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빨강 창비청소년문학 27
박성우 지음 / 창비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부 기계  

알람 시계가 울린다  

고등학교 이 학년인   

공부 기계가 깜빡깜빡 켜진다.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졸린 공부 기계는  

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간다.  

 

공부 기계는 기계답게  

기계처럼 이어지는 수업을  

기계처럼 듣는다 

 

쉬는 시간엔 충전을 위해 

책상에 엎드려 잠시 꺼진다. 

 

보충수업을 기계처럼 듣고 

학원수업을 기계처럼 듣고 

공부기계는 기계처럼 집으로 간다., 

 

늦은 밤 돌아온 공부 기계는  

종일 가동한 기계를 점검하다,  

고장 난 기계처럼 껌뻑껌뻑  꺼진다 

 

 그럴까? 나도 그랬을까. 그 사이 슬픔, 탄식, 기쁨들은 모두 사라지고 기계가 되어 살았을까. 지금 아이들도 기계가 되어 살고 있다는 전언은 슬프도록 아프다. 그러나 

아이들이 이 시를 읽고 그렇지 않다는 마음을 낼 수 있다면 좋겠다.  

청소년들의 마음을 잘 드러냈다는 시들이 하나같이 아프고 서럽다. 서럽지 않은 열정과 기쁨도 한켠엔 있기를 바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