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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2010-08-3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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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구나, 삽질의 나라
김선우
TV 뉴스를 보다가 화가 나 꺼버렸다. 한 손에 부채, 한 손에 장바구니를 끼고 집을 나섰다. 내 사는 곳 뒤쪽 골목에 있는 조그만 재래시장의 좌판 할머님들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안구 정화’ ‘귀 정화’가 필요했으므로.
가지, 토마토, 깻잎, 호박, 감자, 고구마, 옥수수, 오이…. 할머니들의 좌판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하다. 스트레스 받으면 먹는 걸로라도 풀어야지, 보기만 해도 얼마나 어여쁜 식물들인지! 토마토를 사려고 들른 만천리 할머니네는 오늘은 따올 만한 토마토가 없었단다. 대신 가지가 풍성하다. 다행히 샘골 할머니가 햇볕에 잘 익은 조막만한 토마토들을 두 바구니나 놓고 계셔서 횡재한 기분으로 냉큼 한 바구니 샀다. “이것도 우리 먹을라고 한 녘에 심궈논 건데” 하시며 슬쩍 보여주는 조선부추는 대형마트용 ‘상품 가치’로는 영 ‘꽝’이지만 내 눈엔 반갑기 그지없는 보양 그 자체. 천원어치를 사니 한줌 더 얹어주신다. 나는 슬그머니 반 줌을 덜어 할머니의 바구니에 도로 넣는다.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하드도 웬만하면 천원인데, 이걸 천원에 다 가져가기엔 아무래도 과분하다. 깻잎 순을 얻은 서면 할머니는 중도가 없어진다고 누가 그러더라며 오늘도 걱정이시다. 4대강사업이 내 사는 춘천의 섬 중도까지 망가뜨리기 직전이라는 걸 나는 언론보다 먼저 서면 할머니를 통해 들었다.
위장전입,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같은 것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이 평범한 ‘어머니’들은 이러쿵저러쿵 수다를 떠는 중에도 손만은 부지런히 깻잎을 다듬고 머위줄기의 껍질을 벗긴다. 올해 날씨 때문에 양지골 할머니네 복숭아나무가 네 그루나 죽었다는데 올해 유독 할머니의 관절염이 심해졌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양지골 할머니가 안 보이신다. 할머니들은 갈수록 날씨가 괴이쩍다며 이구동성이시고, 어느 분은 땅신이 노하시는 게라고도 하신다. 나는 할머니들 옆에서 부채를 부쳐드리면서 농사짓고 거두며 평생 땅의 순리대로 살아온 할머님들이 풀어놓는 ‘순리’에 대한 말씀들을 들으며 귀를 씻는다. 순리를 거스르는 인간의 오만한 불도저-포클레인질을 지구가 언제까지 견뎌줄지 한치 앞을 셈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이 여름엔 참말 많이 들었다.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우리 세대는 어찌어찌 견디겠지만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어쩐담? 비관이 깊어진다. 한반도를 포함해 지구 곳곳의 이토록 ‘비정상적’인 기후는 아픈 지구가 표현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참다참다 탈이 나면 우리 몸도 열나고 오한 들고 기침과 진땀이 나듯이. 이대로 착취가 계속되면 중병을 앓을 것은 뻔한 일. 대지를 공경하는 마음의 회복 없이는 인간의 미래가 풍전등화라는 것을 좌판 할머니들은 다 아는데 ‘어머니 자연’을 ‘자원’으로만 생각하는 ‘삽질 정부’는 도대체 알아먹질 못한다.
“나의 영(靈)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김수영의 탄식을 떠올리며 집으로 돌아온다. “그대의 정의도 우리들의 섬세도/ 행동이 죽음에서 나오는/ 이 욕된 교외에서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마음에 들지 않아라// 그대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우스워라 나의 영(靈)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오, 나의 영은 죽어있는 것이 아니냐. 눈물이 핑 돈다. 귀를 씻으면 부끄러움을 더 잘 알게 되는 것인지, 부끄럽고 부끄럽다. 귀를 씻는 일이 부끄러움을 더 잘 알려고 하는 일임을 알겠다. 부끄러움 모르는 ‘삽질의 나라’에서 이러구러 연명하고 사는 글쟁이의 부끄러움이 이 여름 내 불면의 한 구석을 차지한다. 그대의 안부를 묻는다. 그대의 영은 살아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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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시인의 '가재미..
그렇군요. 경향신문에..
잘 읽었습니다 퍼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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