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친구를 괴롭혔다고? - 왕따를 없애는 완벽한 방법
트루디 루드위그 지음, 베스 애덤스 그림, 오영나 옮김 / 고래이야기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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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왕따문제는 더 이상 새로운 사회문제도 아닐만큼 익숙한 일이 된 것 같다.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들의 사회까지, 그 정도가 심하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왕따문제는 우리 사회에 깊게 퍼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올바른 교육이 중요한데, 남을 괴롭히는게 얼마나 나쁜 일인지를 알려주고 피해자의 입장을 헤아릴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르쳐야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왕따의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 라는게 독특했다. 케이티는 모니카에게 못된 짓을 했고, 이를 목격한 친구들이 운동장 지킴이인 파텔부인에게 알려 결국 샌더스 교장 선생님까지 알게 돼 불려 가게 된다. 교장실엔 부모님까지 와 있어 창피함을 느꼈지만, 케이티는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선생님께 '고자질'을 한 친구들이 미웠고, 모니카를 때린 것도 아닌데 이렇게 벌을 받는 상황이 싫을 뿐이다. 그래서 마음에도 없는 "죄송해요" 라는 말로 교장 선생님을 안심시킨뒤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현명한 선생님은 케이티를 벌 주고, 모니카를 불러 악수를 시키며 억지화해를 시키는 대신 케이티가 잘못을 스스로 깨달을수 있도록 했다. 모니카를 때리지 않았으니 잘못한게 없다는 케이티에게 "네 손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혀야만 괴롭히는게 아니야. 너의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주는 것도 괴롭히는거나 마찬가지야. 그리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로 마음 먹은 학생에게는 그 행동에 대한 결과가 뒤따를 수밖에 없단다."라는 말로 가르침을 준다.  

그렇게 케이티는 페트로스키 상담 선생님과 만나 '친구를 괴롭히는 행동'이 어떤것인지와 좋은 친구가 되는 법에 대해 배우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은 케이티가 적은 '왕따에 관한 지침서와 생각'을 담은 일기장이다.  

책 안에 인용된 사례들을 보면 왕따 문제가 많이 심각해 보이는데, 상대방에게 나쁜 말을 하고 무시하는 것도 큰 상처를 주는 왕따 방법 중 하나이다. 아이들이 누군가를 미워하고 괴롭히는 이유가 '나와 다른 모습'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는데 참 슬픈 일 같다. 남들보다 뚱뚱하거나 말랐다고, 말을 더듬거나 못생겼다고, 혹은 너무 가난하다는 이유가 왕따의 이유가 된다는게 말이다.  

왕따를 당한 학생들의 대처법도 소개되어 있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도움을 줄수 있는 어른들에게 계속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이 알고도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나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한다. 그만큼 어른들이 주의를 기울이고 도움의 손길을 외면하는 일은 절대로 해선 안되겠다.  

책의 내용이 그렇게 실용적이거나 확 와닿지 않는게 아쉬운 대목같다. 케이티가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이 없고, 갑자기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왕따는 나쁘다는걸 말해서 그런것도 같고 알록달록한 그림과 디자인이 좀 정신없었던 측면도 있겠다.  

그래도 가장 인상깊은 구절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까닭은 단 한가지인데, 못되게 굴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왕따 모자를 쓰고서 착한 사람을 따라다니며 못되게 구는 것과 같은데, 왕따 모자에 대해 알아야 할건 바로 여러분 스스로 그 모자를 쓸지 벗을지 결정할수 있다는 것이다. 선택은 스스로의 몫' 이라는 것이다. 친구를 괴롭히는 건 어떠한 이유로든지 정당화 될수 없다. 지금 당장 그 모자를 벗느냐, 아니면 계속 누군가를 상처주느냐 하는 건 자신의 몫이다. 다만 어른들이 왕따 모자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해주고 변화시켜 준다면 이런 모자를 쓰는 아이들이 현저히 줄어들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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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진짜 내 일기장
질 티보 글, 조세 비세이용 그림, 최문영 옮김 / 끼리끼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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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직 나만 쓸수 있고 볼수있는 비밀 일기장이 있다면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하는 것들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적을수 있지 않을까. 이 일기장의 주인공인 말릴루 ( 이 이름은 가짜이다. 왜냐하면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실명을 그대로 썼다가 누가 이 일기장을 우연히 보기라도 한다면 내 비밀은 모두 탄로 날 것이다. 그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내 이름을 비롯해 친구와 가족의 이름까지 바꿔서 적었다.) 는 비밀 일기장을 만들어 놓고 그 속에 모든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다.  

