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도서관 - 세계 오지에 3천 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 이야기
존 우드 지음, 이명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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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사의 좋은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 있는 것은 용기이다. 남들이 선망하는 직장에서 많은 일들을 하고 배우지만 자주 자신의 삶에 대해, 행복에 대해 의구심을 느끼던 그는 새로운 모험을 하기로 한다, 그 모험은 자신의 삶만이 아니라 자신을 필요로하는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삶에서 열정을 느꼈고, 기뻐했으며, 힘든 일을 이기며 행복했다. 그의 행복한 열정과 웃음의 힘은 커서 많은 사람들을 그 일에 끌어들였다.  

학교가 없는 곳, 학교가 없어도 시설이 열악해 제대로 배울 수 없는 곳에 학교를 세우고, 도서관을 지어 책을 채우기 시작한다.

많은 이들의 선한 동기로 이루어지는 기부를 실제 삶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바꿀 때 그 힘은 크다. 이 책의 저자, 존 우드는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 의문하나, 그가 세운 가난한 나라의 도서관에 채워지는 책은 부자나라에서 나온 책들인데 그 책들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까. 즉 도서관의 내용을 채우는 부분에 대한 의문 없이 단지 책의 양을 채우는 것은 부자나라나 문명에 대한 선망만 키워주는 것이 아닐까.

 * 의문 둘, 자신은 무슨 책을 읽고 있을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성찰 없이 성장과 실적 위주의 삶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즉 가난한 나라들이 왜 가난한 상태에 오래 있으며 분분쟁 지역 국가들이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찾아 읽는 듯하다. 그들이 읽고 자신만의 도서관을 주위에 전파할 수 있다면 책을 통한 사회참여가 되지 않을까.(좋은 책을 보내는 것으로)

우리 주변에 책이 있어도 읽지 않거나. 정말 좋은 책을 알아보지 못한 바쁜 이들에게 맑은 바람같은 책들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사회가 숨통이 트였으면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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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워진 사람 창비시선 285
이진명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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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워진 사람/이진명

 

그는 2분 전에 세워진 사람
지하철 출입구가 있는 가로
어느 방향으로도 향하지 않고
그는 2분 전에 속이 빠져나간 사람
11월 물든 잎 떨어져 쌓인 갓길 하수구
먼저 떨어진 잎 말라 구르고
구르는 잎에 오후 남은 햇빛은 비추고
리어카와 자전거와
허름한 식당들의 골목이 있고
서성거리는 짐꾼들이
리어카와 자전거에 기대 팔짱을 끼고
남은 햇빛을 쬐고 담배를 물기도 하고
가게 앞 플라스틱 쓰레기통에선 흘러내린
빈 캔과 우유팩 구겨진 빠닥종이
리어카가 움직이고 자전거가 돌고
자동차 밀고 들어와 좌우 회전을 하고
지하에서는 수개의 환승노선이 혼교하고
혼교하느라 뱉어진 검은 숨이
입구 근처에서 자옥이 남은 햇빛에 드러나고
그는 2분 전에 뚝 끊겨 세워진 사람
끝내 이별한 사람
발이 없어진 사람
이다지도 조용한 여기
후세상의 지푸라기가 떠가고 있는 여기

 


서점에 앉아 '세워진 사람' 읽다.

시인을 따라 한숨 쉬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멍하니 저편을 바라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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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 오로빌 - 살고 싶은 마을, 남인도 오로빌 이야기
오로빌 투데이 지음, 이균형 옮김 / 시골생활(도솔)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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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서평이 나올 정도로 주목할 만한  책이거니 하는 반가운 마음에 책을 집어들다.

표지도, 제목도 눈길을 끄는 책이다.

인류라는 공동체의 이상을 실험하는 도시, 인도의 오로빌을 소개하는 책. '오로빌 투데이'에 실렸던 글을 번역해 놓았기에 토막 토막 나뉘는  느낌이다. 잡지에 실린 글을 단순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 아래 일관되게 오로빌을 바라보고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었으면 더 좋을 모습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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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343
이윤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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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열 번 백 번 천번으로 통하는 지름길이라고
말씀하신 고등학교 때 선생님 생각이 난다.

현재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
과거와 미래와 타협하지 마라.
나와 세상과 타협하지 마라.

네 코스를 뛰면 된다.

오직 현재만이 있을 뿐이다.

불광동 언덕배기에서
2008년 2월 - 이윤학

 한번은 열번 백번 천번으로 통한다는 말이 가슴을 친다. 한번이 중요하다, 그래 어떤 한번이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삶이다다. 

복숭아꽃 핀 언덕


나는 내가 아니었음 싶다.

나는 내가 없는 곳으로 가서

나랑 만나 살고 싶다.

 

복숭아꽃 핀 언덕을 넘어가고 싶다.

복숭아꽃 피는 언덕으로 가고 싶다.

 

 그래 나도 넘어가고 싶다. 한번 넘어간다면 열번도 할 수 있고 백번도 할 수 있는 것이 삶이지 않느냐고 시인은 말한다,


개 같은 삶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하여

 

쇠줄을 끌고나온 개가 곁눈질로 걸어간다.


얼마나 단내 나게 뛰어왔는지


힘이 빠지고 풀이 죽은 개


더러운 꼬랑지로 똥짜바리를 가린 개


벌건 눈으로 도로 쪽을 곁눈질로 걸어간다.


도로 쪽에는 골목길이 나오지 않는다.


쇠줄은 사려지지 않는다.


무심코 지나치는 차가 일으키는


바람에 밀려가듯 개가 걸어간다.


늘어진 젖무덤 불어터진 젖꼭지


쇠줄을 끌고 걸어가는 어미 개


도로 쪽에 붙어 머리를 숙이고


입을 다물고 곁눈질을 멈추지 않는다.


하염없이 꽃가루가 날린다.


개를 바라보는 시인의 눈은 하염없다,

우리삶의 남루함을 이렇게 냉정하게 보여주는가.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오른손 검지 손톱 밑 살점이 조금 뜯겼다.

손톱깎이가 살점을 물어뜯은 자리
분홍 피가 스며들었다.

처음엔 찔끔하고
조금 있으니 뜨끔거렸다.

한참 동안,
욱신거렸다.

누군가 뒤늦게 떠난 모양이었다.

벌써
떠난 줄 알았던 누군가
뜯긴 살점을 통해 빠져나간 모양이었다.

아주 작은 위성 안테나가 생긴 모양이었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었다.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는 그것을 지니고 있는 삶의 풍경은 쓸쓸하나 스러지지 않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찾는 나의 눈은 또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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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꽃 - 농부 전희식이 치매 어머니와 함께한 자연치유의 기록
전희식.김정임 지음 / 그물코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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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책이 있다. 세상에 아름다운 향기를 알리기 위해 나오는 책.

말도 안되게시리 착해서 울컥해지는 사람이 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똥을 치우면서 똥꽃이 피었다고 할 수 있는 사람. 그 어머니가 두려워할까 봐 가만히 안고 우는 사람.

다리를 다쳐 걸을 수 없는 어머니가 방에 갖혀 관리대상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다 어머니를 모시고 시골로 내려와 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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