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겐빌레아

곽재구

꽃이 필 때 아무 소리가 없었고
꽃이 질 때 아무 소리가 없었네

맨발인 내가
수북이 쌓인 꽃잎 위를 걸어갈 때
꽃잎들 사이에서 아주 고요한 소리가 들렸네

오래전
내가 아직
별과 별 사이를 여행할 때
그 소리를 들은 적 있네

외로운 당신이
외로운 길을 만나 흐느낄 때
문득 고요한 그 소리 곁에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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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 바다>
곽재구 (지은이) | 창비 | 201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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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목소리로 시를 들으며

마음이 꽃잎들 사이를 걷는 느낌이 든다.

 

고요하게, 고요하게

시끄러운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별과 별 사이를 여행하던 마음을

다시 만나고 싶어지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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