그래서인지 일기장을 펼치면 페이지별로 총 3번의 경고문을 봐야 한다. 그만큼 말릴루가 숨기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은데, 얼마나 큰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궁금증이 계속 커지면서 말릴루의 일기장을 훔쳐 보는 것 같은 미안함과 호기심이 동시에 든다.  

그렇게 보게 된 말릴루의 일기장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세상에 대한 궁금증과 느끼는 점, 그리고 성숙한 생각이 들어있었다. 커서 작가가 되고 싶은 말릴루는 생각의 폭도 넓고 언어 표현도 탁월했는데, 또래에 비해 확실히 진지한 면이 많은 것 같다. 그러면서도 아이 같은 천진함과 귀여운 모습이 들어있어 빙그레 웃음을 짓게 만든다.

말릴루는 슬픔,실망,말다툼,생명,자유,기쁨과 행복,용기,두려움,전쟁,죽음,평화,외로움,자란다는것,희망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적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보고 듣고 느끼는 감정과 상황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리고 있는데 어른들도 하기 힘든 자아성찰의 과정이 인상깊었다. 친구인 루루와 마틴이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말다툼을 하는 것과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또 전쟁놀이를 하자는 친구에게 거절의 뜻을 전하며 '나는 전쟁을 싫어해. 그건 정말 너무 많은 불행을 가져오는 위험한 놀이야. 전쟁은 삶을 산산조각 내고, 집을 산산조각 내고, 새들을 산산조각 내.' 라는 생각을 하는 건 어른들을 반성하게 만든다. 아이의 눈에도 전쟁은 모든 걸 산산조각 낼 뿐이고 자유와 평화를 앗아가는 건데도 어른들은 근절시키지 못하니 말이다.   

 

또 말릴루는 슬픔과 실망, 그리고 외로움 등을 싫어한다. 이 세상에 생명과 기쁨, 행복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내 빨간 물고기 에밀리오가 죽었을 때의 슬픔을 비롯해 너무도 많은 것들이 날 슬프게 한다. 그래서 내 마음속 슬픔을 없애 주는 청소기를 꼭 만들어야 겠다고 말릴루는 결심한다. 엄마 아빠가 싸우는게 싫어서 놀이터로 도망쳐 나온 마틴의 모습은 또 얼마나 외로워 보였는지 모르겠다. 기쁨을 만드는 기계가 있다면 세상 사람들에게 모두 기쁨을 선물해줄수 있을테고, 마틴의 부모님도 싸우지 않아 결과적으로 마틴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텐데 말이다.  

말릴루의 일기장은 어떻게보면 아이의 눈높이를 가장한 어른의 일기장이 아닐까 싶다. 숙제하기를 싫어하고 시금치를 먹는데 큰 용기가 필요한 말릴루는 분명 어린아이의 모습이지만, 일기장에 적힌 다양한 이야기들은 어른들도 하기 힘든 고민과 깨달음이 적혀 있으니 말이다. 아니면 요즘 아이들의 생각을 내가 따라가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라면 아이들은 무조건 단순한 생각과 감정을 지녔을 거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한건 아닐까 반성을 해본다.  

분명 나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고, 그때도 큰 문제들을 통해 진지한 고민을 했겠지만 지금은 전혀 생각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고보면 나도 말릴루처럼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새 생명이 주는 기쁨 등을 통해 인생에 대해 나름 진지하게 생각해본 것 같은데, 어째서인지 태어날 때부터 어른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아이였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동화책 한권을 읽고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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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기 마법사 - 하늘이와 엄마의 100가지 일기 비법, 어린이문화진흥회 좋은어린이책 선정
황미용.신재현 지음 / 천개의바람 / 2011년 6월
절판


학교 숙제로 나오는 일기쓰기는 아이들에겐 좋은 교육이 될수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귀찮아하고 힘든 공부처럼 여기기 일쑤이다.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귀찮기도 하고 선생님께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비밀스러운 일이나 말하기 부끄러운 건 피하게 된다. 거기다 일기에 쓸 특별한 일이 없으면 머리는 더 아파오는데, 그래서 가끔 거짓으로 적는 아이들이 있기도 하다. 이렇다보니 일기쓰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별로 없고,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큰 효과는 없어보인다.

