 가야한단다. 그러니 등뒤의 자연을 바라보다가 지루하면 이 책을 덮어두었다 꺼내 읽는 것도 좋겠다는 저자. 바쁘다는 뉴요커도 이곳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데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며 심지어는 2시간 기다리기도 한다는 곳이라니 그 버거 맛이 더욱 궁금하다. 저자의 말대로 책 한권 여행가방 속에 쏘옥 넣고 다니다가 이곳에서 기다리는 시간에 꺼내 읽으며 뉴요커의 일상 속으로 잠시 녹아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환상적인 버거맛 꼭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

그런 내 심정을 알기라도 하듯 저자 박혜정은 ' 나는 안다. 지금 당신이 분명 침을 꼴깍 삼킨 것을. 언젠가 분명 나처럼 침 넘어가게 셰이크 셰이크 버거를 예찬하는 날이 있을 것임을.' 라고 적고 있다. 두리번 거리다 혹 자신을 보게 되면 한 테이블에 앉아 침넘어 가는 얘기를 실컷해보자고 하면서 말이다. 너무 늙기 전에 그런 날이 내게도 오길 바라며 사진 속 버거의 두께와 육즙에 침을 꼴깍 삼킨다.ㅎㅎ 뉴욕의 버거들 사진을 보면 버거의 두께가 두꺼운데 이곳은 유독 두껍고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먹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굳이 먹어보지 않아도 눈으로만 보더라도 감이 좀 오는 법이다. 오케이 요기 접수했~~~어!

 

 

먹는 이야기가 가득하긴 하지만 군데군데 경치도 있어 좋다. 이곳은 피어 17이란다.

 

 

 

비욘세 남편 제이 지의 특별한 버거 '스폿티드 피그 버거' 요리 같은 버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란다.

나는 이 가게가 비욘세 남편인 제이 지가 자주 오는 단골가게라고 소개하는 줄 알았더니 뉴욕 최고 셰프 중 한 명인 마리오 바탈리와 함께 이곳 오너란다. 아아... 비욘세에게 선물했다는 50억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로 유명한 그 사람이 이 분이셨군! 이곳은 인기 메뉴는 미슐랭 1스타에 빛난다는 '차그릴드 버거'란다. 오옷,,, 뉴욕여행은 기간을 넉넉하게 잡고 가야 후회없이 먹고 오겠구나. 그리고 돌아와서 반드시 다이어트를 해야겠구나. 이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이었다.

 

 

미국 초대형 서점 체인이라는 '반스 앤 노블'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책을 여기저기 놓인 의자에 걸터 앉아 보기도 하고 심지어 맨 꼭대기 카페서 대놓고? 읽을 수 있다고 한다. 또 세계어서 가장 큰 헌책방이라는 '스트랜드 북스토어'도 일본의 BOOK OFF가 크다 생각했는데 거기보다도 더 큰 헌책방이라니 비록 커피는 없지만 한번 가볼만 할 것 같았다.

 

약 500 페이지에 달하는 <뉴욕 리얼 푸드>는 책 내용도 알차고 저자의 에피소드와 생각들을 읽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두께가 있음에도 책 자체의 편집이 훌륭했다. 즉 어떤 책은 펴놓고 보면 다시 재자리로 돌아오거나? 아예 페이지가 찟어질 듯 해서 안타까운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종이질도 좋고 보는 자리에서 잘 펼쳐져서 보기에도 좋았다. 뉴욕에 가실 분들은 물론이고 현재는 그저 뉴욕을 동경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뉴욕의 맛집 이야기 책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좋아서 괜히 숨겨놓고 혼자만 몰래 간직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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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어깨를 빌려줘 - 이용한 여행에세이 1996-2012
이용한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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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거(보는것+ 먹는것 ㅋㅋ) 좋아하고 여행 좋아하고 에세이도 좋아하는 내가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16년 전 더는 출근하지 않는 인생을 택했고, 내내 차가 서지 않는 정거장이나 손님이 끊긴 여인숙을 떠돌았다는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의 1996년부터 2012년까지에 걸친 여행들이 한 권의 여행에세이 <잠시만 어깨를 빌려줘>가 되어 나왔다.

 

 

 

 

 


'여행에도 방법이 있다면, 내 여행의 방식은 아무런 방법도 구하지 않는 것이다.'
노을 지는 어느 한적한 마을의 풍경이 왠지 모를 아련함과 젊은 날(가만. 아냐 난 아직 무지 젊잖아 ㅎㅎ;;;)
그.러.니.까
대학시절 M·T갔던 곳에서 찍은 사진의 풍경과도 오버랩되며 내 일상에 신선함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표지를 넘긴다.
그러자 이런 문구가 있다. '아무런 방법도 구하지 않는 여행방식'이시군요... 그거 저도 좋아합니다요~~~

 

 

맨 첫번째 글인, 책 소개 이미지로도 봤던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에요'가 나온다.
유리창에는 빗물이 저 멀리 비행기가 보이는 이런 사진은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잠시 덮고 지나가셔도 됩니다'이다. 즉, 그놈의 병이 또 도지게 만드는 데 단 몇 초 안걸린다는 거. '음... 평소에도 아이와 씨름하며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는 나지만 한 열흘 아픈 아이와 끙끙거리며 하루하루 살아냈던 나로선 공연히 글 속의 '떠나고 싶은 순간에 떠나야 해요. 핑계를 찾기보다 어딘가에 처박아둔 여권부터 찾아보는 거예요.'에 딴지 걸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사실은 벌써 몇 번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여권도 어딨는지 너무 잘 안다. 떠나고싶은 곳이라면 당장이라도 정할 수 있다. 돈? 약간의 돈이지만 살짝 따로 주머니가 있으니 거기서 눈 딱 감고 쓰면 된다. 그런데 혼자서 데리고 떠나기엔 어린 아이를 어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다 "ㅁㅁ야 조금만 더 크면 엄마랑 손잡고 ○○○ 꼭 가자~" 혹은 " 엄마는 이 다음에 △△에 꼭 갈거야~" 그러니까 그동안은 이런 여행 에세이로 간접 경험하는 것만으로 위안이 된다. 어찌 되었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더는 출근하지 않는 인생을 살기로 한 작가의 쉽지않았을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나도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답니다.


