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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책 - 파블로 네루다 시집
파블로 네루다 지음, 정현종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2월
평점 :
44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그는 알까
그리고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왜 우리는 다만 헤어지기 위해 자라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썼을까?
내 어린 시절이 죽었을 때
왜 우리는 둘 다 죽지 않았을끼?
만일 내 영혼이 떨어져나간다면
왜 내 해골은 나를 좇는 거지?
질문들이 나를 아프게 한다
아픔이 무엇인지 몰라 갸우뚱한다.
왜 선배언니는 내 소식을 받고도 답장하지 않을까?
바쁜 사람들은 자기 일로 바쁘고
나는 그들 안중에도 머릿속에도 없다는 느낌이 들까
그 느낌이 지독하면 나는 왜 그럴까를 자책하고
이게 나다, 그냥 나다. 그들은 그냥 그들인 것이고
홀가분하게 질문을 만나자.
홀가분하게 질문을 던지자 하지만 어렵다.
어렵다 해도 그냥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