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책 - 파블로 네루다 시집
파블로 네루다 지음, 정현종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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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그는 알까

그리고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왜 우리는 다만 헤어지기 위해 자라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썼을까?

 

내 어린 시절이 죽었을 때

왜 우리는 둘 다 죽지 않았을끼?

 

만일 내 영혼이 떨어져나간다면

왜 내 해골은 나를 좇는 거지?

 

질문들이 나를 아프게 한다

아픔이 무엇인지 몰라 갸우뚱한다.

왜 선배언니는 내 소식을 받고도 답장하지 않을까?

바쁜 사람들은 자기 일로 바쁘고

나는 그들 안중에도 머릿속에도 없다는 느낌이 들까

그 느낌이 지독하면 나는 왜 그럴까를 자책하고

 

이게 나다, 그냥 나다. 그들은 그냥 그들인 것이고

홀가분하게 질문을 만나자.

홀가분하게 질문을 던지자 하지만 어렵다.

어렵다 해도 그냥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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