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멀라마 자이, 꽃을 보며 기다려 다오 - 네팔의 어린 노동자들을 찾아 떠난 여행
신명직 지음 / 고즈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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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출신의 조시 리크만스는 네팔의 소크라테스라 불린다고 한다, 그는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위한 씨윈 센터'에서 나와 고향을 떠나 거리 노동을 하는 아이들을 위해 '달뜨는 집'을 만든다. 씨윈이 카펫공장에서의 아동노동을 없앴다고는 하지만 거기에서 사리진 아이들이 더 힘든 상황으로 밀려난 현실을 보았기 때문이다.  

일하지 않아도 되는 소수의 아이들을 위한 센터가 아닌 일할 수밖에 없는 다수의 아이들을 위한 집을 지은 청년. 그 달뜨는 집에서 저자는  아이들의 말을 듣는다.

"열 네살 이하는 일하면 안 된다고요? 누가 그래요? 난 그런 거 몰라요, 말도 안 돼요, 일 안 하면 먹을 수가 없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난 그런 거 안 믿어요." 

일을 안하면 살 수 없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 나라가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바로 보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보자고 저자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공정무역, 공정여행이 아닌 공생무역, 공생여행이라고.  

 달 뜨는 집에서 만난 비스누람 이야기는 우리를 비스누람에게 다가가게 한다.  

"처음엔 카트만두가 아니라 박타푸르까지 갔었어요, 나가르코트 마을로 차들이 왔다갔다 했는데 운전기사 따라 그냥 박타푸프엘 갔죠. 아버지는 가지 말라고 했지만 엄마는 인정해 주셨어요. 박타푸르에서 너무 배가 고파 무작정 호텔에 있는 모모를 먹었는데, 그게 인연이 되서 식당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매일 설거지 하는게 만만치 않더라고요, 때려치우고 다시 집으로 왔지만 집에 있어 봐야 별로 할 일도 없는데다 동네 친구들도 다 돈을 벌러 나가고 없고 해서, 다시 돈벌러 가야겠다 싶어 카트만두로 나온 거예요." 

기본적인 교육도 받지 못한 아이들이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할 환경에서 할 일을 찾아 도시로 나간다. 길을 찾아, 돈을 찾아 나간 길이 도시에서 다시 다른 국가로 이어져 여러 나라의 이주노동자가 되는 것이리라. 이주노동자의 노동으로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우리나라에서 노동자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찾아주는 것이 공생의 바탕이 되지 않을까. 

무거운 주제이지만 아이들의 목소리와 사진이 있어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게 한다, 이 작은 책이 우리 사회의 아동 노동에 대한 책임감을 일깨우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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