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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붉은 길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 맛, 향기, 빛깔에 스며든 인문주의의 역사
권은중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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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의 한겨레 기자 생활을 접고,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떠난 저자 권은중은, 이탈리아 피에몬테에 있는 외국인을 위한 요리학교 ICIF에서 유학 후, 8개월 동안 토리노에서 인턴 과정을 마치고, 이탈리아 요리사들이 이탈리아 맛의 원조로 꼽는 도시라고 추천한 볼로냐, 시칠리아를 각 한 달씩 방문했다.
볼로냐를 방문한 저자는, 싸고 맛있는 음식이 풍부한 볼로냐에 깊이 빠져들고, 밝고 배려심 깊은 볼로냐 시민들에게 반한다. 그러면서 정작 대학의 도시, 미식의 도시, 현자의 도시, 회랑의 도시, 미녀의 도시인 볼로냐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 것에 의아해하며, 맛, 향기, 빛깔에 스며든 볼로냐의 인문주의의 역사를 소개한다. 음식을 통한 접근이면서도, 개별 음식보다 그 음식을 이끌어내는 식생, 역사, 문화 등이 매우 맛있었다. 왜 볼로냐인가 했다가 그 매력에 나도 푹 빠져들었다. 특히 대학의 도시 볼로냐에서는 여성들이 중세시대에도 공정하게 교육의 기회를 가졌고,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인정받았다. 이러한 역사는 교통의 요충지이며 교황권과 황제권의 다툼이 심한 곳에 위치한 볼로냐가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 뭉치고 싸우는 과정에서 이루어낸 것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노예 해방을 이룬 곳이고, 여성 인권을 살핀 곳이다. 세계 최초로 학생들이 모여서 교수를 초빙하여 대학을 만들었던 자율적인 곳이다. 이런 전통에서 농민들의 협동조합이 탄생했고, 세계 유수의 대기업과 견주어 당당이 맞설 수 있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인 파스타, 피자, 치즈, 와인, 커피, 살루미(햄), 프로슈토, 발사믹 식초 등을 볼로냐와 다른 이탈리아 지역의 음식을 비교, 설명해 주어, 이탈리아 현지에서 비교 음미하는 느낌이 든다. 최고 등급 DOP (Denominazione di Origine Protetta, 지정된 지역/지방에서 재배된 원료로 만들어지고 포장까지 완성된 제품)를 받기 위해 전통이라는 규율을 준수하는 이탈리아인들의 고집을 소개한다. 음식에서 시작하여, 이탈리아 전통 문화와 접목하고, 사회,경제 ,정치를 한데 묶어 소개하는 저자의 설명은 놀랍고 유익했다.
저자의 시칠리아 방문기도 궁금해진다.
이탈리아에 가게 되면 대부분 로마,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나폴리를 방문한다. 나도 5년 전, 나폴리만 빼고 위에 언급한 도시를 방문했다.(이탈리아 중북부지역) 서양 문명의 모태가 된 로마 문화를 보고 싶었고, 르네상스를 일으킨 에너지를 느끼고 싶었다. 그 여행은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볼로냐를 가 보지 못했던 것이 매우 아쉬워졌다. 그때도 느꼈지만, 이탈리아 도시들은 정말 서로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멋을 가지고 있다. 조상을 잘 만나서 관광지로 먹고 사는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편견을 수정한다.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고, 다시금 이탈리아를 방문할 수 있을 때, 전에 가 보지 못한 이탈리아 남부 지역과 볼로냐 등 빠뜨렸던 곳을 꼭 가 보고 싶다.
네이버까페 #컬쳐블룸서평단 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