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다는 말


손세실리아

 

 


통한다는 말, 이 말처럼

사람을 단박에 기분 좋게 만드는 말도 드물지

두고두고 가슴 설레게 하는 말 또한 드물지

 

그 속엔

어디로든 막힘없이 들고나는 자유로운 영혼과

흐르는 눈물 닦아주는 위로의 손길이 담겨있지

 

혈관을 타고 흐르는 붉은 피도 통한다 하고

물과 바람과 공기의 순환도 통한다 하지 않던가

 

거기 깃든 순정한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사랑해야지

 

통한다는 말, 이 말처럼

늑골이 통째로 무지근해지는 연민의 말도 드물지

갑갑한 숨통 툭 터 모두를 살려내는 말 또한 드물지 
 

- 『꿈결에 시를 베다』(실천문학, 2014)

 

 

통하고 싶은 욕심이 막혀서 아프다

욕심을 욕심인 줄 알고 내려놓으면

다시 통할 수 있건만

늘 내려놓지 못하고 아프다고 하는 말만 앞선다.

어리석다.

 

그 어리석음을 느끼게 해주는 시다.

순정한 마음으로 통해야 하는데

욕심으로 통하려고 했구나

물처럼 바람처럼 공기처럼 통해야 하는데

그래 물처럼

막히면 돌아가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