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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루시 - 루시 바턴 시리즈 ㅣ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평점 :
"내 인생에 대해 애도하는 중이야."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아침을 먹은 뒤 카우치에 같이 앉아 여름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있을 때 윌리엄이 말했다.
"그거 체호프 희곡에 나오는 말인데." 내가 말했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아? 그걸 알다니 놀라워. <갈매기>에 나오는 거야."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에스텔이 끊임없이 오디션을 봤잖아." 그리고 윌리엄이 다시 그 대사를 반복했다, "내 인생에 대해 애도하는 중이야."
나는 잠시 생각했다, 우리는 바다가 보이는 방향으로 카우치에 앉아 비가 퍼붓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로?" 내가 말했다, 그리고 그를 돌아보았다, (249p)
전 남편과 코로나를 피해 바닷가 집에 함께 지내면서 서로를 돌아보고, 돌보고 있는 루시. 그저 밥을 함께 먹고 비 내리는 것을 바라보는 시간에도 둘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애도를 말하고 있다, 애도.(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 한자는 슬플 애(哀), 슬퍼할 도(悼)를 쓴다. 슬퍼하는 태도 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해 슬픔을 표하는 문화를 가리키기도 한다.)
사전적인 정의는 즉음을 슬퍼하는 것이지만, 윌리엄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 죽음과 마찬가지로 깊은 슬픔을 드러내고 있다. 누구나 인생의 슬픔을 겪지만 그것을 돌아보고 애도할 있는 이는 드물다. 애도의 순간을 제대로 직면할 수 있는 인생은 더러 다행이겠지.
바닷가 마을. 파도 소리. 그리고 이야기들. 모두 마음을 울린다.