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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불편하게 하는 그림책 - 조금 덜 죄짓는 선생, 조금 덜 나쁜 엄마, 조금 덜 그악스러운 사람으로 나를 잡아 준 힘
최은희 지음 / 낮은산 / 2013년 6월
평점 :
<뒤집힌 호랑이>는 힘과 열정이 끓어넘치는 빨강 표지부터 불온하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고도 정신줄을 놓지 않고 뭔가 궁리하는 '생각하는 사람들'을 등장시키다니. 불온하다. 포기하지 않고 끝끝내 살아남는 사람들을 보여 주는 일은, 분명 불온하다. 힘없고 쥐뿔도 없는 것들이 감히 호랑이 속을 도려 먹으며 한바탕 대동놀이를 벌이다니. 더더욱 불온하다, 잡아먹혔으면 나만이라도 살겠다고 악다구니 써도 시원찮은데 지들끼리 힘을 합쳐 호랑이를 홀라당 뒤집고 살아남다니, 더더욱 참을 수 없는 불온함이다, 전복의 지혜를 발휘한 자에게 제 목구멍이 포도청인 자들이 지들이 가진 걸 몽땅 주기까지 하다니. 이 얼마나 불온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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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보고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는 글은 읽는 사람도 같이 불편하게 한다.
그런 불편함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보고
우리가 살아가는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리라.
그래도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그림책이 많다.
불편도 행복도 우리를 살게 하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