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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우주를 보다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지음,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 2014년 6월
평점 :
한 톨의 흙에서 세상을 보고 /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리라- 블레이크 '순수의 예언'
테네시주 남동부의 경사진 숲을 찾아 공동체로 번역되기도 하는 만다라를 정했다.
저자는 자신이 정한 만다라를 찾아 한해 동안의 순환을 지켜보기로 했다.
우리는 러시아 인형(마트료시카)이다.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은 우리 안의 다른 생명들 덕분이다. 하지만 인형은 따로 떼어놓을 수 있는데 반해 우리의 세포 도우미와 유전 도우미는 우리에게서 떠어놓을 수 없다. 그들에게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도 없다. 우리는 거대한 지의류다, -1월 1일 결혼
균류와 조류, 또는 균류와 세균이 합쳐진 지의류를 관찰하면서 배우자와의 결혼으로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개별성의 굴레를 벗어났기에 오랜 세월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어스름이 깔리고, 나는 따스한 벽난로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간다, 만다라는 하늘을 나는 추위의 달인들에게 맡겨둔 채. 새들은 수천 세대에 걸쳐 고난을 겪으며 힘겹게 기술을 갈고닦았다. 나는 만다라의 동물처럼 추위를 경험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불가능한 바람이었음을 안다. 내 몸은 미국박새와 다른 진화적 경로를 걸었기에 경험을 완전히 공유할 수 없다. 하지만 알몸으로 추위를 맞아보니 숲의 동물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깊어졌다, 놀랍다는 말 이외에는 할 말이 없다.
-1월 21일 실험
저자는 알몸으로 영하의 추위에 앉아 만다라를 관찰한다. 동물처럼 추위를 경험하고 싶은 마음은 실패했지만 동물에 대하 공감은 깊어졌다.
숲길로 걸어가며 예쁜 꽃들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지의류도, 동물이 지나간 발자국도, 그들이 남긴 똥도 찾아보고 싶어진다. 우리의 생명이 존재하려면 다른 생명들도 함께 존재해야 한다. 그것을 간과한 인간의 발전은 이 우주의 눈으로 보면 실패일지도 모른다.
숲에서 명상하는 생물종 포유류, 인간인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