그런데 황미용 씨와 아들 신재현군의 일기와 지도 방향을 보면서 "이렇게도 일기를 쓸수 있구나"라는 걸 알게됐다. 천편일률적이고 평범한 일기 쓰기 방법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쓸수 있다는 걸 알게해줘서 아이들로 하여금 일기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낸다. 그날 기분에 따라, 쓰고싶은 방법에 따라 일기를 쓴다면 더 이상 귀찮고 지루한 시간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뒤돌아보게 해주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이 책엔 10가지 일기 형식과 90가지의 일기 주제가 들어있어 굉장히 실용적이다. 무엇보다 신재현군의 실제 일기가 들어있기 때문에 또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장점이 있다.

신재현군은 엄마의 양치질 검사에서 이가 누렇고 찌꺼기가 그대로 있다는 지적을 받자, 곧바로 거울을 봤는데 노랑나비처럼 보였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부끄러운 일일텐데도 재미있고 솔직하게 써서 웃음을 자아낸다. 이런 아들의 일기에 엄마는 '엄마의 사랑쪽지'를 통해 '노랑나비가 되어도 엄마는 하늘이가(신재현군의 또 다른 이름) 제일 귀엽고 예쁘다'고 해준다.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을 이렇게 쓸수 있는건 솔직한 일기를 쓰라는 엄마의 가르침과 사랑 덕분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의 일기를 보면 나쁜 행동을 해서 꾸지람을 받거나 잘못한 일을 적을땐 꼭 마지막에 "다신 이런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로 끝난다. 그 일을 통해 반성을 했고 다신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데 솔직히 이런 일기가 진심이라고 여겨지진 않는다. 속상하고 억울한 일이 있지만 선생님과 부모님께 꾸중듣지 않고, 무난하게 검사를 넘어가기 위해서 거짓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렇게 마음에도 없는 이야기를 쓰는건 아이로 하여금 일기쓰는게 지긋지긋하게 만들 뿐이다.

눈에 보이는 대로,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게 가장 중요한 것 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일기쓰기의 올바른 방법과 효과를 알려주고, 하나의 놀이로서 접근하기 때문에 재미있는 일기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더구나 글쓰기를 통해 얻어지는 교육적인 효과도 크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제 아이들에게 일기쓰기는 더 이상 피하고 싶은 숙제가 아니게 될 것이다. 일기마법사를 통해 재미있는 방법을 배울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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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엇 - 175년 동안 바다를 품고 살았던 갈라파고스 거북 이야기 보름달문고 45
한윤섭 지음, 서영아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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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해리엇! 저 자바원숭이 찰리예요. 지금쯤 당신은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고향 갈라파고스를 향해 열심히 헤엄치고 있겠죠? 비록 당신을 더 이상 보지 못한다 해도 함께 했던 시간은 제 마음속에 영원할 거예요. 당신이 가르쳐준 모든 것을 간직한채 말이예요.
 
전 숲에서 태어난 지 몇달 되지 않아 사람들에게 잡혔고 결국 엄마와 헤어지게 됐어요. 마취총에 맞은 엄마가 죽은줄 알고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던 그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정말로 엄마에게서 생명이 빠져나간줄 알았거든요. 다행히 그게 아니라는걸 알게됐지만 헤어지는 순간에도 깨어나는걸 보지 못했으니 제가 기억하는 엄마의 마지막은 총에 맞아 축 늘어진채 정신을 잃은 모습이예요.  

동물원 주인 아들인 테드가 절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집에 데려가지 않았더라면 전 엄마와 함께 살수 있었을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이고, 제가 찰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테드 가족과 함께 살게된건 제 힘으로 바꿀수 없는 일이예요. 처음엔 사람들의 언어도 이해하지 못했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이 뭔지, 좋아하는 행동이 뭔지를 경험을 통해 알게됐어요. 똥오줌은 모래가 깔린 박스에 해야 하고, 물이 싫어도 테드와 같이 목욕을 해야 했어요. 제가 싫어하고 원하지 않는 걸 사람들에게 알려봤자 그들이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저도 그들을 이길수 없었으니까요. 그런 제 모습에 테드는 순하다며 좋아했지만, 별 수가 없었는걸요. 제가 숲으로 돌아갈 일은 없으니 이곳에 적응하며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가장 큰 문제라는 걸 어린 저도 잘 알게 됐으니까요.  

