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있는 동안 행복하다



둥근 우주 같이 파꽃이 피고

살구나무 열매가 머리 위에 매달릴 때

가진 것 하나 없어도 나는

걸을 수 있는 동안 행복 하다.

구두 아래 길들이 노래하며 밟히고

햇볕에 돌들이 빵처럼 구워질 때

새처럼 앉아 있는 호박꽃 바라보며

코 끝을 만지는 향기는 비어 있기에 향기롭다

배드민턴 치듯 가벼워지고 있는 산들의 저 연둣빛

기다릴 사람 없어도 나무는 늘 문 밖에 서 있다.

길들을 사색하는 마음속의 작은 창문

창이 있기에 집들은 다 반짝거릴 수 있다.

아무것도 찌르지 못할 가시 하나 내보이며

찔레가 어느새 울타리를 넘어가고

울타리 밖은 곧 여름

마음의 경계 울타리 넘듯 넘어가며

걷고 있는 두 다리는

길 위에 있는 동안 행복하다.

---김재진

 

걷고 있을 때 행복한가?

행복하다고 느낄 때도 있지

그저 아무 생각없이 걸을 때도 있고

 

시인은 파꽃과 살구나무 열매

노래하는 길들

후박꽃을 보며 음미하고 있다

그런 음미의 순간

걷는 행동은 행복을 주는 것일까?

빵처럼 구워지는 돌들이 맛있게 보이는 순간은 잘 모르지만

그 돌들이 보이는 시다.

돌들을 보며 걸고 싶어지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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