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통과한 누구에게나 봄은 찾아온다. 아름다운 봄을 모쪼록 모두가 누렸으면 좋겠다. 봄은 길지 않으니까. 내 작은 책이 누군가의 창가에서 오래 봄볕을 쬐어도 좋겠다.ㅡ들어가며 중. (9p) 봄볕같은 책이다. 그 마음이 내 마음도 데운다. 그 깊은 숲어서는 어쩐지 집착이나 미련 따위를 떨쳐낼 용기가 생겼다. 축구장 25배 면적인 그 천연림 안에서도 너도밤나무는 특히 압도적이다. 이른 봄 너도봄나무의 연둣빛 새순이 나올 때 그 숲에 가서 벝뉘를 받으며 와 하고 감탄할 수 밖에 없었고, 한여름 녹음 짙을 때 그 숲의 나무 그늘에 들어가서는 우와 하고 소리를 질렀다. 너도밤나무가 횡금빛으로 물드는 가을에는 단풍의 색감에 넋을 빼앗기곤 했다. 울릉도 너도밤나무 숲은 세상의 번잡한 일 따위를 순식간에 잊게 하는 마력이 있다. 사계절 내내 한결같은 모습으로 나를 감동시키는 건 너도밤나무의 줄기와 뿌리다. 코끼리 다리의 질감과 색감을 닮은 회색빛 줄기와 시조새 발 모양으로 땅을 거머쥐고 지면에 노출된 뿌리는 웅장하다. ( 46p) 작가가 숲에서 만난 나무들은 작가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뿌리를 움켜쥔 나무처럼 작가도 숲을 움켜쥐고 살아가며 세상 사람들에게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