   
  "꼬마야, 괜한 짓 하지마. 여기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야. 사람들을 이길 수는 없어. 살아남는 게 중요한 거지. 24p  
   

처음 테드와 동물원에 갔던 날이 떠올라요. 무서운 개코원숭이 스미스 때문에 공포에 질려있는 제게 당신은 따뜻한 목소리로 "안녕, 친구."라며 말을 건넸어요. 처음 만났음에도, 백칠십이라는 세월을 살았음에도 당신은 이 곳에선 모두 다 친구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리고 저에게 잘 해낼수 있을거라는 격려도 잊지 않았죠. 당신의 따뜻한 말에 눈물이 핑 돌았어요. 

그리고 1년 뒤, 테드가 학교에 가면서 전 처음으로 동물원 우리에 갇히게 되었죠. 숲에서 테드의 집으로, 이제는 동물원으로 제 환경은 또 변하게 되었고 역시나 이번에도 두려웠어요. 특히 스미스 가요. 제가 사육사의 열쇠꾸러미를 가져온 걸 알게되자 스미스는 당장 그 열쇠를 내놓으라며 협박을 했고 돌까지 던졌어요. 하지만 열쇠를 내놓으면 어떻게 될지 잘 알고있었기에 전 두려움에 떨면서도 끝까지 버텼어요. 하지만 언제까지 참을수 있을지 몰랐어요. 어쩌면 스미스가 던진 돌에 맞아 죽을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때 당신이 나타나 준 거예요. 두려워 할 것 없다고, 넌 혼자가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며 그날 밤 제 곁을 지켜주었어요. 외로운 싸움을 하던 저에게 다가와준 당신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그때부터 전 힘들때마다 '난 혼자가 아니다. 난 친구가 있다!' 라는 생각을 하며 잘 이겨낼수 있었어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이 작은 동물원에 평화가 찾아오지도 않았을 테고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지 못했을 거예요. 엄마와 헤어진 후 처음 맛보는 편안함을 당신이 선물해준 거예요. 

그런 당신에게 살 날이 3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식은 우리 모두를 큰 슬픔과 충격에 빠지게 했어요. 하지만 당신은 오히려 슬퍼하는 우리들을 위로하고 자신과 친구를 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죠.  

당신이 동물원 친구들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던 그 순간, 당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에겐 한가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사람들에게 포획된 후 한번도 밟아 보지 못한 바다로 당신을 데려갈수 있는 방법이 생각났거든요. 어쩌면 오늘 같은 날을 위해서 사람들과 살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사람들과 차를 타고 가며 바다의 위치를 알수 있었고, 열쇠 꾸러미도 챙길수 있었으니까요.    

동물원을 탈출해 힘이 빠져버린 당신을 이끌고 바다로 향해 가는 건 분명 쉽지 않은 모험이었지만 충분히 감수할만한 일이었어요. 이런 용기를 가르쳐준건 바로 당신, 해리엇 이었어요!! 마침내 바다를 만나게 됐을 때, 마지막 이별을 하면서 흘렸던 눈물이 아직도 제 뺨에 남아있어요. 당신에게 그토록 원하던 바다를 보여줄수 있어서, 갈라파고스로 이끌어줄 바닷속에 몸을 맡기게 할수 있어서 얼마나 기쁘고 다행이었는지 몰라요.  

