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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매혈기 - 글을 통해 자신을 단련시킨 한 평론가의 농밀한 고백
김영진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9월
평점 :
*제목에 대하여
'평론가 매혈기'라는 제목은 자신의 글에 대한 자부심과 투지가 느껴지나 지나친 자기 과시가 아닐까. 영화명으로 시선을 끌려는 영화가 그렇듯 그럼 이 작가도 과격한 제목으로 독자의 시선을 끌려는 게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작가의 글에 더 어울리는 제목이었다면 이 책의 품격이 더 느껴졌을 것이다.
*글에 대하여
글은 재미있게 읽었다. 글을 읽을수록 보고 싶은 영화의 수가 늘었다. 기억할 수 있다면 작가가 거론한 영화들을 보고 싶다. 그게 이 작가의 힘이라면 힘이다. 술냄새가 뚝뚝 나는 글. 이렇게 술에 취해, 영화에 취해 살아가는 평론가의 삶은 얼마나 부러운지.
영화가 점점 어른의 매체가 아니라 아이들의 오락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고통과 불행과 배려를 다루는 영화의 경우 때로 텔레비전의 sos프로그램처럼 관객의 감정을 착취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생긴다. (30p)
이런 글이 있지만 이런 현상을 분석하고 성찰하는 글은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자신의 좋아하는 감독에 대한 애정이 가득 들어 있을 뿐. 그러나 평론이란 자신의 취향에 맛는 것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사실(영화)중에서 가치를 분석하고 더 나은 가치를 생산할 수 방법을 고민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도 변하고 관객도 변하고 영화도 변해가는 세상에 그 변화에 어질어질해 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볼 수 있는 힘을 심어주는 것이 영화 평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 영화를 왜 볼까,
스크린을 통한 동일시는 잠시동안 백일몽에 젖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그 백일몽에서 해방감을 느낀다면, 때로는 그 백일몽에서 벌건 대낮에 보지 못하는 진실을 본다면, 스크린 밖의 우리 삶은 더욱 환해질 것이다. (62p)
이글에서 작가가 영화를 왜 보는지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영화를 보는 동안의 자유를 통해 진실을 엿본다면 우리 삶이 환해질거라고.
나는 영화를 통해 과연 진실을 엿보았을까. 엿본적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허나 지금은 영화의 과잉이 이미지의 과잉과 기술의 과잉으로 흐르지, 삶과는 거리가 더욱 생기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