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여 2
-나희덕
절망의 꽃잎 돋을 때마다
옆구리에서
겨드랑이에서
무릎에서
어디서 눈이 하나씩 열리는가
돋아나는 잎들
숨가쁘게 완성되는 꽃
그러나 완성되는 절망이란 없다
그만 지고 싶다는 생각
늙고 싶다는 생각
삶이 내 손을 그만 놓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러나 꽃보다도 적게 산 나여
(그곳이 멀지 않다. 문학동네)
그렇게 절망이 돋아나는 순간이 있다
그러게
돋아나는 잎으로 무슨 꽃을 피웠나
꽃보다도 적게 산 나도
지금 피어나는 꽃을 보며 다만 아름다움에 나를 내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