   
  "아가야, 난 너무 오랜 시간을 살았다. 이제 시간이 된 거야. 죽는다는 것은 꼭 슬픈 일만은 아니다. 죽는 건 새로 시작한다는 거지." 104p  
   


 
해리엇, 그 곳에 잘 도착했나요? 오래전에 했던 친구들과의 약속은 지켰나요? 당신이 없는 동물원은 많이 허전하고 슬프지만 그래도 당신의 바램처럼 이 곳이 따뜻한 곳이 되도록 모두 노력할 꺼예요. 오늘 따라 당신이 많이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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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 세계지리 사계절 어린이 아틀라스 1
헤더 알렉산더 지음, 이승숙 옮김, 메레디스 해밀턴 그림, 조지욱 감수 / 사계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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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있는 지구에 대해서 배우고 알아가야 할 필요가 있어요. 지리를 영어로 '지오그래피'라고 하는데 '지구를 설명한다'는 뜻이래요. 지구에 대해서 안다는 건 지금 내가 발을 디딛고 있는 있는 곳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더 나아가 지구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게 된다는 거예요. 그러다보면 지구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문화와 관습등에도 저절로 관심이 생기겠죠? 지구의 기후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공부하다 보면 세계지리를 배우는 일이 단순히 나라 이름과 지형을 익히는게 아니라 우리 삶 전반에 대해 이해할수 있게 된다는걸 깨달을 거예요. 어때요? 정말 재미있겠죠? 

지구의 여러 나라들을 배우기에 앞서 우선은 지구에 대해 아는게 우선 이예요. 옛날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했대요. 그러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친구들이 지구가 둥글다는걸 발견하게 됐는데, 우주로 가보지 않고 어떻게 지구의 생김새를 제대로 예측할수 있었을까요? 이런 주장에 많은 사람들은 비난하고 믿지 않았지만 페르디난드 마젤란의 선원들이 최초의 세계일주를 함으로써 지구가 둥글다는걸 몸소 증명해 보이면서 지구가 평평한가 하는 논쟁을 완전히 끝냈대요. 이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이 확실해지자 동서남북, 적도, 위도와 경도 등이 생기면서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낼수 있게 됐어요. 그 후로 표준시간대, 날짜 변경선이 생기며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죠.

  

우리나라는 4계절이 있지만 1년 내내 더운 곳도, 추운 곳도 있어요. 이렇게 계절이 달라지는 건 지구가 23.5도 기울어있기 때문인데 태양 둘레를 돌 때 받는 열은 일정하지만 받는 면적이 좁으면 더워지고 넓으면 추워지는 거래요. 만약 지구가 기울어져 있지 않다면 한 계절만 있을텐데 정말 다행이죠?  

다른 계절만큼 지역마다 기후도 다르기 마련인데 강수량이 아주 적은 사막, 낙엽수와 상록수가 있는 온대림, 수많은 종류의 식물과 동물이 사는 아주 슾한 숲인 열대 우림, 풀로 가득 차 있고 넓게 트인 초원, 아주 추운 한대 기후로 북극 근처에 있는 툰드라로 나뉘어요. 이런 기후대에 따라 그곳에 사는 동물이 다른것도 당연하겠죠? 툰드라엔 북극곰이, 사막엔 캥거루가, 열대우림엔 코브라 등이 대표적 이예요. 이렇게 지구 전반에 대해 배웠다면 이제는 각 대륙에 대해 공부해 볼 차례예요.

 

대륙을 구분하는 요인은 여러가지라 6대륙 혹은 7대륙으로 나뉜다고 해요. 사람이 살지 않는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엔 많은 국가가 있는데 대한민국은 아시아에 속해 있어요.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반 이상이 살고있을만큼 엄청나게 큰 대륙인데 러시아가 가장 큰 나라고, 몰디브라는 섬 나라가 가장 작은 나라예요. 대한민국과 일본의 어린이들은 약속을 할때 서로 새끼손가락을 건다는 재미있는 정보가 들어있는데 참 신기하고 재미있네요. 가장 가까운 나라여서 그런지 비슷한 문화가 있는것 같아요.

각 대륙에 속한 국가들을 소개하면서 않게 재미있는 기록이나 유명한 것들을 알려줘서 지루하지 않게 그 나라에 대해서 공부할수 있게 해줘요. 가장 큰 도시, 가장 긴 강, 가장 낮은 곳등을 표시해서 다른 대륙과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기억에 오래 남게 해주네요. 이렇게 공부하다보면 쿠바 주변국은 어떤 나라인지에 대해서 알게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인 티티카카 호는 어느 나라에 있는지를 알수 있게돼요. 그림과 함께 공부하니 잊어버리지 않고 금방 이미지를 떠올릴수 있으니 좋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각 나라에 대해 무작정 외우기만 하면 따분하고 재미없는데, 이 책은 재미 있으면서도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게 해주니 더 이상 지리공부가 두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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