 

#049 그때는
그녀가 어디든 가자고 했을 때.
어디든 갔더라면.
그녀가 술잔을 비우다 말고 어깨를 들썩일 때,
가만히 안아주었더라면
그녀가 무릎을 베고 누웠을 때,
모른척하고 입맞춤했더라면.
우린 달라졌을까.
그럴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내 맘이 움직이지 않은 거겠지, 그때는.
떠났으니까 그리운 거겠지, 지금은.

 

 

#064 그냥 거기 청춘중 '성공한 사람들은 말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그러니까 그냥 견디라고.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청춘이라서 아픈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서 아픈 거다. 감정이 있으니까 아픈 거다.' (중략)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간략하다. 어쩔 수 없는 것 때문에 아픈 건 어쩔 수 없더라도, 청춘이 아파야 한다는 망언 때문에 굳이 아플 이유는 없다는 것. 지금 이 순간을 즐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는 저자에 나 역시 공감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뜻밖에 나에게 반가운 정보가 있었다. 흠. 벨기에 맥주가 맛있단 말이지... 그리고 라오스의 비어라오도! 그렇게 또 맥주 얘기가 나와서 잠깐동안 아주 집중해서 책을 봤던 나는 어느 순간 마트서 '벨기에, 벨기에...' 거리며 맥주 파는 곳에 한 참을 찾고 있기도 했다. ㅎㅎㅎ 고건 벨기에 갈 때까지 못 기다리겠다구요~
또 책을 덮고도 잊혀지지 않는 저자의 '자유기고가'가 되었는데 '자유'는 있고 '기고'가 없었다는 그말이 왜 그리 우습던지... 혼자 내 처지에 맞춰 현재 휴직중인데 '휴'는 없고 '직'만 있다고 고쳐서 ㅋㅋㅋ 거려보기도 했다.

 

 

끝으로, 아래 글이 자신이 못났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옮긴다. 요즘 어린 나이의 아이들부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많아 참 안타깝다. 그리고 우울한 사람들은 왜 그리 많은건지... 혼자만의 생각의 회오리에 빠져들면 자꾸만 스스로 못났다는 덫에 걸려든다. 아래 글처럼 누구 하나 소중한 존재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필요하면 신뢰 가는 주변 사람들 혹은 전문 상담사의 도움을 구해서라도 그 회오리 속에서 어서 빠져 나왔으면 한다.

 

 

 

 

#096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고 딸이며,
누군가의 빛나는 첫사랑이고,
누군가의 잊지 못할 친구이자
누군가의 존경받는 선생이고 믿음직한 제자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소중한 존재이지 않은 적이 없다.

 

 

 

여행에세이 <잠시만 어깨를 빌려줘>를 읽으며 여행사진들도 즐겁게 보고 여러가지를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충분히는 아니더라도 만족할만한 일상탈출이 되었으므로 지금 곧바로 떠나지 못하는 내 상황도 용서해주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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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토끼와 채송화 꽃 신나는 책읽기 34
권정생 지음, 정호선 그림 / 창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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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선생님은 <강아지똥>이란 책으로 너무나 유명하신 분이다.

저서에는 <강아지똥> 외에 <사과나무 밭 달님>< 몽실언니><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었어요> 등이 있다고 한다.1937~ 2007년까지 사셨다고 하며 동화처럼 사셨던 분이라고 한다.

사시는 동안 할아버지의 오두막에는 개구리와 닭이 들락날락했고 동네아이들도 오두막을 찾아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네요. 그런 분이 어릴 적 제 주변에도 있었으면 조금 더 감수성이

풍부한 어른으로 성장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에는 4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아기 토끼와 채송화꽃, 또야 너구리의 심부름, 까치골 다람쥐네,

그리고 밤 다석 개라는 제목이네요. 4가지 이야기 모두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들이었어요.

 

'아기 토끼와 채송화꽃'의 첫머리에 엄마가 가끔 토끼처럼 눈이 빨개진다고 돼있었는데

끝부분을 읽으며 왜 주인공 명수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토끼를 친구 삼아 속내도 이야기하곤 하던 명수는 토끼가 자신이 학교에 간 사이 쓸쓸하고

외로울까봐 채송화꽃을 선물합니다. 어쩌면 명수 자신의 외롭고 쓸쓸함의 표현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또 그동안 가슴 속에 품어왔던 아빠에 대한 마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빠가 없어서

엄마가 외롭고 쓸쓸할 거라 생각되었는지도 모르구요...

 

그럼에도 명수는 자신이 엄마가 있어 덜 외로운 존재라는 걸 어쩌면 알고 있나 봅니다.

깜깜한 밤 혼자 웅크리고 자고 있는 토끼를 바라보며 아기 토끼가 엄마 토끼와 만나는 상상을 해보기도 하니까요.

 

모두가 외롭지않을 수 있도록 하는 명수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이었습니다.

 

모두 권정생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동화들이었어요.

아이들이 상처받을만한 상황에 대한 격려와 우리가 반성해야할 것에대한 우려하는 마음도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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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2-06-21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서평 잘 보고 갑니다.

일상여행 2012-06-23 09:3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에궁 늦어져서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