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김건호 행정법총론 최근 10년 단원별 기출문제집 - 전2권
김건호 지음 / 메가스터디교육(공무원) / 202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함수민 행정법 기출문제집과 더불어 좋은 기출문제집이 나온 것 같습니다. 먼저 북 디자인이나 가독성 면에서 화려하지 않지만 보기 편합니다. 문제 배열이나 해설의 양이 시각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또한 여러 번 자주 보는 수험서의 특성상 학습 효과를 생각하는 디자인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판례문의 중요 부분을 밑줄과 함께 하이라이트로 강조(김건호)하거나 판례문에 제목을 두면(함수민) 주지를 좀더 잘 인지할 수 있을 겁니다.

역시 기출문제집의 구성이나 해설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단원별 5개년 기출문제집이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시기나 용도에 따라 5개년 기출문제집도 좋은 선택입니다.하지만 10년치를 대상으로 편집하는 것이 기본이 아닐까 합니다. 가외성이나 판례들을 고려하면 10개년 기출문제집을 우선할 것입니다:최근 5년 중심 X%, 지난 5년 이전 X% 선별. 좋은 문제는 지난 10년 이전도 포함. 모든 문제를 다 보려면 시행처별 기출문제집 이용.

기출문제집의 해설은 답만 확인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해설이 너무 빈약하거나 진위형 문제에서 답이 뭔지 몰라 해설을 분석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오류는 경제학 기출문제집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기도 합니다. 공자가 논어를 직접 쓴 게 아니듯이, 대부분의 기출문제집 해설은 저자 본인이 해설을 한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다 보면 해설이 해설이 아닐 수 있고 문제를 풀고 정리하는 게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시에서 명성은 신기루 같은 것이다, 수험생은 자신의 그물이 오늘 물고기를 잡으면 그만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한 수험생은 어찌 보면 수도승과 같기에 수험생은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인용한 바 있습니다. 숫타니빠따의 이 격언처럼 수험생은 수도승처럼 고행을 하는 것과 같기에 지혜로운 사람은 자유를 찾아 간다고 인용한 바 있습니다. 저는 그렇지 못했지만 지혜로운 수험생에게는 좋은 그물을 찾아 자유롭게 떠나는 유목민적인 태도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장자의 비유는 우리에게 깨달음을 줍니다.

김건호 기출문제집의 몇 가지 특징을 보겠습니다.
1. 해설의 성실성: 기출문제집에 따라 선택지의 해설을 누락하거나 판례번호만 표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 책이 강의용이라는 반증이고 공자의 제자들의 게으름입니다. 경제학 문제도 그러하듯이 헌법•행정법 해설은 명쾌하게 답과 답이 되는 논리를 보여 줘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비어 있는 만큼 수험생이 그 부분을 채워야 하는 것입니다. 함수민 기출문제집도 그런 면에서 충실합니다.

2. 핵심어구의 강조: 이상하게도 국어 문제의 긴 지문만큼이나 헌법•행정법의 한 문제는 보통 속도로 읽어 봐도 1분 또는 그보다 더 시간이 더 들 수 있습니다. 변시 문제는 더욱 그러한데, 20분 안에 답을 판단하고 마킹해서 90점 이상을 득점해야 한다고 하면 여간 곤욕스러운게 아닙니다. 여기에는 수험생의 공부력을 떠나 법률언어의 문제도 있고 스토리 기반의 판례 이해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지문이 비문일 수도 있고 한 문장 이상의 판례문의 맥락을 잊어버리거나 공부하지 않았다면 자명한 결론에 이르게 될 수밖에요. 다시 말해서 짧은 시간 안에 행정법 문제를 풀려면 (특히 판례 문제에서) 이해보다는 암기로 해결하는 게 통설입니다.

그래서 암기는 핵심어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관련된 쟁점을 따로 정리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기출문제집에서는 한 지문이 되는 판례문이나 조문에서 답이 되거나 진위를 판단하는 중요 부분을 하이라이트(형광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함수민 기출문제집에서는 이를 간단정리의 형식으로 표현합니다.

3. 그물의 방법론: 보통 해설은 판례문이나 조문을 그대로 싣고 중요 부분을 강조합니다. 해설은 결국 강조된 부문 위주로 보겠지만 정작 그 문장들조차도 모두 볼 필요는 없습니다. 핵심어구만 보며 답과 진위를 판단하고 회독수에 따라 진위 판단이 잘 안 되는 지문만 남겨 두면서 순차적으로 정리하면 될 것입니다. 비유로 말하자면 그물을 던질 때마다 그물코로 빠져나가는 물고기들을 잘 관리해야 된다는 말입니다. 그물론은 새로운 것은 아니며 그냥 수험의 상식일 것입니다.

김건호의 그물:
• 최근 10년간 기출문제 중에서 공무원 7•9급 시험 위주로 문제 선별. (변시나 자격증 기출문제는 제외한 것 같음. 함수민 기출문제집은 최근 5년치를 대상으로 중복을 피하면서 선별하고 최근 5년 이전은 유제나 OX 기출지문으로 편집함.)
• 해설은 관련 판례문을 싣고 진위 판단의 근거와 핵심어구 강조.
• 해설은 관련 조문을 싣고 진위 판단의 근거와 핵심어구 강조.
• 해설은 지문의 진위를 바로 설명하거나 설명에 관련 판례를 붙임.
• 해설은 관련 판례문•조문을 싣고 이를 요약•정리하거나 보충 설명을 붙임.

해설의 양이 너무 많거나 장황한 경우를 보면 대개 판례문의 불필요한 부분까지 보이거나 일률적으로 판례문을 집어넣기 때문입니다. 굳이 관련 판례를 보이지 않아도 된다면 생략하고 정리된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났습니다. 해설은 한 문제를 풀고 정리하는 데 시간이 너무 소요되지 않도록 철저히 미니멀한 태도와 표현을 취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빈약한 해설은 정녕코 사절합니다.) 또한 최대한 기본서나 판례를 찾아보지 않게 하고 해설을 분석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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