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나무

               정희성

 

나무는 그리워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애틋한 그 마음 가지로 벋어

멀리서 사모하는 나무를 가리키는 기라

사랑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나무는 저리도 속절없이 꽃이 피고

벌 나비 불러 그 맘 대신 전하는 기라

아아, 나무는 그리운 나무가 있어 바람이 불고

바람 불어 그 향기 실어 날려 보내는 기라

 

 

그리운 나무가 있어

그리운 사람이 있어

바람이 불어도

꽃이 피어도

마음은 속절없이 흔들린다.

흔들리지 않고 뿌리내리는 그리움

뿌리내리는 그리움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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