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 박찬일

 

하늘 정 중앙을 향해 쑥쑥 밀고 올라가는 꽃 대궁,

허공에 기대지 않는 줄 알았다.

기댈 곳은 뿌리, 뿌리로만 밀고 올라가는 줄 알았다.

허공이 흔들리는 거였다.

허공을 짚고 올라가는 거였다.

허공이 없다면 나 여기에 없을 것이다.

민들레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말해도 되겠네:

허공에 손바닥 자국이 나있다면

그것은 내 손바닥이라고,

나를 자라게 한 것은 虛空이시라고.

 

   하느님과 함께 고릴라와 함께 삼손과 데릴라와 함께 나타샤와 함께(뿔) 
 
 
 장수막걸리를 찬양함

거울은 빈털터리다
우주도 빈털터리다
우주라는 말도 빈털터리다
빈털터리도 빈털터리다
막걸리도 빈털터리다
막걸리가 맛있다

아, 막걸리가 맛있습니다

-박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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