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저녁을
오규원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초저녁에도
환한 달빛
마당 위에는 멍석
멍석 위에는
환한 달빛
달빛을 깔고
저녁을 먹는다
마을도
달빛에 잠기고
밥상도
달빛에 잠기고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밥그릇 안에까지
가득 차는 달빛
아! 달빛을 먹는다
마당이 그립다.
마당에서 밥을 먹던 시간이 내 안에 있겠지.
마당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그래도 복이다.
우리 아이들은 떠올릴 수 있는 마당이 없다.
마당 대신에 무엇을 기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